[현장 36.5] 통학만 3시간‥'버스에서 지쳐가는 장애 학생들'
[뉴스데스크]
◀ 앵커 ▶
매일 3시간씩 걸리는 길을 오가는 건 성인들도 쉽지 않은데요.
그런데 학교에 다니기 위해 왕복 3시간이 걸리는 통학버스에 오르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더욱이 더 많은 손길과 관심이 필요한 아이들인데요.
대전의 한 특수학교 학생들의 힘겨운 등굣길에 김희건 영상 기자가 동행했습니다.
◀ 리포트 ▶
"예준아, 쉬 한번 하고 갈래?" "쉬 안 할래요." "쉬 하고 와, 버스에서 싸면 어떡해 빨리."
초등학교 수업 시작은 9시인데, 매일 아침 6시부터 등교 준비를 한다는 예준이. 왜 이렇게 바쁘게 서두르는 걸까요?
[예준이 엄마] "등굣길 한 80분 정도 또 하굣길 80분 정도 해서 총 한 3시간 정도 걸리는 것 같아요."
"예준아, 같이 가!"
[예준이(초5)] "나 오늘도 또, 나도 바빠"
예준이는 가원학교라는 특수학교 근처로 이사를 왔습니다. 하지만 가까운 이 학교 대신 24km 떨어진 해든학교로 가야 했습니다.
[예준이 엄마] "(가원학교에서) 과밀이라고 이제 연락을 받았어요. 집에서 걸으면 한 10분 정도 걸리는 특수학교가 있어도 가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대전에는 6개의 특수학교가 있는데, 발달 영역 특수교육 대상자가 갈 수 있는 곳은 모두 포화 상태입니다.
출근 시간까지 겹쳐 도로는 막히고 버스 안의 아이들은 점점 지쳐갑니다.
[이동환/통학버스 사회복무요원] "대소변 문제는 당연히 왕왕 있는 문제이고요. 말이 안 되는 것을 지금 억지로 그냥 끼워 맞추듯이…."
버스 이동시간이 길어질수록 아이들이 지루함과 불안감에 특이 행동을 보이는 빈도도 잦아집니다.
어떤 사람들은 학교 근처로 이사를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합니다.
[이수진/한솔이 엄마] "(지금 사는 도심에) 치료 시설이라는 데도 있고 이쪽에 모든 인프라들이 있다 보니까 이사를 고려하기가 참 힘들더라고요."
특수학교 과밀문제는 이곳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적으로 학령인구는 줄고 있지만, 특수교육 대상자는 오히려 증가하고 있는데도 특수학교는 그만큼 늘어나지 못했습니다.
[이서준/해든학교 교통안전부장] "학교라는 공간에서는 그래도 자기가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있으니 좀 학생들이 자유도가 있는데… 버스에서 3시간 동안 움직일 수도 없고 하니까 학생들이 버스 타기를 거부하고…."
즐거워야 할 하굣길, 아이들은 오늘도 또다시 힘겨운 버스에 올라야 합니다.
[예준이 엄마] "솔직히 성인 어른들도 쉽지 않잖아요, 아이들한테 이게 좀 맞는 선택인가…."
취재·구성: 김희건 / AD: 강로이 / 영상편집: 허유빈 / 디자인: 이미예·송정운·전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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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희건 / 영상편집: 허유빈
김희건 기자(sungu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4/nwdesk/article/6608342_3651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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