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진도 변속기도 ‘심플 이즈 베스트’
자연 흡기 엔진 ‘일상 주행용’
6단 변속…저단 땐 즉각 제동
프레스티지 가격 2784만원
‘심플 이즈 베스트(Simple is best)’라는 말은 기계 장치에서는 ‘진리’다. 같은 기능을 수행한다면 온갖 부품이 얽히고설킨 것보다는 단순한 제품을 사는 게 관리나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자동차도 마찬가지다. 출력이나 기능을 높이기 위해 장치를 추가하면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른다.
내연기관과 모터가 결합한 하이브리드, 과급기를 붙인 터보 엔진, 다단화 변속기 등이 그렇다. 한번 고장 나면 복잡한 장치 때문에 수리도 힘들고 비용도 많이 든다.
국산 승용차 중에는 최근 겉모습을 살짝 바꾼 기아 중형 세단 ‘K5 2.0’이 ‘심플 이즈 베스트’ 철학에 근접한 차다. 이 차의 ‘심장’은 가솔린 1999㏄ 자연 흡기 직분사 엔진이다. 공기를 더 넣어 출력을 높이는 터보차저(과급기)나 전기모터가 동력 일부를 보조하는 하이브리드장치가 붙어 있지 않다.
자연 흡기 엔진이다 보니 최고출력과 최대토크는 각각 160마력, 20㎏·m로 썩 높지 않지만, 거칠게 질주하는 타입이 아니라면 일상 주행에 큰 불편함이 없다. 오히려 낮은 배기량에 터보차저를 달아 마력과 토크를 억지로 높인 엔진처럼 힘이 들쭉날쭉하지 않고, 엔진이 저회전할 때 지체 현상이 생기는 터보랙도 없다. 엔진 회전수가 올라가는 만큼 출력이 선형적으로 나오니 운전도 쉽다.
자동변속기도 6단으로 ‘심플’하다. K5의 변속기는 설렁설렁 공부하는 것 같지만 시험만 보면 상위권에 드는 ‘인싸’ 친구 같다. 운전자가 눈치채지 못할 만큼 변속이 매끄럽게 진행된다. 저단으로 전환될 때 제동 효과가 생기는 ‘엔진 브레이크’도 즉각적이다.
부품이 적게 들어갔으니 제대로만 만들어졌다면 8단, 9단 변속기보다 고장 날 확률도 낮다. 최근 연비를 높이기 위해 9단 이상 되는 변속기가 장착된 차량이 늘고 있는데, ‘다단화가 연비 상승보다 차값을 올리는 데 더 일조하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 때가 종종 있다.
무엇보다 가격이 ‘심플’해서 좋다. 기아 홈페이지에 따르면 K5 최고가 모델인 2.0 하이브리드 시그니처(자동변속기)는 4387만원이지만 2.0 가솔린 프레스티지 자동변속기 트림은 1603만원 싼 2784만원에 구매할 수 있다.
적당한 출력과 사이즈, ‘착한 가격’, 관리하기 쉽고 고장이 덜 날 것 같은 ‘심플한’ 차를 찾는 운전자라면 기아 K5 2.0 가솔린 모델을 추천하고 싶다.
김준 선임기자 j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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