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4명 중 1명 “바이든·트럼프 다 싫다”

홍주형 2024. 6. 1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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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후보 비호감도 역대 최고
지난 대선 땐 13%… 2배나 늘어나
고령 후보들 네거티브 공방에 집중
신선한 바람 실종… 유권자 등 돌려
투표율 큰 폭 하락 전망… 변수 떠올라
트럼프 78세 생일, 누가 되든 최고령
미국인 4명 중 1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에게 반감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월 미국 대선에서 두 후보 모두에 대한 비호감도가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것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78세 생일을 맞으면서 이번 대선에선 어느 쪽이 당선되든 취임일 기준 미국 최고령 대통령이 탄생하게 됐는데, 고령의 후보들이 네거티브 비방전에 집중하면서 선거에 신선한 바람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연합뉴스
여론 조사기관 퓨리서치가 15일(현지시간)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지난달 13~19일, 성인 8638명 대상)에 따르면 응답자의 25%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가 싫다는 반응을 보였다. 2020년 대선에서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두 후보 모두 싫다고 응답한 응답자가 13%에 불과했고, 2016년 트럼프 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맞대결 때는 호감 있는 후보가 없다고 응답한 비율이 20%였다.

퓨리서치는 2024년 대선이 역대 10번의 대선 가운데 양당 후보 비호감도가 최고치를 기록한 대선이라고 지적했다. 조사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은 좋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싫다는 응답이 34%,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호감이지만 바이든 대통령은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36%로 각각 집계됐다.

이런 조사 결과는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인 투표율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리서치그룹 CT그룹의 래리 그로스먼 국장은 스카이뉴스 인터뷰에서 “이번 대선의 투표율이 매우 낮을 수 있다”며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에는 매우 높았던 투표율이 2016년 최대로 떨어졌고 2020년 올랐는데, 다시 이번 대선에서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투표율이 떨어지는 것은 부동층이 투표를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CNN은 지난달 “전통적으로 민주당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이번에는 다를 수도 있다”고 보도했다. 라틴계, 흑인 등 전통적인 민주당 지지층이 투표를 한다고 해도 이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투표할 것이라고 전적으로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4일(현지시각) 플로리다주 웨스트 팜비치에서 열린 본인의 78세 생일 축하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AP뉴시스
이번 대선에서 양당 후보 비호감도와 연관된 고령 리스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 78번째 생일을 맞으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플로리다 팜비치의 한 컨벤션센터에서 자신의 팬클럽과 가진 생일파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나이를 다시 거론했다.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노쇠하다며 “모든 대통령은 적성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일을 기점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나이 차는 4살에서 3살로 줄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생일 축하 메시지를 전한 뒤 “늙은이(old man)로부터 또 다른 늙은이에게”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최근 할리우드 스타들이 출동한 모금 행사에서 약 400억원에 달하는 후원금을 모집했지만 50대 이상 배우들이 대부분 주도한 것으로 전한다. 뉴욕 기자회견을 주도한 로버트 드니로는 올해 80세이며 시카고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 조직위원회와 협력하고 있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77세다. 신예 가수 채펠 로안은 최근 프라이드(성 소수자 자긍심)의 달을 맞아 백악관으로부터 공연 초청을 받았지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쟁에서 소극적이라는 이유로 초청을 거절했다.

CNN은 27일 열리는 대선 첫 TV토론회 규칙을 이날 발표했는데 후보들은 펜과 메모지, 물만 갖고 들어갈 수 있으며 90분의 토론 중 두 차례 광고가 방송된다. 광고 방송 중 캠프 관계자들은 후보를 접촉할 수 없다.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한 후보의 마이크는 꺼진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인지 능력을 꾸준히 지적하는 만큼 정책 경쟁보다 네거티브 비방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홍주형·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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