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살인적 더위'로 몸살…"밖에 나갈 엄두도 안나요"
[앵커]
올여름 우리나라 날씨가 평년보다 더울 거란 예측이 나오고 있는데요,
인도에선 이미 지난달부터 푹푹 찌는 폭염에 심각한 인명피해까지 잇달아 발생하고 있습니다.
얼마나 더운지 찬물을 틀어도 뜨거운 물이 나오고 학교는 학생들 건강을 염려해 휴교령까지 내리는 지경이 됐습니다.
인도 무더위 상황 어느 정도 김성미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찬물을 틀어 컵에 받아 온도를 재봅니다.
온도계 숫자가 오르더니 결국 40도를 넘어섰습니다.
물을 틀자마자 바로 씻었다간 화상을 입을 수 있어, 미리 물을 받아뒀다 식은 뒤에 사용해야 할 정도입니다.
지난달 29일, 수도 뉴델리는 낮 최고 기온이 섭씨 50도에 육박하면서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기차역이나 쇼핑몰 등 햇볕을 피할 수 있는 장소에는 시민이 넘쳐나고 동물들도 더위에 지쳐 그늘이나 건물 벽에 기대기 일쑵니다.
본격 여름에 접어든 것도 아닌데 기온이 평년보다 7~8도 높아지면서 인도 전역에서 폭염으로 인한 사망자가 160명 넘게 발생했습니다.
[도메쉬 로디 / 인도 시민 : 인구는 증가하고 있고, 산림파괴 문제도 심각하고, 공업 지역도 늘고 있어 미래에는 섭씨 52도보다 기온이 더 올라갈지도 모릅니다.]
무더운 날씨 탓에 냉방 수요도 급증하면서 전력 공급도 큰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곳곳에서 정전이 잇따르자 대부분 학교가 여름 방학을 앞당기거나 휴교령을 내린 상황입니다.
[임재현 / 인도 동포 : 폭염으로 인해 방학이 일주일 정도 앞당겨져 있는 상황이고 가정보육을 하고 있습니다. 밖에는 너무 더워서 나갈 엄두를 못 내고 있습니다.]
[드루브 까울 / 인도 시민 :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이 집 밖으로 나가기 싫을 겁니다. 아무것도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습니다. 장을 봐야 한다거나, 일을 해야 한다거나, (밖에 나가) 무엇을 해야 한다고 하면 두 번은 생각해 봐야 합니다.]
하지만 푹푹 찌는 더위가 반가운 사람도 있습니다.
아이스크림이나 음료수를 파는 노점은 하루 매출이 평소보다 세배 넘게 뛰면서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습니다.
[라케쉬 고팔 / 아이스크림 노점상인 : 좋습니다. 많이 팔려요. 하루에 5천 루피 (한화 약 7만 5천 원) 정도 팝니다.]
인도 기상청은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변화로 폭염 일수가 더 길어지고 빈도도 강해지고 있어 오는 2050년까지 폭염 일수가 많게는 네 배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므루티운제이 모하파트라 / 인도 기상청장 : 폭염은 기후변화의 영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폭염 일수와 빈도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인도 중앙 정부와 각 주의 책임자들, 그리고 도시별 의료법인, 많은 NGO가 함께 다양한 더위 대책을 세우고 있습니다.]
폭염으로 인한 물 부족 사태를 우려해 인도 당국은 물 공급을 제한하고 물을 낭비하는 사람에게 벌금을 매기는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살인적인 더위로 인한 크고 작은 피해는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인도에서 YTN 월드 김성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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