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103승 투수가 214승 투수 잡았다…저무는 사이영들의 트리플A 15K 빅뱅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메이저리그 통산 103승 투수가 메이저리그 통산 214승 투수를 잡았다. 메이저리그에서 불꽃 투수전을 벌인 것 같지만 트리플A에서 벌어진 승부다.
댈러스 카이클(36, 타코마 레이너스)은 1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라운드 록 델 다이아몬드에서 열린 2024 마이너리그 트리플A 라운드 록 익스프레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2피안타 7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시즌 6승(4패)을 따냈다.
카이클은 2012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에서 데뷔, 메이저리그 통산 278경기서 103승 92패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한 좌완투수다. 전성기에도 강력한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유형은 아니었고, 최상급의 땅볼유도능력과 현란한 피치디자인으로 승부하는 투수였다.
그런 카이클은 휴스턴에서 뛴 2015년에 33경기서 20승8패 평균자책점 2.48, 232이닝을 소화하면서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뛴 2019년부터 내리막을 탔다. 30대에 접어들자 사이클이 급격히 떨어졌다. 한 번도 10승을 못 했다. 단축시즌으로 치른 2020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11경기서 6승2패 평균자책점 1.99로 활약한 게 마지막이었다.
2022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텍사스 레인저스를 오갔으나 1승도 따내지 못했다. 2023시즌에 미네소타 트윈스와 계약, 10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5.97을 기록한 뒤 더 이상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시애틀 매리너스와 마이너계약을 체결, 타코마에서 시즌을 보낸다.
한 번도 메이저리그에 올라가지 못하고 트리플A에서 로테이션을 소화한다. 시즌 12경기서 6승4패 평균자책점 4.15. 트리플A에서도 커맨드나 제구가 완전하지 않으면 얻어 맞는다. 피안타율 0.248, WHIP 1.23으로 괜찮지만 압도적 행보는 아니다.
이날 투구가 시즌 최고의 내용이었다. 단 3명의 타자만 누상에 내보냈다. 더구나 라운드 록 선발투수가 메이저리그 통산 214승의 맥스 슈어저였다. 슈어저가 4.2이닝 4피안타(1피홈런) 8탈삼진 2볼넷 3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면서, 카이클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1회 무사 1루서 체인지업을 던져 직접 더블플레이를 해냈고, 2~3회에는 삼자범퇴를 기록했다. 80마일대 후반의 투심과 70마일대 후반의 슬라이더로 승부했다. 4회에도 1사 1루서 샌드로 파비앙을 88마일 싱커를 바깥쪽 낮게 깔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5회에도 삼자범퇴.
6회에 안타 2개를 맞고 2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데릭 힐을 체인지업으로 3루 땅볼 처리했다. 이날 카이클은 대부분 스트라이크를 몸쪽과 바깥쪽 낮게 꽂았다. 피네스피처의 전통적인 생존 방식을 선보였다.
단, 패전투수가 된 슈어저는 어차피 허리 디스크 수술 이후 소화하는 재활 등판이다. 곧 텍사스 레인저스로 복귀한다. 그러나 마이너계약을 맺은 카이클은 메이저리그에 올라간다는 보장이 전혀 없는 신분이다. 전직 사이영들이 15개의 탈삼진을 주고받으며 수준 높은 경기를 펼친, 이곳은 트리플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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