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루에서 멈춘 내 잘못" 아슬아슬했던 그라운드 홈런, 김혜성은 슬라이딩하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오!쎈 고척]
[OSEN=고척, 길준영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김혜성(26)이 데뷔 후 처음으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만들어냈다.
김혜성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3번 2루수로 선발출전해 3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 3득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키움이 0-2로 지고 있는 1회말 2사에서 첫 타석에 들어선 김혜성은 두산 우완 선발투수 곽빈을 상대로 3볼 1스트라이크로 유리한 볼카운트를 선점했다. 결국 5구째 시속 150km 직구를 제대로 받아쳐 중당담장으로 날아가는 큰 타구를 날렸다. 중견수 조수행은 타구를 잡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타구는 담장을 맞고 튕겨나왔다.
김혜성은 3루까지 빠르게 들어갔다. 그런데 3루코치는 그대로 달리라는 사인을 냈고 3루에서 잠시 주춤했던 김혜성은 그대로 홈까지 내달렸다. 두산은 빠르게 중계플레이를 이어갔지만 포수의 미트에서 공이 빠져나오면서 김혜성은 홈에서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이 플레이는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으로 기록됐다. 김혜성의 데뷔 첫 그라운드 홈런이자 키움 역대 2번째 그라운드 홈런이다. 키움은 김혜성의 활약에 힘입어 8-2로 승리하고 4연패에서 탈출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혜성은 "타격을 하고 3루까지 달려갔다. 내가 뒤에 눈이 있는 것은 아니니까 상황을 정확히 보지는 못했는데 2루를 돌면서 봤을 때는 3루까지밖에 못가겠다고 판단했다. 그런데 주루코치님이 계속 팔을 돌리고 계셔서 멈칫하다가 뛰게됐다"라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3루에서 멈춘 것은 내 잘못이다"라고 인정한 김혜성은 "코치님이 돌리시니까 일단 뛰어야 했다. 또 뛰는 것이 맞는 상황이니까 달렸다. 잠깐 멈칫한 것이 있기 때문에 더 간절하게 뛰었다"라고 말했다. 사실 김혜성이 3루에서 잠시 멈추면서 홈에서는 아웃이 될 만한 타이밍이 나왔다. 하지만 포수 양의지의 미트에서 공이 빠져나가면서 김혜성은 가까스로 세이프가 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김혜성은 "미트가 비었다는 것은 못느꼈다. 그냥 '망했다'라고 하면서 슬라이딩을 할 생각밖에 하지 않았다"라며 웃었다.
키움 역사상 첫 번째 그라운드 홈런은 2022년 8월 25일 창원 NC전에서 야시엘 푸이그가 기록했다. 김혜성은 "3루타의 연장선상인 느낌이다. 홈런 느낌은 들지 않는다. 2년 전에 푸이그가 그라운드 홈런을 쳤을 때 내 바로 앞타자여서 제대로 봤다. 담장을 넘겨서 홈런을 만드는 것과는 다른 것 같다. 좀 다른 짜릿함이 있다"라고 말했다.
"19년도? 18년도?에 한 번 그라운드 홈런을 시도하다가 아웃된 적이 있다"라고 말한 김혜성은 "그라운드 홈런이 참 쉽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오늘은 마침 운 좋게 나와서 다음에 또 나오면 좋을 것 같다. 과감하게 도전할만한건 아닌 것 같다. 주자가 3루에 있느냐 없느냐는 타자에게 차이가 크다. 상황에 따라 다를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혜성은 이날 수비에서 아쉬운 장면과 멋진 장면이 공존했다. 6회초 선두타자 헨리 라모스의 타구가 김혜성의 정면으로 향했지만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포구 실책이 나왔다. 그렇지만 8회에는 이유찬의 타구에 김혜성이 멋진 점프캐치를 선보였다. 김혜성은 "당연히 아쉬운 장면이 더 많이 생각이 난다. 그것도 충분히 잘 처리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래서 더 아쉽다"라며 앞으로 더 좋은 수비를 다짐했다.
올 시즌 종료 후 포스팅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예정인 김혜성은 날마다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니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는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의 스카우트가 고척돔을 찾아 김혜성을 관찰했다. 김혜성은 "그런 부분은 경기가 시작되면 내가 신경 쓸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그냥 야구에만 집중하려고 한다"라며 키움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 더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fpdlsl72556@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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