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인종차별 '모르쇠', 토트넘 충격의 행보 계속... "댓글 삭제하면 모를 줄 아나" 분노한 팬들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간) 여전히 공식 채널을 통해 여러 소식을 올리고 있다. 수비수 미키 판 더 펜(22)의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출전 예고를 하는가 하면 '에이드 무바락'이라며 무슬림 축제를 함께 축하하기도 했다.
토트넘 미드필더 로드리고 벤탄쿠르(26)의 인종차별 행위에는 묵묵부답이다. 피해자는 다름 아닌 팀 캡틴 손흥민이었다. 영국 'BBC'와 '가디언' 등 유력 매체들도 해당 소식을 다뤘을 만큼 토트넘이 모를 리 없는 수준의 사건이다.
이에 토트넘 팬들은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분노하고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 관련 입장문이 아닌 다른 소식을 올리자 "토트넘은 도대체 뭘 하는 건가", "댓글들을 삭제하는 걸 알고 있다. 언제까지 감출 셈인가"라는 등 비판 댓글이 줄줄이 달리고 있다.
특히 벤탄쿠르의 개인 SNS에는 "NO ROOM FOR RACISM(인종차별 반대 구호)이라는 말은 흑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인가", "손흥민이 너무 안타깝다. 수차례 인종차별을 당했는데, 이번에는 팀 동료가 이런 말을 하나", "캡틴에게 존경심을 보여라"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지난해 5월 사건은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에서 당한 세 번째 인종차별이었다. 2023년 초에는 첼시,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전에서도 아픔을 겪었다.
매체에 따르면 벤탄쿠르는 뽀르 라 까미세타에 출연해 "이게 손흥민이 유니폼인지 아닌지 모른다. 한국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다. 손흥민 사촌의 것일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었다.
영국 '메트로'는 "벤탄쿠르는 토트넘 동료에 아주 나쁜 농담을 한 뒤 비굴하게 사과했다"라며 "벤탄쿠르가 우루과이 매체에서 한 발언은 여러 언론의 헤드라인을 장식했다"라고 표현했다.
매체는 과거 손흥민에게 향했던 인종차별적 발언들을 재조명하기도 했다. '메트로'는 "손흥민은 2023년 2월 웨스트햄 유나이티드와 경기에서 2-0으로 이긴 뒤 인종차별 학대를 받은 바 있다"라며 "당시 토트넘은 구단 성명을 통해 '오늘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한 인종차별적 비난을 인지했다'라고 밝히기도 했다"라고 전했다.
지난해 5월 로버트 갈랜드라는 관중은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손짓을 했다. 하이버리 치안 법원은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벤탄쿠르는 본인을 향한 비판이 이어지자 부랴부랴 개인 SNS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손흥민, 내 형제여. 이런 일이 일어난 것에 대해 사과한다. 그건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라며 "내가 너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당신을 무시하려던 건 아니다. 누구에게도 상처 주지 않겠다. 사랑한다 소니!"라고 했다.
다만 해당 사과문의 진정성이 의심되기도 한다. 벤탄쿠르가 올린 게시글은 24시간 뒤에 자동으로 사라지는 휘발성 글이었다. 현재 벤탄쿠르의 SNS에 들어가도 해당 게시글은 찾아볼 수 없다.
벤탄쿠르는 2022년 1월 유벤투스를 떠나 토트넘에 합류했다. 핵심 미드필더로 뛰며 손흥민과 숱한 경기에서 호흡을 맞췄다.
하지만 이번 인종차별 사태로 토트넘 팬들은 이미 벤탄쿠르를 향해 맹렬한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와중에 토트넘은 공식 입장문 하나 내놓지 않고 있다. 벤탄쿠르는 오는 21일에 개막하는 코파 아메리카를 위해 우루과이 대표팀에 합류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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