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VS 트럼프, 누가 당선돼도 '전력·인프라株'는 뜬다

전효성 2024. 6. 16.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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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다가오는 美 대선, 최고 수혜주는?
5개월 남겨 둔 美 대선
112년만에 전·현직 격돌
9~10월 열리던 토론회
이례적으로 세달 앞당겨
증시 변동폭 더 커질 듯
트럼프, IRA 폐지 공언
에너지산업 영향 촉각
전력·인프라 투자는 공통
이튼·캐터필러 등 상승세
사진=AFP

미국 대선 후보 토론회가 오는 27일로 앞당겨지면서 증권가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면 글로벌 증시가 요동칠 수 있어서다. 유력 후보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간 공약 대결도 관심거리다. 두 후보는 외교·안보 등 대외정책뿐만 아니라 경제, 산업, 에너지 등 여러 분야에서 상반된 입장을 내세우고 있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업종별 주가가 엇갈릴 전망이다.

그래픽=허라미 기자

 대선 해마다 증시 변동성 커져

대선이 있는 해는 증시 변동폭이 상대적으로 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1980년 이후 대선이 있는 해의 월평균 S&P500지수 변동폭은 20.6포인트였다. 대선이 없는 해(15.4포인트)보다 변동폭이 컸다. 선거 전 막바지인 9~11월 변동폭이 확대되는 추세를 보였다.

올해는 대선 레이스가 평년보다 조기 점화하면서 금융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달 27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대선 후보 TV 토론회를 한다. 대선 토론회는 통상 9~10월 이후 열렸지만 이번엔 석 달 가까이 앞당겨졌다. 토론회 횟수도 기존 세 번에서 두 번으로 줄었다. 유승민 삼성증권 연구원은 “토론회가 시작되면 양측의 공약 싸움이 치열해져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과거보다 금융시장이 빠르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일각에선 하반기부터 증시 상승세가 주춤해질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1980년 이후 대선이 없는 해의 연평균 S&P500과 나스닥지수 상승률은 각각 11.8%, 16.7%였지만, 대선이 열린 해의 지수 상승률은 각각 5.8%, 3.8%에 그쳤다.

 IRA 폐지 시 에너지산업 지각변동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공약 중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폐지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제정된 IRA는 친환경 에너지 활성화와 의료보장 범위 확대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줄곧 IRA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IRA 폐지 시 화석·원자력 같은 전통 에너지가 재차 부각될 전망이다. 최근 1년간(13일 기준) 미국 정유업체 엑슨모빌의 주가는 4.64% 오르는 데 그쳤다. 셰브런은 2.71% 하락했다. 이 기간 S&P500지수가 24.27% 오른 것을 감안하면 시장 수익률을 크게 밑돌았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이후 100여 개 환경 규제 정책을 내놨는데 정유업계가 이 같은 규제에 직격탄을 맞았다는 평가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환경 규제 철폐’를 약속하며 정유업계에 지지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유업계에 새로운 해양 시추를 허용하고, 액화천연가스(LNG) 수출을 허가하는 내용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약·헬스케어도 대선 영향권

헬스케어·제약업계도 대선의 영향권에 있다. 제약업은 트럼프 수혜주로 분류된다. 바이든 행정부는 제약사의 약가 인하를 IRA를 통해 추진 중이다. 미국의 의료보장 범위를 넓히기 위한 조치로 2026년부터 약가 인하가 이뤄질 예정이다. 2031년까지 의약품 지출액이 985억달러 줄어들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과 존슨앤드존슨의 주가는 올해 21.66%, 9.23% 하락했다. 두 회사 모두 주요 생산 제품이 약가 인하 대상에 포함된 영향이다. 위해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약가 인하폭이 결정될 올해 9월에는 무형자산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가 인상에는 회의적이지만 약가 인하가 담긴 IRA 폐지에 방점을 찍고 있는 만큼 제약업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의료보험과 의료시설 등 헬스케어 서비스 확충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 시절부터 강조해온 정책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의 올해 예산은 약 480억달러로 바이든 대통령 재임 기간 약 12% 증액됐다. 재임에 성공하면 관련 예산 증액에 따른 헬스케어 업종의 수혜가 이어질 전망이다.

 ‘인프라’ 공통 수혜 예상

두 후보의 정책 공약이 뚜렷하게 엇갈리지만 공통의 수혜가 예상되는 업종도 있다. 전력·인프라 업종이다. 양 진영 모두 방법의 차이가 있을 뿐 미국 중심의 공급망을 재편하는 데는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업계에선 ‘리쇼어링’(해외 생산시설을 자국 내로 이동)’을 뒷받침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투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초기인 2021년 인프라 투자·일자리법(IIJA)을 통과시키며 2032년까지 인프라 투자에 1조2000억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대규모 투자는 현재 진행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정책 공약집 ‘AGENDA 47’에서 미국 전역에 10개 자유도시(freedom city)를 짓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되며 미국 대표 인프라주인 이튼(전력 설비)과 캐터필러(건설 기계)의 주가는 최근 1년간 70.07%, 34.13% 올랐다. 신한투자증권 관계자는 “누가 당선되든 선거 이후엔 정부의 재정 지출이 늘고 투자가 확대되며 건설기계·전력·인프라 업종의 수혜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효성 기자 z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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