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분향소' 이전…서울광장 떠나 새 보금자리로
서울광장에 있던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합동 분향소가 500일 만에 자리를 옮겼습니다. 어제(15일)부턴 희생자를 기리는 1박 2일 추모제가 열렸습니다.
임예은 기자입니다.
[기자]
불러도 대답 없는 이름을 하나, 둘 불러봅니다.
[문효균님 기억하겠습니다.]
수없이 불러봤던 이름인데 애써 참은 눈물이 터져 나옵니다.
지난해 2월부터 서울광장 한편에 마련된 합동 분향소.
이태원 참사 희생자 159명을 추모하는 시민들과 유가족의 공간이었습니다.
[이기자/문효균 씨 어머니 : 우리에게 만약 분향소가 없었다면 지금쯤 집에서 몸은 살아있지만, 영혼은 죽은 삶을 살고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500일을 함께 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습니다.
시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하기도 했고 광장을 점유했다는 이유로 2천 9백여만원의 1차 변상금도 납부했습니다.
이 공간, 오늘을 마지막으로 더는 볼 수 없게 됐습니다.
[이정민/이주영 씨 아버지 : 2024년 6월 16일 서울시청 광장 분향소를 오늘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길로 가도록 공식 선포하겠습니다.]
부모들은 걸려있던 영정사진을 떼 품에 안습니다.
얼굴을 쓰다듬어 보고, 한 걸음씩 내딛습니다.
이들이 향하는 곳은 새로운 추모공간인 '별들의 집', 부림빌딩 1층입니다.
서울시와 유가족이 50여 차례 협의 끝에 결정한 장소입니다.
[이상환/이상은 씨 아버지 : 우리가 지금까지 싸워서 만들어 낸 특별법이 제대로 실행될 수 있도록 우리 모두 다 같이 싸워나가는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별들의 집'은 참사 2주기 직후인 11월 2일까지 운영됩니다.
이후에는 특별법에 따라 국가가 마련하게 될 또 다른 추모 공간으로 옮겨질 예정입니다.
분향소는 옮겼어도 변하지 않는 건 단 하나.
책임자 처벌과 진상규명이라는 유가족의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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