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도 인구 감소 심상찮다…노·도·강 20% '뚝'

김대훈/최해련 2024. 6. 1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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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새 인구 1028만→963만명…외국인 120% 증가
노원·강북·도봉, 고령화 직격탄
업무지구 성동·종로 15% 이상↓
외국인은 늘어 11만→25만명
인구정책 기본계획 발표
2050년 인구 800만명대 전망에
노인 일자리·외국인력 유입 확대
20년 임대 지원 등 출산 대책도

서울시가 저출생·고령화의 여파로 빠르게 쪼그라들고 있다. 지난 20년 동안 인구가 60만 명 넘게 감소한 가운데 ‘노도강’(노원구·도봉구·강북구)에서는 다섯 명 중 한 명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도시’ 서울이 2050년께 인구가 800만 명에 불과하고, 65세 이상 인구가 35% 넘는 ‘작고 늙은 도시’로 바뀐다는 전망이 나오자, 서울시는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마련했다. 건강한 노인이 계속 일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추고, 외국인 이민자를 적극 받아들이는 게 골자다.

 ‘서울 너마저’…인구 감소 직면

16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4월 말 기준 시 인구(내·외국인 합산)는 963만 명으로 2004년(1028만7000명)에 비해 6.4%(65만7000명) 감소했다. 20여 년 새 내국인은 79만4000명 줄었고, 외국인(등록외국인 기준)은 13만8000명 증가했다. 그나마 외국인 유입이 늘면서 인구 감소 속도를 늦췄다는 분석이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노도강’ 3구다. 노원구 인구는 20년 만에 12만900명(-20.5%) 줄었고, 도봉구는 7만4000명(-19.5%), 강북구는 7만1000명(-19.7%) 빠졌다. 도봉구 관계자는 “2000년께 완성된 노도강 아파트촌에서 자란 젊은이들이 독립하며 급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고, 남아 있던 사람들도 쾌적한 환경을 찾아 남양주 별내·다산 신도시와 양주, 의정부 등으로 빠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업무지구로 개발된 성동구(-17.4%)와 종로구(-15.8%)의 인구 감소도 두드러졌다.

반면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와 강서구 등 네 곳은 인구가 증가했다. 신축 및 재건축 아파트가 꾸준히 공급되면서 인구 감소폭을 상쇄했기 때문이다. 서울시 등록외국인은 2004년 11만4000명에서 올 4월 기준 25만2000명으로 두 배 넘게(120.5%) 증가했으나, 전반적인 상황은 여전히 암울하다. 2022년 통계청은 ‘2052년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2050년 서울시 인구를 809만 명으로 추산했다. 이 중 65세 이상 고령자가 36.6%(295만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력 유입으로 대응

서울시는 우수한 외국인 인력 유치와 노인 일자리 확대를 통해 인구 감소 속도를 늦추고 그 여파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시는 인구변화대응위원회, 서울연구원과 함께 마련한 인구정책 기본계획을 이날 공개했다. 계획에는 저출생, 고령화 대응과 외국인·이민정책 등의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추진할 30대 핵심 과제를 담았다.

서울시 경제활동인구가 2022년 691만 명에서 2050년 451만 명대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시는 부족한 노동 공급을 외국인·노인으로 채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와 협력해 고용허가제(E-9) 외국인 취업을 확대하고, 간병 분야에서 일할 외국인 취업학교를 내년에 개교할 예정이다.

복지 수혜 연령대를 기존 65세에서 건강수명을 고려해 높이고, 사회복지 분야 종사자 정년을 높이는 방안도 추진한다. 건강한 노인이 다른 노인을 돌보게 하려는 취지다. 시는 현재 8곳에 달하는 폐교를 어르신 요양시설, 일자리 교육 시설 등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노인보호구역을 현재 185개에서 2028년까지 250개로 확대할 예정이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0.55명으로 전국 꼴찌 수준인 점을 감안해 서울시는 임대주택을 최장 20년까지 지원하고, ‘출산 급여’를 프리랜서 등에도 지급하는 계획을 마련했다. 그러나 서울시 인구정책에 청년 인구의 유출을 막기 위한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학과 교수는 “서울에서 사람이 빠져나가는 핵심적 요인은 가파르게 오르는 집값”이라며 “20~40대 청년 세대를 서울에 머물게 할 디테일한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최해련/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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