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원 구성 평행선…우원식에 쏠린 눈

배성수/설지연 2024. 6. 16.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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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배분하는 원 구성 협상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본회의를 열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을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국민의힘은 오히려 야당이 단독 선출한 11개 상임위원장부터 원상 복구하라며 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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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원 3주차에도 극한 대치
野 "17일 본회의서 배정 끝내자"
7개 상임위원장도 독식 엄포
국민의힘 "원 구성 백지화" 주장
禹 "여야 간 협의 지켜볼 것"
적극적 중재자 역할 할지 관심ㅍ
우원식 국회의장이 16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우 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원 구성 협의를 하고 있고, 과정을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뉴스1


여야가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배분하는 원 구성 협상을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17일 본회의를 열어 여당 몫으로 남겨둔 7개 상임위원장을 가져가겠다고 엄포를 놨지만, 국민의힘은 오히려 야당이 단독 선출한 11개 상임위원장부터 원상 복구하라며 맞서고 있다. 양당의 극한 대립이 이어지면서 본회의 개최 권한을 가진 우원식 국회의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 “17일 본회의 열어야”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 의장에게 17일 본회의 개최를 요청했다”며 “되도록 이날 본회의를 개의하고 나머지 7개 상임위원장도 선출하겠다는 게 원칙적 입장”이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이 17일을 원 구성 ‘데드라인’으로 정한 만큼 여당과의 협상이 이뤄지지 않으면 우 의장에게 본회의 개의를 요청해 7개 상임위원장에 대한 표결을 강행하겠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늦어도 이번주까지 본회의를 야당 단독으로라도 열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난 13일 본회의 개의를 요구했지만, 우 의장이 ‘여당과의 추가 협상이 이뤄져야 한다’며 반대해 무산됐다. 강 원내대변인은 이날 ‘본회의가 오는 20일로 미뤄질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의에 “내부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다”며 “불가피한 상황이 생기더라도 이번주 안에 상임위원장 선출을 마무리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은 ‘상임위 보이콧’ 등 강경 대응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내부에선 출구 전략을 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당 의원은 “분하지만 이것도 총선에서 국민이 주신 의석이니 일단 7개라도 받고 원내에서 싸우는 것도 방법”이라며 “파행이 길어질수록 비난은 여당을 향해 쏟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의원은 “어차피 7월 말 전당대회가 열리면 모든 관심은 그쪽으로 쏠릴 것”이라며 “지금은 야당이 여당을 파트너로 인정해줄 때까지 투쟁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 의장이 적극 중재 나서야”

이처럼 원 구성을 놓고 여야가 극한 대립을 이어가고 있지만 우 의장은 ‘국회법’만 언급하며 한발 물러서 관망하고 있다. 이날도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협의하고 있고, 협의 과정을 지켜보겠다”고만 말했다.

정치권에선 우 의장이 더 적극적으로 중재자 역할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7개 상임위원장을 독식하는 건 민주당에도 부담스럽고 여당은 국회로 돌아갈 명분이 필요하다”며 “의장이 여당도 받아들일 수 있는 중재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했다. 22대 후반기에는 법사위원장을 여당에 넘기겠다고 약속하는 등 원 구성에 대해 사전 합의하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우 의장 측 관계자는 “우 의장이 여당에 ‘어떤 부분까지 수용이 가능한지’를 물으며 중재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17일 본회의 소집 여부는 우 의장에게 달려 있다. 우 의장으로서도 연이은 본회의 야당 단독 개최는 정치적으로 부담스럽다. ‘개딸’(이재명 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층)의 지지를 받은 추미애 의원을 꺾고 의장이 된 만큼 마냥 민주당 강성론자 입장만 대변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우 의장은 상대적으로 합리적 중도 성향인 당내 중진 의원들의 지지를 받고 의장이 됐다. 야권 관계자는 “우 의장도 추 의원과 마찬가지로 ‘개혁국회’를 강조하지만, 방식에서는 차별화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배성수/설지연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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