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에 푸틴 방북’ 희망했지만…북·러 ‘밀착 속 밀당’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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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께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속도로 밀착한 북·러가 전방위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한·미·일 협력에 대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진 것을 만회하려면 동북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커졌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안보협력 수준은 계속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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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8일께로 예상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급속도로 밀착한 북·러가 전방위로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북, 러의 다른 전략과 강조점도 눈에 띈다.
북한은 푸틴 방북을 계기로 북·러 밀착과 북·중·러 신냉전 구도를 강화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다. 북한은 러시아 쪽에 방문 날짜를 6·25에 맞춰줄 것을 요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러가 한국전쟁에서 함께 싸운 역사를 부각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강조하는 ‘북·중·러 대 한·미·일’의 신냉전 구도에서 북한의 전략적 위상을 높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외교 소식통들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애초 계획대로 18~19일 평양 방문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방북을 북-러 관계에 한정하지 않고 러시아의 전략적 큰 그림 안에서 추진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다섯번째 임기를 시작한 이후 중국, 벨라루스,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했고, 이번에 예상되는 북한과 베트남 방문을 통해 우크라이나 침공과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 등으로 손상된 국제적 위상 회복을 꾀하고 있다.
두진호 한국국방연구원 국제전략연구실장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러시아가 유리해지면서 푸틴 대통령은 여유를 가지고 러시아의 국제적 영향력을 복원하려 한다”며 “미국이 격자망 동맹구조를 만들고 있는 것처럼, 푸틴도 ‘러시아판 격자망 동맹구조’를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한·미·일 협력에 대응하면서,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커진 것을 만회하려면 동북아시아와 태평양 지역에서 전략적 공간을 확보할 필요가 커졌다. 이 때문에 러시아는 북한과 밀착하면서도 한국과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이 ‘6·25 행사에 참석해달라’는 북한의 요구와는 다른 일정을 선택한다면 한국과의 관계가 악화하는 것을 피하려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국, 북한과의 관계 동시관리라는 푸틴 대통령의 전략적 구상을 고려하면, 북한이 냉전 시기에 소련과 맺었던 상호방위조약의 ‘자동개입 조항’을 이번에 복원하려는 움직임에 그가 동의할 가능성은 낮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성배·김종원 연구원 등은 “한-러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고자 하는 러시아가 상호방위조약 복원과 제도화 수준으로의 군사협력을 격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북-러 간에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수준에 근접한 조약이 맺어질 수도 있다고 보고, 러시아쪽과 경고성 소통을 했다고 밝혀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안보협력 수준은 계속 높여갈 것으로 예상된다. 두진호 실장은 러시아의 두가지 ‘큰 그림’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나는 북·러가 ‘자동군사 개입’까지는 아니더라도 ‘유사시 즉각적으로 협의하고 협력한다’고 규정하는 새 조약을 맺고★ 양국 간 상시적 안보협의그룹을 구성하는 것이다. 또 하나는 오는 7월3~4일 열리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에 북한을 옵서버(참관국)로 참여시키거나 러시아가 주도하는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북한을 참여시키는 것이다. 이 경우 북한의 외교적 입지가 크게 강화될 수 있다.
박민희 선임기자 minggu@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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