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언론 애완견” 엄호 나선 초선들…당내서도 “부적절”

강재구 기자 2024. 6. 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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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연루 의혹'으로 추가 기소된 뒤 검찰과 사법부는 물론 언론을 향해서도 날을 세우며 '이 대표 사법 리스크 차단'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16일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한 이 대표의 발언을 엄호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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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검찰·법원 이어 언론에 날세워
이재명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
언론 징벌적 손해배상 이미 발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리는 공직선거법 관련 재판에 출석하기에 앞서 취재진 앞에서 입장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이재명 대표가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연루 의혹’으로 추가 기소된 뒤 검찰과 사법부는 물론 언론을 향해서도 날을 세우며 ‘이 대표 사법 리스크 차단’에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민주당 초선 의원들은 16일 언론을 “검찰의 애완견”이라고 한 이 대표의 발언을 엄호하고 나섰다. 와이티엔(YTN) 기자 출신인 노종면 원내대변인은 이날 페이스북에 “권력이 주문하는 대로 받아쓰고 권력에 유리하게 프레임을 만들어주는 언론을 학계에서도, 언론에서도 ‘애완견’(랩도그·Lapdog)이라 부른다”고 말했다. 친이재명계인 양문석 의원도 전날 유튜브 채널 게시판에 “(이 대표가) 보통명사가 된 ‘기레기’(기자와 쓰레기의 합성어)라 말하지 왜 격조 높게 ‘애완견’이라고 해서 비난을 받는지 모르겠다”고 이 대표를 감쌌다.

앞서 이 대표는 지난 14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재판 출석 전에 기자들과 만나 검찰의 쌍방울그룹 대북 송금 연루 의혹 관련 추가 기소에 대해 “희대의 조작 사건”이라며 “이 사건 관련 동일한 사건에 대해선 동일한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전혀 다른 판단을 해 상반된 결론이 났는데도 왜 이런 점에 대해선 언론들은 한번도 지적하지 않느냐.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기는커녕 마치 검찰의 애완견처럼 주는 정보를 받아서 열심히 왜곡·조작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런 여러분이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 언론의 본연 역할을 벗어난 잘못된 태도들 때문에 이 나라의 민주주의가 훼손되고 진실은 바닷속에 가라앉는다”고 했다. 이 대표는 안부수 아태평화교류협회장 건을 맡았던 수원지법의 다른 재판부가 1심에서 대북 송금을 “쌍방울의 주가 부양용”이라고 판결한 것을 일컬은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민주당은 정청래 최고위원이 언론의 징벌적 손해배상 제도를 담은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이에 국민의힘은 이 대표의 발언을 강하게 비판했다. 유승민 전 의원은 지난 15일 “조폭 같은 막말”이라고 비판했고, 나경원·안철수 의원도 각각 “독재자 예행연습인가”, “희대의 망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안에서도 이 대표의 발언이 과했다는 비판이 나왔다. 한 중진 의원은 한겨레에 “일부 언론의 검찰 보도 행태는 문제가 있지만, 이를 전체 언론으로 일반화한 잘못이 있다. 제1야당 대표의 표현으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수사기관 압박용 법안 발의도 이어가고 있다. 당 정치검찰사건조작특별대책단은 검찰이 대북 송금 사건 관련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허위 진술을 강요했다며 지난 3일 ‘대북 송금 관련 검찰 조작 특검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은 개별 의원 차원에서 수사기관이 증거 위조나 진술 제한 압박 등을 하는 경우 처벌하는 ‘수사기관 무고죄법’(형법 개정안), 수사기관이 특정인 처벌을 위해 표적 수사에 나선 경우 법원이 영장을 기각하게 하는 ‘표적 수사 금지법’(형사소송법 개정안) 등의 법안도 줄줄이 발의했다.

민주당은 사법부도 주요 개혁 대상으로 올렸다. 장경태 최고위원은 이화영 전 부지사 판결 뒤 지난 12일과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각각 “재판부가 판결문을 비공개 처리했다. ‘감추는 자가 범인’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증거를 의도적으로 오만과 편견으로 (판단하고) 정치적으로 (재판을) 보지 않은 이상 도저히 믿을 수 없는 판결”이라고 재판부를 비판했다. 민주당은 판사나 검사가 법을 왜곡해 처분하는 경우 처벌하는 ‘법 왜곡죄’ 신설을 검토 중이다.

강재구 기자 j9@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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