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시인] '소나기' 황순원의 맏아들…첫사랑 DNA로 쓴 연애詩 황동규

신연수 2024. 6. 16. 18: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황동규 시인(86)은 이 시를 고교 재학 시절 짝사랑하던 연상의 여인을 그리며 썼다.

'즐거운 편지'를 비롯해 '시월' 등 그의 초기 시 세계엔 그리움이나 적막하고 쓸쓸한 내면 풍경을 담은 시가 주를 이뤘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이른바 ‘국민 연애시’로 불리는 ‘즐거운 편지’의 한 구절이다. 황동규 시인(86)은 이 시를 고교 재학 시절 짝사랑하던 연상의 여인을 그리며 썼다. 고등학교 졸업 후 몇 년이 지난 1958년 이 시를 비롯해 ‘시월’ ‘동백나무’ 등을 서정주가 <현대문학>에 추천하며 시인으로 등단했다. 황동규는 1938년 평안남도 숙천에서 소설가 황순원의 맏아들로 태어났다. 1946년 가족과 함께 월남해 서울에 정착했다.

‘즐거운 편지’를 비롯해 ‘시월’ 등 그의 초기 시 세계엔 그리움이나 적막하고 쓸쓸한 내면 풍경을 담은 시가 주를 이뤘다. 1970년대 들어선 꿈과 이상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부정이 시적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나는 바퀴를 보면 굴리고 싶어진다’ 등은 암시를 통해 사회문제를 한 차원 높게 형상화한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황동규는 최근 18번째 시집 <봄비를 맞다>를 발표했다.

신연수 기자 sys@hankyung.com

Copyright © 한국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