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회의 90개국 결집했지만… 실제 평화까지는 여전히 먼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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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식을 논의하는 평화 정상회의가 15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는 '전쟁 종식'이라는 목표 아래로 세계를 뭉치게 하고자 애썼지만 이날 회의는 오히려 세계가 분열돼 있다는 사실만을 노출시켰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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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불참… 미국, 바이든 대신 해리스 파견
브라질 등 브릭스 진영, 공동성명 서명 빠져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종식을 논의하는 평화 정상회의가 15일(현지 시간) 시작됐다. 전 세계 90여 국가가 모여 16일까지 평화 정착을 위해 머리를 맞댄다. 그러나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가 예고대로 불참했고 미국과 중국도 미온적 반응을 보이면서 실질적 효과를 거두기는 어려워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이터 "공동성명 초안, 우크라 요청 담겨"
미국 AP통신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스위스 니스발덴주(州) 뷔르겐슈톡에서 열린 평화회의 개회사에서 "오늘은 세계가 정의로운 평화를 가져오기 시작한 날"이라며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를 힘껏 추켜올린 것이다.
회의는 외견상 국제사회 지지를 받는 듯 보였다. 로이터통신은 참가국들이 16일 발표할 공동성명 초안에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모든 국가의 영토 보전에 대한 위협을 자제하겠다는 약속을 재확인한다"는 문구가 기재됐다고 보도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 등을 점령한 상황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밖에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 통제권 반환 △흑해·아조우해 항구 봉쇄 해제 △강제 이주 어린이 송환 등을 러시아에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고 통신은 전했다. 모두 우크라이나가 종전 조건으로 요구하던 항목들이다.
'브릭스 진영' 공동 성명 서명 안해
그러나 이날 회의가 실제 평화로 이어질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이미 러시아가 초청을 거부하며 "점령을 인정해야 휴전 협상이 가능하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러시아에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은 "모든 당사자가 참여하는 평화 회의를 지지한다"며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미국마저 조 바이든 대통령 대신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파견했다. 로이터는 "바이든 대통령의 불참은 키이우(우크라이나 정부)를 화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참가국들 사이에서도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됐다. 16일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브라질과 인도, 남아프리카공화국,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 이른바 '브릭스(BRICS·신흥 경제국 협력체) 진영'은 이날 공동 성명에 서명하지 않았다. 브릭스 가입을 추진 중이거나 관심을 표명한 인도네시아, 태국, 리비아, 바레인 역시 공동 성명에 서명하지 않았다고 한다. 스위스가 공개한 서명 국가 목록에 따르면 이 문서에는 회의에 참여한 90여개국 중 80개국만 서명했다.
아르메니아, 멕시코, 슬로바키아와 회의 주최국이자 중립국을 표방하는 스위스, 교황청도 서명에 참여하지 않았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우크라이나는 '전쟁 종식'이라는 목표 아래로 세계를 뭉치게 하고자 애썼지만 이날 회의는 오히려 세계가 분열돼 있다는 사실만을 노출시켰다"고 꼬집었다.
김현종 기자 be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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