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전 120기’ 노승희,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승 “대상, 상금왕 한 번도 생각 못해봐… 목표 재설정”
노승희(23)가 프로 데뷔 120번째 대회 만에 생애 첫승을 국내 최고권위의 한국여자오픈에서 따냈다.
노승희는 16일 충북 음성군 레인보우 힐스CC(파72·6756야드)에서 열린 대한골프협회(KGA) 주최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총상금 12억원) 최종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보기 1개로 1언더파 71타를 치고 합계 13언더파 275타를 기록, 2위 김수지(9언더파 279타)를 4타차로 따돌렸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깜짝 우승’을 거둔 노승희는 올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대상경쟁에서 6계단 뛰어 단숨에 1위에 올랐고, 우승상금 3억원을 거머쥐고 상금 2위(5억 4882만원)로 11계단 도약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둔 선수는 2015년 박성현 이후 9년 만이고, 4라운드 대회(72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 한국여자오픈에서 신지애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뒀지만 당시는 3라운드 대회였다.
노승희는 KLPGA 투어에 데뷔한 뒤 지난주까지 119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다. 지난해 9월 KG그륩 레이디스 오픈에서 서연정과 연장전에서 패배해 2위를 차지한게 최고 성적이었고 5시즌 동안 톱5에는 9번에 그쳤다.
하지만 올해에만 5번째이자 통산 10번째 톱5는 마침내 첫 우승으로 꽃을 피웠다.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는 67위(234야드)에 불과하지만 페어웨이 안착률 2위(83.59%), 그린적중률 6위(76.28%)인 정교한 샷에다 지난 겨울훈련 동안 그린 주변 어프로치샷 능력을 키운게 원동력이 됐다.
첫날 배소현과 공동선두로 출발한 노승희는 2라운드 3타차 단독선두, 3라운드 4타차 1위로 치고 나갔고 여유있게 우승했다. 2번홀(파4)에서 그린앞 어프로치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범했으나 4, 6번홀 버디로 분위기를 돌렸고 1타차로 쫓긴 12, 13번홀(이상 파4)에서 연속 버디를 낚고 3타차로 달아나 승기를 잡았다. 14번홀(파4)에서 김수지가 보기를 범하고 4타차로 밀려나면서 승부가 끝났다.
우승 직후 방송 인터뷰에서 부모님께 감사인사를 전하다 눈물을 왈칵 쏟은 노승희는 공식인터뷰에서 “2018년 아마추어때 예선을 통과해 처음 출전(컷탈락)한 이후 꼭 우승하고 싶었던 한국오픈에서 첫 우승을, 그것도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으로 거둬 기쁘다”고 차분하게 소감을 말했다.
2022년 대회 때 임희정, 박민지와 챔피언조에서 겨뤄 6위로 마친 경험이 올해 우승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는 노승희는 “이 코스가 전반적으로 어렵지만 저와는 잘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상, 상금 경쟁에서 모두 선두권에 있다는 사실을 알고 “어, 진짜요?”라며 깜짝 놀란 그는 “올해는 첫 우승이 목표였기에 다른 목표는 차분히 다시 생각해 보겠다”고 말했다. 이어 첫 우승까지 오래 걸렸지만 다음부터는 매주 우승을 목표로 뛰겠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지난해 연장전에서 준우승한 김민별이 3위(8언더파 280타)를 차지했고 배소현이 4위(7언더파 281타), 방신실과 아마추어 리안 말릭시(필리핀)가 공동 5위(5언더파 283타)로 마쳤다.
음성 |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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