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전 곳곳서 '타슈' 타봤더니… "시스템 악용·불편한 도로 바뀌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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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난관이다.
대전시 공용자전거 '타슈'를 빌리기 위해 전용 앱을 열고 대여소를 찾았으나 이용 가능한 자전거 대수가 급작스레 '0'으로 바뀌었다.
자전거를 타고 약 1㎞ 정도 중앙광장 둘레를 선회할 수 있도록 조성된 엑스포시민광장에선 수많은 타슈 이용객이 이처럼 시스템을 악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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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군데군데 깨지고 끊기고 비좁아… "개선 시급"
전용 거치대 반납 시스템 등 일부 이용객 호평도
시작부터 난관이다. 대전시 공용자전거 '타슈'를 빌리기 위해 전용 앱을 열고 대여소를 찾았으나 이용 가능한 자전거 대수가 급작스레 '0'으로 바뀌었다.
친구 사이로 보이는 이용객 여럿이 타슈를 반납하자 마자 곧바로 새로 대여한 것이다. 타슈를 1시간 이내 다시 빌리면 추가 요금 지불 없이 계속해서 무료로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꼼수 이용'은 타슈의 수요가 많은 곳에서 빈번하게 일어났다. 자전거를 타고 약 1㎞ 정도 중앙광장 둘레를 선회할 수 있도록 조성된 엑스포시민광장에선 수많은 타슈 이용객이 이처럼 시스템을 악용했다.
시민 A(46·대전 갈마동) 씨는 "근처에 돈 주고 자전거를 빌릴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유독 타슈를 고집하는 사람이 많다"며 "다른 곳으로 이동해야 하는 사람을 위해 수 차례 타슈를 독식하는 편법은 줄어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타슈를 이용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은 시스템만이 아니었다. 자전거 도로 그 자체도 문제였다.
대전지역은 자전거 도로가 대부분 '보행자 겸용'인데, 길의 너비가 지나치게 비좁거나 통행로의 구분이 모호한 구간이 많았다. 서구 용문역 인근만 해도 지하철 출입구가 겸용도로의 상당수를 침범해 정작 이곳을 지나는 시민들은 자전거를 타든 걸어다니든 1m 남짓한 공간을 한 명씩 비집고 통과해야 했다.
지역 내 겸용도로가 대체로 보행자와 자전거의 통행로가 구분되지 않은 '비분리형'인 점도 위험 요소였다. 겉보기에는 보행로와 다를 바 없으나 안내 표지판을 세웠다는 이유로 자전거와 함께 사용하는 도로였다. 이곳에선 당연히 보행자와 자전거 간 위험한 장면이 더욱 자주 목격됐다.
통행로를 구분지었더라도 직관적이지 않은 도로 설계 역시 지적 사항이다. 실제로 많은 인파가 몰리는 서구 둔산로의 경우 횡단보도에선 붉은색, 겸용도로에서는 짙은 회색으로 자전거길이 조성됐고, A 백화점 앞은 보행로 위에 노란 페인트로 자전거 표식을 나타냈을 뿐이어서 직관성이 떨어졌다.
길바닥이 군데군데 깨지거나 끊겨 통행에 어려움을 주는 구간도 흔했다. 대표적으로 중구 태평로 일원은 모든 구간의 도로가 들뜨거나 균열이 발생한 채로 방치됐다. 횡단보도 경계석의 높낮이를 보완해주는 보조 바닥재도 갖춰지지 않아 바퀴를 타고 지나가기 불편했다.
등하굣길마다 이곳을 지난다는 B(15·대전 태평동) 군은 "도로가 지나치게 울퉁불퉁해서 양발을 페달에 딛고 일어서서 타지 않으면 골반이 지끈지끈 아프다"고 토로했다.
물론 타슈를 이용하는 데 불편한 점만 있었던 건 아니다.
타슈는 지정된 거치대에 주차를 해야만 반납 처리가 진행돼서 다른 개인형 이동수단(PM)과 비교해 불법 주정차 비중이 적었다.
김경익(28·대전 송강동) 씨는 "타슈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삶의 질이 올라갔다"며 "건강도 챙기고, 교통비도 아끼고, 환경도 살리는 자전거 친화정책이 조속히 자리를 잡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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