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레 줄어든 체중, 혹시 병은 아닐까?…관리하려면 ‘이렇게’
꾸준히 운동을 하면서 식사량을 조절하면 체중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그런데 이렇게 특별히 체중 감량을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최근 6~12개월 이내에 체중의 5% 이상이 줄어들었다면 질환이 발병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러운 마음이 들기 마련이다.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를 겪는 원인에는 무엇이 있는지, 특별한 질환이 없다면 어떻게 체중 감소에 대처해야 하는지 알아보자.
갑자기 줄어든 체중, 병일까? 아닐까?…방치하면 건강 해쳐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가 나타나면 병원을 찾아 신체에 이상이 있는지, 최근 영양 상태는 어떤지 전반적인 검사와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우선이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당뇨병 △결핵 △암 △치매 △소화기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이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만큼, 원인 질환을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항생제, 항우울제, 항암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면 △식욕부진 △구토 △소화불량 △구강 건조 △미각 저하 등의 부작용을 겪으면서 체중이 줄어드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의학적 원인이 없는 경우에도 체중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노화와 같은 생리적 요인이나 외로움, 고립 등 사회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감소하고 기초대사량이 줄어들며, 치아 소실로 저작 기능이 떨어지면서 영양 섭취가 불균형해지기 쉽다. 뿐만 아니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체중 감소의 원인을 밝히기 위해 진단과 검사를 받아도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경우가 전체의 약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렇게 특정 질환이 없다고 하더라도, 급격한 체중 감소는 그 자체로도 건강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양 결핍과 전해질 불균형 등이 지속되면 면역력이 약화되면서 감염병 발생 위험이 높아지고, 인지 기능 저하를 가속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체지방뿐만 아니라 근육량과 골밀도가 감소하면서 골다공증, 관절염 등의 근골격계 질환이 발생하거나 낙상으로 인한 골절 위험이 높아지고, 체내 단백질 부족으로 인해 상처의 회복이 늦어지면서 욕창이 발생할 확률도 더욱 높아진다.
뿐만 아니라 체중 감소는 사망률을 높이는 요인이기도 하다. 2023년 국제 학술지 ‘자마 네트워크 오픈(JAMA Network Open)’에 게재된 ‘건강한 노인의 신체 변화와 사망의 연관성’ 연구에 따르면, 노년기 남성의 체중이 5~10% 감소하면 사망률이 33% 증가했으며 10% 이상 감소한 경우에는 무려 289%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여러 질환뿐만 아니라 염증, 호르몬 문제 등으로 인한 식욕 감소가 결국 건강을 해쳐 사망률 저하까지 이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질환 있다면 치료해야…건강하게 체중 늘리려면 식습관 개선과 운동 병행
특정 질환으로 인해 체중이 감소하는 것이 확인됐다면 신속한 치료가 필수다. 암과 같은 질환의 경우 치료가 지연될수록 병의 중증도가 심해지고, 자칫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기 때문. 만약 갑상선 기능 항진증이나 당뇨병과 같은 만성질환이 원인인 경우에는 합병증 예방을 위해서라도 꾸준한 관리와 적절한 치료가 중요하기 때문에 가능한 조기에 진단을 하는 것이 좋다.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부작용이 적은 약물을 복용하면서 질환을 치료하면 서서히 체중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올 수 있다.
만약 질환이 없음에도 지속적인 체중 감소를 겪는다면, 평소 식사량과 섭취 열량, 영양 균형 등을 점검해 보고 식습관을 바꾸는 것이 좋다. 근육량을 유지하면서 체중을 늘릴 수 있도록 △닭고기 △생선 △계란 △두부 등의 고단백 식품이나 영양 밀도가 높은 음식을 자주 섭취하고, 섭취 열량이 지나치게 적은 편이라면 하루 세 끼 식사 외에도 견과류, 과채류 등의 건강한 간식을 추가해 먹는 것이 체중 증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때 한 번에 과도한 양을 먹으면 소화 기능에 무리가 갈 수 있기 때문에, 하루에 총 5~6번 정도 소량씩 나눠 섭취하는 것이 좋다.
영양 결핍이 심한 경우나 고령인 경우에는 식사와 더불어 단백질이나 미네랄 보충제를 추가로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특히 젊은 층에 비해 치아가 약한 고령자는 저작 기능과 연하 능력이 저하되면서 체중 감소가 발생하는 경우도 있는 만큼, 정기적인 치과 검진을 통해 구강 상태를 점검하고 틀니나 임플란트 등의 보철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다만 음식만으로 체중 증량에 나설 경우 체지방만 과도하게 늘어나 비만해질 가능성도 있는 만큼, 근육량 유지와 기초대사량 증가를 위한 운동도 빼놓을 수 없다. 건강상 문제가 없다면 하루 30~60분씩 주 5회 이상 꾸준한 운동을 하는 것이 좋으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병행해 체력과 근력을 모두 개선해 나가야 한다. 이렇게 체중을 늘려 나갈 때는 일주일에 0.5kg씩 증가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며, 충분한 수면과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건강하게 체중을 증량해 나가는 것이 좋다.
안세진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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