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승희, 날카로워진 아이언샷으로 첫승

김지한 기자(hanspo@mk.co.kr) 2024. 6. 16.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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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 한국여자오픈 최종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달성
데뷔 5년 만에 메이저 정상
거리보다 정교함에 초점 맞춰
올해 톱10에 5번 오르며 성장
노승희가 16일 충북 음성 소재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트로피를 들어보이고 있다. 대회조직위

투어 5년 차. 하지만 119개 대회에서 한 번도 우승이 없던 노승희가 '내셔널 타이틀' DB그룹 한국여자오픈을 제패했다. 까다로운 코스에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 메이저 대회에서 1라운드부터 한 번도 선두를 놓치지 않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달성했다.

노승희는 16일 충북 음성군 소재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파72·6756야드)에서 열린 DB그룹 제38회 한국여자오픈 골프선수권대회에서 최종합계 13언더파 275타로 김수지(9언더파 279타)를 4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1~3라운드에서 사흘 연속 68타를 적어내는 안정적인 플레이를 선보인 그는 4라운드에서도 경쟁자들의 추격을 뿌리치고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성공했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한 것은 2006년 신지애 이후 18년 만이다. 신지애가 우승했을 당시에는 3라운드로 열려 노승희는 한국여자오픈 첫 4라운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자로 기록됐다. 18번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넣은 뒤 노승희는 동료와 관계자들의 축하 물세례를 받고 활짝 웃었다.

2019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드림투어 상금랭킹 3위로 2020년 정규투어 풀시드를 확보했던 노승희는 데뷔 5년 만에, 그것도 메이저 대회에서 첫 우승에 성공했다. 투어 3년 차까지만 해도 노승희는 이렇다 할 뚜렷한 성적이 없었다. 상금랭킹 40~50위권을 맴돌던 평범한 수준을 보였다. 그가 조금씩 기량을 나타낸 것은 지난해. KG 레이디스 오픈 준우승 등 톱10에 8번 오르면서 자신감을 얻었다. 이어 올 시즌 12개 대회에서 한 번도 컷 탈락 없이 5차례 톱10에 올라 한층 안정적인 성적을 냈다.

노승희는 스스로 꾸준하게 상승세를 탄 비결로 아이언샷을 꼽았다. 그는 "해마다 전지훈련을 할 때 아이언샷을 잘 쳐야 한다고 생각하고 집중적으로 갈고닦았다"고 말했다. 효과는 그대로 나타났다. 2022년 그린적중률이 68.8%(65위)였던 그는 지난해 73.34%(11위), 올해 75.97%(9위)로 꾸준하게 올랐다. 드라이버샷 평균 거리(233.74야드)는 길지 않지만 자신이 선호하는 방향대로 접근해 서서히 결과를 냈다. 이번 대회가 열린 코스에 대한 자신감도 높았다. 노승희는 2022년 공동 7위, 지난해 공동 9위 등 한국여자오픈이 열린 레인보우힐스 컨트리클럽에서 연이어 톱10에 올랐다. 좁은 페어웨이에 깊은 러프 등 난도 높은 코스로 알려진 골프장에서 유독 강한 면모를 보였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 경쟁을 하는 상황이었지만, 노승희는 자신 있게 맞닥뜨렸다. 노승희는 "많이 경험한 코스라 긴장하지 않았다. 경기를 하다 보니 코스가 재미있었다. 내 플레이에 집중한다는 생각만 했다"고 밝혔다.

김수지 등 공동 2위에 4타 앞선 채로 4라운드를 시작한 노승희는 초반에 위기도 맞았다. 2번홀(파4)에서 연이은 샷 실수로 더블보기를 적어내 경쟁자들의 추격을 허용했다. 1타 차 불안한 선두를 지키던 순간에도 노승희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때 아이언샷이 빛났다. 12번홀(파4)에서 홀과 약 74야드 남기고 시도한 두 번째 샷이 1.8m에 붙어 버디로 연결됐다. 이어 13번홀(파4)에서 또 한 번 날카로운 아이언샷으로 홀 3m에 붙인 뒤 버디 퍼트를 성공하고 타수 차를 벌렸다.

한국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정규투어 우승을 거둔 사례는 2015년 박성현 이후 노승희가 처음이다. 투어 데뷔 후 120개 대회 만에 처음 우승하고 상금 3억원을 번 노승희는 "다른 선수가 우승했을 때 물을 뿌려 주기만 하다 처음 받아본 물세례에 기분이 매우 좋다. 우승 한 번으로 반짝 하는 게 아니라 꾸준하게 빛나는 선수가 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지난해 한국여자오픈에서 준우승했던 김민별은 1타를 줄여 최종합계 8언더파 280타로 단독 3위에 올라 2년 연속 이 대회에서 상위권 성적을 냈다. 장타자 방신실은 최종일에 2타를 잃어 최종합계 5언더파 283타로 공동 5위,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인 홍지원은 1언더파 287타로 공동 10위에 올랐다.

[김지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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