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힙’한 존재들이 모인다”…‘어반브레이크 2024’, 관전 포인트는?
2024년 여름 전세계에서 가장 감각적인 존재들이 한국으로 모여든다. 스트리트 댄스 아티스트 리아킴이 의류 업사이클링과 이를 매개로 한 댄스 퍼포먼스를 펼치고 조지 오웰의 문학작품을 AI기술과 접목하는 등 테크(기술), 음악, 패션, 스트리트 댄스, 브랜드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글로벌 아티스트들과 만나 예술의 경계를 확장한다. 아시아 최대 규모 스트릿&아트(도시거리예술) 페스티벌 ‘어반브레이크 2024’가 다음 달 11~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개최된다.
■ 골라보는 재미, 어떤 곳을 방문해볼까?
올해로 5회를 맞이한 ‘어반브레이크’는 시각예술을 토대로 다양한 문화와 예술을 융합해 주류와 비주류의 경계를 허무는 아트 페스티벌이다. 코로나 등 당시의 시대 상황을 반영하며 트렌드를 이끄는 예술의 장으로 평가 받는 어반브레이크는 올해 참여 갤러리의 수를 대폭 줄이는 한편 단순한 아트페어 형식의 공간 형태를 탈피해 시각, 청각은 물론 후각, 미각, 촉각 등 관객들이 ‘오감만족’을 경험할 수 있도록 편의성을 높인 입체적 공간 속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예술을 통한 Crazy Experience(미친 경험)’을 테마로 한 이번 페스티벌에서 4일간 쏟아져 내리는 대규모의 예술문화 홍수 속 감각적인 콘텐츠가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을 예정이다.
■ 장르 간 경계의 확장…예술의 결합을 이끄는 ‘아트 컬래버레이션’
국내 독보적인 스트리트 댄스 아티스트 리아킴과 거리의 흔적을 사진과 회화, 패션으로 연장하는 작가 오와칠호(OWA-7HO)가 함께하는 의류 업사이클링 프로젝트는 어반브레이크가 야심차게 준비한 프로그램 중 하나이다. 오와칠호는 댄서들의 무대 후 원밀리언 스튜디오에서 잠자고 있던 버려진 의류를 새로운 패션 작품으로 재해석한다. 리아킴은 예술과 환경의 독창적 결합을 창의적인 안무에 담아 영상으로 제작한다. 이는 어반브레이크 전시현장에서 관객 앞에 재현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전시에 앞서 지난 10일 진행된 기자 간담회에서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는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의류 재활용의 개념을 넘어서 시각 예술이 다른 콘텐츠와의 결합으로 예술적 가치와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설적인 그래피티 아티스트 존원(JONONE)은 감성적인 음악의 가수 홍이삭과 음악과 그래피티가 함께하는 공연을 펼친다. 존원은 거리의 낙서를 예술로 승화하며 2015년 프랑스 최고 권위의 명예 훈장인 ‘레지옹 도뇌르’를 수상한 세계적인 예술가다.
이번 어반브레이크에서는 강렬한 색채와 역동적인 에너지를 특징으로 하는 그의 개인전과 홍이삭과의 협업을 통한 새로운 도전을 선보인다. 특히 존원은 어반브레이크와 함께 전남 신안을 해양 생태계로 그림화하는 등 전세계에서 가장 큰 그래피티 성지의 예술섬으로 만드는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김정기 뮤지엄과의 공동 기획전 ‘저스트 드로우 잇(JUST DRAW IT)’ 역시 눈 여겨 볼 만하다. 해당 전시는 만화가 겸 일러스트레이터로 국내외에서 라이브 드로잉의 대가로 불리던 김정기 작가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기념하며 그의 유산을 관객에게 소개한다. 2년 전 우리 곁을 떠난 김정기를 기리며 국내외 동료작가 5명이 참여하는 라이브 드로잉 퍼포먼스 등이 관객에게 감동을 안기고, 그의 유작 ‘눈불토끼’를 모티브로 한 한정판 아이템도 만나볼 수 있다.
■ 내일을 위한 고민, 예술을 통한 연대…환경 특별전 ‘ART FOR TOMORROW’
지난 2022년부터 이어오고 있는 어반브레이크의 ESG(환경·사회적 책무·기업지배구조 개선) 프로젝트 ‘아트 포 투모로우(ART FOR TOMORROW)’는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프로젝트로 확장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댄스 위드 애니멀즈(동물과 함께 춤을, Dance with Animals)’라는 테마로 세계적인 작가 덜크(Dulk)와 2011년생 천재 예술가 니콜라스 블레이크를 비롯한 글로벌 영재 아티스트들이 함께 멸종위기 동물 특별전을 꾸민다.
스페인의 비쥬얼 아티스트 덜크는 내셔널 지오그래픽 앰배서더이자 세계적인 작가로 자연과 동물, 판타지 요소를 조화롭게 어우르는 독특한 스타일로 글로벌 아트씬에서 주목 받는 인물이다.
이번 전시에서 덜크는 ‘바다의 꿈’을 주제로 생태계와 멸종 위기 동물에 대한 아름다움과 취약성을 초현실주의적인 렌즈를 통해 관객에게 전한다. 관객들은 해양생태계를 표현한 덜크의 독특한 작품과 2.5m 대형 조형물 라이브 페인팅을 만나게 된다.
이와함께 전쟁의 아픔을 딛고 우크라이나에서 직접 한국을 찾은 영재 작가 마리아, 소피아와 한국의 조슈아가 참여한 멸종 위기 동물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작품도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예술을 통해 강렬하게 전한다.
■ ‘어반 브레이크 2024’만의 특별한 전시
문학이 과학기술을 통해 예술로 재해석 되는 경험도 할 수 있다. 조지오웰의 소설 ‘1984’와 ‘동물농장’, SF 신간소설 ‘퍼스트 컨텍트’를 소재로 한 ‘AI ART 전시’가 관객과 만난다. 안준 작가가 함께하는 특별전에서는 소설작품 속 구절과 이야기를 AI 기술로 시각화해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세계적인 아트토이 작가 쿨레인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해 쿨레인과 그의 친구들이 함께하는 특별전도 눈길을 사로 잡는다. 쿨레인은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아트토이 디자인과 스토리텔링으로 전세계에서 사랑 받는 작가이다. 전시는 단순한 장난감을 넘어선 개성을 가진 쿨레인과 그의 친구들이 꾸며낸 놀이동산으로 관객들을 초대한다.
현대판 아트 캔버스이자 아트 토이의 시그니처인 ‘베어브릭’의 국내 최대 컬렉션전도 눈여겨 볼 만하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1000%(70cm) 100점, 400%(28cm) 600점, 100%(7cm) 2천여 점 등 다양한 크기의 베어브릭 레어템과 3천여종 이상의 스페셜 컬렉션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2001년부터 발매된 오리지널 컬렉션 전판과 에반게리온, 디즈니 등 ‘애니메이션&캐릭터 존’, 나이키, 리바이스, 스투시 등 ‘브랜드 존’, 배트맨, 아이언맨, 스타워즈 등 ‘시네마 존’ 등 다양한 테마의 아이템이 전시될 예정이다.
■ 거리의 예술, 트렌디함으로 중무장하다
팝과 스트리트 아트를 중심으로 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핵심 구간이다. 먼저 어반 팝 아트&컬처의 진수를 보여주는 ‘팝 컬처 스퀘어’ 전시에는 코테 에스크리바(스페인), 싸이크롬(영국) 등 국내외 팝 아티스트를 한 공간에서 만나 볼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내 최정상 비보이들의 패션 브랜드 ASIWANT의 런칭 파티 및 디스토피아적 세계관을 배경으로 한 떠그클럽의 특별 부스, 12간지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한 메타간지 등 뜨거운 환호를 받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들이 참여해 특별한 공간을 꾸민다.
‘오감만족’이라는 주제에 걸맞게 관객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퍼포먼스와 체험도 준비돼 있다. URBK 스테이지에서는 4일간 최정상 댄서들의 환상적인 무대를 즐길 수 있는 스트리트 댄스 사이퍼, 어반브레이크에서 가장 핫한 퍼포먼스 중 하나인 그래피티 라이브 배틀 ‘더 월 브레이커(The Wall Breaker)’, 관객이 직접 예술가가 돼 그래피티를 그려보는 참여형 디지털 그래피티 프로그램 등이 준비돼 있다.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는 “올해에는 세계적인 예술가들이 먼저 어반브레이크의 문을 두들기는 등 글로벌 아트페스티벌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며 “‘지루한 예술(boring art)’을 지양하는 어반브레이크는 전세계 예술가와 관객들이 한국을 찾아오게 만드는 문화와 예술 융합의 혁신적인 축제 장으로 도약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어 “올해는 이러한 시도의 첫 걸음을 떼는 만큼 많은 것을 느끼고 재미있게 즐겨달라”고 덧붙였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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