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민주당, 방통위 2인체제 합법인정"... 한준호 "참 찌질하고 구차"
이상휘, '방송법 개정안'의 '2인 출석만으로 의결 가능' 표현 문제삼아
한준호 "'가능' 문구에 집착해 여론 호도" VS 이상휘 "허점 찔려 방방 뛴다"
[미디어오늘 박서연 기자]
이상휘 국민의힘 미디어특위 위원장이 더불어민주당이 당론으로 발의한 '방송통신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제안이유에 쓴 “대통령이 지명한 2인의 출석만으로도 의결이 가능하다는 점”을 두고 민주당이 방통위 2인 체제의 합법성을 인정했다고 밝혀 논란이다.
그러자 해당 법안을 대표 발의한 한준호 민주당 언론개혁TF 단장이 “맥락이나 취지는 쏙 빼고 '가능'이라는 문구에만 집착해 여론을 호도하고 있다. 참으로 찌질하고 구차하다”고 반박했다. 이에 이상휘 위원장은 한준호 단장의 발언에 대해 또 “말꼬리 잡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상휘 위원장은 16일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민주당 한주호 의원이 대표 발의한 방통위법 개정안의 제안이유를 보면 '대통령이 지명한 2인의 출석만으로도 의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의결을 위한 의사정족수 도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즉 현행법상으로 '대통령이 지명한 2인의 출석만으로도 의결이 가능하다'고 한준호 의원 스스로 인정했고, 이러한 법률안에 대해 율사들이 즐비한 169명의 민주당 의원들이 정책의총을 통해 찬성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김홍일 방통위원장 탄핵 사유로 주장해 온 2인 체제 위법성이 무너졌다고도 했다. 이상휘 위원장은 “2인체제의 합법성을 인정함으로써 민주당은 그동안 방통위원장 탄핵 사유로 주장하던 중요한 법리 중 하나를 스스로 허물었다”며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방통위 2인 체제를 뒤늦게나마 인정한 데 대해 환영의 뜻을 밝히는 바이다. 아울러 민주당은 하루빨리 방통위원을 추천하여 완전한 방통위 체제 구축에 협조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준호 단장은 말꼬리 잡기라고 비판했다. 이날 한 단장도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고 “참으로 부끄럽고 한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법을 만드는 국회의원이 기본적인 행간의 진의조차 곡해하여 이해하지 못하고, 궤변에 말꼬리나 잡고 있으니, 국민께서 국민의힘을 신뢰하지 못하고, 한숨 쉬시는 것”이라고 했다.
한 단장은 “오늘(16일) 국민의힘 미디어특위는 민주당이 현 방통위 2인 체제의 합법성을 스스로 인정했다는 성명을 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전체 맥락이나 취지는 쏙 빼고 '가능'이라는 문구에만 집착하며 여론을 호도하고 있습니다. 참으로 찌질하고 구차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당 법안의 취지는 최근 법원이 두 차례나 위법성을 지적한 '방통위 2인 체제'의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지난달 23일 서울고등법원은 YTN 우리사주조합과 전국언론노동조합 YTN지부가 방통위를 상대로 낸 '최다액출자자 변경 승인처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 다만 재판부는 방통위가 위원장과 부위원장 등 2인 체제에서 지분 매각 사안을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위법 여지가 있다고 봤다. 또 지난해 12월 서울고등법원은 MBC 대주주 방송문화진흥회 권태선 이사장 해임 결정을 내렸던 방통위에 제동을 걸면서 2인 체제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한 단장은 “'가능'이라는 표현만으로 이를 '합법하다'로 해석하고 있는지 기본적인 문해 능력에 의문을 표하며, 참으로 통탄할 노릇임을 밝히는 바입니다. 기본적인 법리 검토나 이해도 없이 탄핵 사유에 해당하는 잘못된 현행 구조에 대한 비판을 자신들의 면죄부로 삼는 아전인수식 해석에 낯 뜨겁고 부끄러움을 느낀다”며 “어설픈 말장난으로 기형적 방통위 2인 체제를 유지하며 언론을 장악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낸 것과 다름이 없다”고 지적했다.
한 단장의 기자회견에 이 위원장은 재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한준호 의원이 죄 없는 방통위원장 탄핵을 위해 허술한 법안을 내놨다가 허점을 찔리니까 뒤늦게 방방 뛰고 있다”며 “말꼬리 잡는다는 게 무슨 뜻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바쁜 국민들이 행간 씩이나 짐작하고 읽어야 한다는 건지 심히 해괴한 논리다. 애초에 법안을 오해의 소지 없이 똑바로 만들었어야 할 일이다. 입법이 장난입니까! 제대로 하십시오”라고 주장했다.
[관련 기사 : “방통위 2인 체제 문제 있다” 법원 첫 판단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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