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실장 "종부세 폐지·상속세 30% 인하 필요"…7월말 구체화할 듯(종합)

양소리 기자 2024. 6. 16.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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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 세계 2위…OECD 수준으로 인하"
"종부세, 재산세에 흡수하는 방식 바람직"
대통령실 "검토중인 사안…7월 이후 결정"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성태윤 정책실장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해외 직구 정책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4.05.20. photo1006@newsis.com

[서울=뉴시스] 양소리 기자 =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상속세'를 최대 30%까지 내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또 '종합부동산세(종부세)'는 초고가 1주택과 가액 총합이 매우 높은 다주택 보유자에게만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다만 성 실장이 언급한 이 수치가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게 대통령실 공식 입장이다. 대통령실은 세수 효과, 지방 재정 영향 등을 고려한 뒤 7월 말 정부가 발표할 세제 개편안에 관련 내용을 확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야당 반발과 여론의 동향까지 살펴보려는 의도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전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세제의 전면적인 개편을 언급했다.

그는 먼저 상속세와 관련해 "전면적인 개편이 필요한 시기가 왔다고 생각한다"며 "최대한 30% 내외까지 일단 인하하는 것에 대해서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상속세는 세계 2위 정도 되는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최소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적인 수준으로까지 인하는 필요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보다 구체적으로 "OECD 평균이 26.1% 내외로 추산이 된다"며 "따라서 최대한 30% 내외까지 일단 인하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상속세 비과세 규모가 5억원인 부분도 문제라며 "일괄 공제(금액) 자체가 너무 오래전을 기준으로 결정됐다"고 했다.

그는 "예를 들어 서울에서 아파트 한 채 정도 물려받는데 이거를 과도하게 상속세 형태로 내는 부담은 갖지 않는 수준 정도로 만들어야 되지 않나"고 덧붙이며 "그래서 과세 체계의 과세 표준, 그다음에 세율 조정을 해야 될 것 같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특히 우리나라의 상속세가 기업의 가업 승계에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대주주 할증까지 존재하는 상황에서 60% 세금을 내게 되면 상당한 부담이 될 가능성이 있다"며 "실제로 또 많은 국가들에서는 이 세금을 자본이득세 형태로 전환하고 있다"고 했다.

성 실장은 "많은 국가들이 상속세 부담을 줄이거나, 아예 폐지하는 움직임들이 일어나고 있다. 캐나다, 스웨덴, 노르웨이, 체코 같은 국가들에서는 상속세가 폐지가 되어 있는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영국, 덴마크 등 상속과 관련해 세금을 유지하는 국가들 역시 '유산취득세'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유산취득세 형태로 변화시키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산세는 상속인들에게 상속재산을 분할하기 이전에 피상속인이 남긴 재산 총액에 과세를 하는 반면 유산취득세는 상속인 각자가 상속받은 재산에 대해 과세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누진세율이 적용되는 상속세와 달리 유산취득세는 과세표준을 낮추는 효과가 있어 상속인의 세 부담이 낮아진다.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잠수교에서 서울 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정부가 종합부동산세 폐지 등에 대한 검토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4.06.02. scchoo@newsis.com


한편 종합부동산세(종부세)와 관련해서도 성 실장은 "전반적으로 아예 재검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사실상 폐지'를 거론했다.

성 실장은 종부세가 "주택가격 안정 효과는 미미한 반면에 세 부담이 임차인에게 전가될 수 있는 요소가 상당히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실제로는 다주택자들이 전월세를 공급해 주고 있는 분들"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저가 다주택을 가진 분들의 세 부담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것 역시 그렇게 바람직한 방향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다주택자라고 해도 보유주택의 가액 총합이 아주 높지 않은 분들은 종부세를 폐지해 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성 실장은 또 "종부세 같은 경우에는 지방 정부의 재원 목적으로 지금 활용을 하고 있는데 사실 원래 재산세가 그런 기능을 담당을 하고 있다"며 "필요시 재산세에 일부 흡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다만 "다만 종부세를 당장 전면 폐지하면 세수 문제가 있으므로 ‘사실상’ 전면 폐지가 바람직하다"고 했다.

일반적 주택 보유자와 보유한 주택의 총합이 아주 높지 않은 다주택자에는 종부세를 부과하지 않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초고가 1주택 보유자, 혹은 보유한 주택의 총 금액이 아주 높은 다주택자는 계속 종부세를 내는 방안이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출입기자들과 만나 7월 말, 늦어도 8월 초 발표할 정부의 세제개편안에 상속세 인하, 종부세 사실상 폐지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 실장이 언급한 상속세를 30%까지 낮추는 방안은 "여러 대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그는 "상속세, 종합부동산세(종부세) 폐지 등 여러 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 세수효과, 적정 세부담 수준,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 등을 고려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한 다음 7월 이후에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편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도 정부와 관련 논의를 진행하는 중이다.

지난 12일 송언석 특위위원장은 "지난 문재인 정부 동안 부동산정책의 계속된 실패로 인해 종부세 부담이 중산층까지 늘어났다"며 "충분한 논의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공약이기도 했던 세제 정상화를 실현하고, 중산층 부담을 완화해 민생을 살리는 개편 방안을 마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ound@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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