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 이태원 참사 분향소, 참사 500일 하루 앞두고 이전

새로운 분향소, 을지로 부림빌딩서 11월 초까지 운영
오세훈, 전날 분향소 찾아 “다시 한번 깊은 위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15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10.29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태원 참사 합동 분향소가 서울광장에 설치된 지 499일, 약 1년 4개월 만인 16일 공식적으로 운영을 종료했다.

이날 서울시에 따르면 시와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유가협)’ 및 시민대책회의의 합의에 따라 서울광장에 설치됐던 합동 분향소는 시청 인근 중구 을지로 1가 부림빌딩 1층 실내에 마련된 분향소로 위치를 옮기고, 이날부터 11월 2일까지 한시적 운영에 들어간다.

유족들은 이날 오후 서울광장 분향소에 있던 희생자들의 영정사진을 들고 광장을 한 바퀴 돌아 새 분향소로 향했다. 이정민 유가협 운영위원장은 개소식에서 "녹사평, 서울시청 분향소까지의 기간이 전반기 투쟁이었다면 지금부터 진상규명이 되는 날까지 우리의 후반기 투쟁이 될 것"이라며 "진상규명을 하고 책임자를 처벌해 대한민국에 더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우리가 최선을 다해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서울광장 분향소에서는 유족 측이 여러 행사를 하며 마지막 24시간을 함께 했다. 참사 희생자 159명의 이름을 부르는 행사와 4대 종단 추모의식, 운영 종료식을 끝으로 기존 분향소는 운영을 마쳤다.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은 전날인 지난 15일 이태원참사 분향소 이전 행사에 참석해 묵념과 분향을 끝내고 유가족 한 명씩 손을 잡거나 끌어안으며 머리 숙여 위로의 말을 전했다. 오 시장은 "다시 한번 깊은 위로와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진작 찾아뵙고 말씀을 나누고 싶었는데 경위가 어떻든 자주 못 뵌 것은 다 저희의 불찰"이라고 말했다.

서울광장 앞 분향소는 참사 100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2월 4일 설치됐다. 시는 이를 불법 시설물로 보고 자진 철거를 요구, 변상금을 부과하는 등 유가족 측과 갈등을 빚기도 했으나 논의 끝에 최근 이전에 합의했다. 시와 유가족 사이에 분향소 이전 등과 관련해 54차례 협의가 이뤄졌다.

유가족 측은 서울광장 점유에 따라 부과되는 변상금을 납부할 예정이다. 이번에 납부하는 변상금은 2차 변상금으로 유가족 측은 참사 1주기를 앞둔 지난해 10월 22일 지난해 4월 초까지 발생한 변상금 2900만 원을 납부한 바 있다. 다만, 2차 변상금 규모는 공개하지 않기로 유가족 측과 합의했다고 시는 설명했다.

유가족 측은 우선 새로운 분향소를 11월 2일까지 ‘기억·소통 공간’으로 운영하며 추후 분향소 운영을 위해 시 등과 논의를 거칠 예정이다.

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