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시설 옛말 … 화장장·교도소 유치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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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님비(혐오 시설 기피) 현상으로 인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기피 시설들이 이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했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기피 시설로 인식돼왔던 사회적 공공 시설 유치 경쟁은 지방 소멸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1990년대만 해도 님비 현상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였지만 결국 소멸 위기 때문에 이제는 지방의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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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추모공원 용지 공모에
연일읍 등 7개 마을 뛰어들어
지방소멸 위기 청송군도
여성 교도소 유치에 적극 나서
과거 님비(혐오 시설 기피) 현상으로 인해 주민들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던 기피 시설들이 이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탈바꿈했다.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역 간 유치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각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경북 포항시는 추모공원 용지 선정에 7개 마을이 유치에 뛰어들었다. 7개 마을은 구룡포읍 1곳, 연일읍 1곳, 동해면 1곳, 장기면 2곳, 청하면 1곳, 송라면 1곳이다. 포항시는 지역 화장장이 포화상태에 이르자 33만㎡ 용지에 화장 시설, 장례식장, 봉안 시설, 자연 장지, 공원 등을 갖춘 추모공원을 2028년까지 건립할 예정이다. 유치 경쟁이 벌어진 건 포항시의 파격적인 인센티브와 함께 경제적 혜택이 클 것이란 인식 때문이다.
포항시는 추모공원 용지로 선정된 마을에 40억원의 주민지원기금을 지원하고, 화장 시설 사용료 징수액 20%를 30년간 지원할 예정한다. 여기에다 주민 일자리를 제공하고 유치 지역 해당 읍·면에도 주민지원기금 80억원과 45억원 규모의 주민 편익·숙원 사업을 진행한다. 기피 시설이란 이미지를 벗기 위해 포항시가 장사 시설을 20%, 공원 시설을 80%로 조성하기로 한 점도 설득력으로 작용했다. 포항시추모공원건립추진위원회는 조만간 주민 의견을 종합해 용지를 선정할 계획이다. 포항시 관계자는 "신청한 마을뿐만 아니라 해당 읍·면 주민이나 자생 단체가 긍정적인 신호를 주면 건립추진위원회가 더 많은 점수를 줄 수도 있다"며 "이제는 기피 시설이 아닌 자랑거리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화장장 최종 용지를 선정한 경남 거창군도 유치 경쟁이 뜨거웠다. 거창군에서도 화장장 건립에 9개 마을이 신청서를 내 남하면 대야마을 일대가 최종 용지로 선정됐다. 이 마을은 주민 97%가 동의했다. 거창군도 유치 지역에 대해 파격적인 혜택을 제시했다. 유치 지역에 60억원 규모의 주민 성과급과 화장장 수입의 20%를 10년 동안 지원하기로 했고, 해당 지역에는 부대 시설 운영권과 주민 일자리를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군이 추진하는 화장 시설은 3만㎡ 규모로 시설 전체를 공원으로 꾸밀 예정이다.
화장장 이외에도 과거 기피 시설로 꼽혔던 교도소도 이제는 유치 대상이다. 인구가 2만명에 불과한 기초단체인 경북 청송군이 가장 적극적이다. 청송군에는 교도소가 4곳이나 있어 전국에서 교도소가 가장 많지만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여성 교도소 유치에 나서고 있다. 이를 위해 청송군은 지난해 195억원을 들여 진보면 일대 3540㎡ 규모 용지를 매입해 '교정 빌리지'를 짓고 여성 교정 공무원들을 위한 숙소로 무상 임대한다는 계획도 세워놨다.
허창덕 영남대 사회학과 교수는 "그동안 기피 시설로 인식돼왔던 사회적 공공 시설 유치 경쟁은 지방 소멸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라며 "1990년대만 해도 님비 현상이 우리 사회의 가장 큰 문제였지만 결국 소멸 위기 때문에 이제는 지방의 새로운 사회현상으로 등장했다"고 말했다.
[포항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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