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그라운드 홈런+하영민 7⅓이닝 QS+ 역투, 키움 7-2 승리 '두산전 홈 9연패' 탈출 [고척 현장리뷰]

고척=김동윤 기자 2024. 6. 16.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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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고척=김동윤 기자]
키움 하영민이 16일 고척 두산전에서 역투하고 있다.
키움 이원석이 16일 고척 두산전 3회 말 1사 만루에서 좌전 2타점 적시타를 치고 있다.
키움 히어로즈가 베테랑들의 알토란 같은 활약에 힘입어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그중에서도 압권은 활화산 같던 두산 베어스 타선을 단 2안타로 잠재운 선발 투수 하영민(29)의 역투였다.

키움은 16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총 1만 3184명)에서 두산 베어스에 8-2로 승리했다.

이로써 4연패에서 탈출한 키움은 27승 41패로 한 주의 끝을 승리로 마무리했다. 연승이 '3'에서 끊긴 두산은 40승 2무 31패를 기록했다. 또한 키움은 2023년 6월 25일부터 시작된 두산전 홈 9연패를 끝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고척 두산전 마지막 승리는 2023년 6월 24일 4-2 승리였다. 당시 승리 투수는 아리엘 후라도.

선발 투수 하영민의 활약이 빛난 경기였다. 하영민은 7⅓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5승(3패)째를 챙겼다. 1회 17개의 공을 던지며 고전한 것을 제외하고는 이후 한 이닝당 15구를 넘기지 않으면서 8회까지 공 85개를 던지는 짠물 투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48㎞의 직구 40구와 슬라이더 18구, 포크 14구, 커브 12구, 체인지업 1구를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압도했다. 여기에 7회 이용규의 점프 캐치 등 야수들의 도움도 받으면서 하영민은 2014년 6월 20일 목동 SK전 6⅓이닝 3실점 이후 한 경기 최다 이닝을 기록했다. 개인 첫 퀄리티스타트 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였다.

베테랑 야수들의 공·수 활약도 돋보였다. 경기 전 홍원기 감독은 이원석(38)과 최주환(36)을 선발 라인업에 배치하면서 "베테랑 선수들이 좀 해결해 주길 바라는 마음이 없다고는 못하겠다"며 "우리 팀에 어린 선수들이 라인업에 기용되는데 이용규, 최주환, 이원석 등 베테랑도 잘 맞물려야 팀이 좋은 방향으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령탑의 기대가 100% 충족된 경기였다. 이원석은 결승 2타점 적시타 포함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3출루에 성공했고, 최주환은 동점 홈런 포함 3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으로 팀이 꼭 필요한 순간마다 점수를 뽑아냈다. 개인 첫 그라운드 홈런을 통해 경기 초반 분위기를 뒤집은 김혜성은 3타수 2안타(1홈런) 2볼넷으로 이날 고척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한편 두산은 국내 에이스 곽빈이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4볼넷 4탈삼진 6실점으로 일찌감치 무너지며 6패(5승)를 기록했다. 타선은 상대 선발 하영민에게 총 4안타로 묶인 가운데 양석환이 4타수 1안타 2타점으로 분전했다.

두산 곽빈이 16일 고척 키움전서 마운드에 내려오며 아쉬워하고 있다.
키움 김혜성(가운데)이 16일 고척 두산전 1회 말 그라운드 홈런을 위해 홈 베이스로 뛰어들고 있다.

이날 키움은 이주형(우익수)-로니 도슨(좌익수)-김혜성(2루수)-송성문(3루수)-이원석(지명타자)-김건희(포수)-이용규(중견수)-이재상(유격수)-최주환(1루수)로 타선을 구성했다. 선발 투수는 하영민.

이에 맞선 두산은 헨리 라모스(우익수)-허경민(3루수)-양의지(포수)-김재환(좌익수)-양석환(1루수)-강승호(지명타자)-전민재(2루수)-박준영(유격수)-조수행(중견수)으로 타선을 꾸렸다. 선발 투수는 곽빈.

선취점은 두산의 몫이었다. 1회 초 허경민이 볼넷, 양의지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김재환이 1루 땅볼로 주자를 한 베이스씩 더 진루시켰다. 양석환은 2사 2, 3루 찬스에서 하영민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우전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키움은 김혜성의 빠른 발로 맞불을 놨다. 1회 말 2사에서 김혜성은 곽빈의 공 4개를 지켜본 뒤 한가운데 몰린 시속 150㎞ 직구를 통타해 중앙 담장 상단을 직격하는 장타를 때려냈다. 순식간에 3루에 도달한 김혜성은 잠시 멈춰서나 싶더니 아직 중계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은 걸 확인하고 홈까지 내달렸다. 내야수의 송구가 포수 양의지에게 정확히 닿았지만, 양의지가 공을 놓치면서 그라운드 홈런이 만들어졌다. 김혜성의 개인 통산 첫 그라운드 홈런이자 커리어 첫 한 시즌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올 시즌 두 번째이자 KBO 리그 통산 96번째 그라운드 홈런으로 히어로즈 구단 역사에서도 2022년 8월 25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야시엘 푸이그 이후 두 번째 기록이었다.

베테랑 최주환도 홈런으로 힘을 보탰다. 키움이 1-2로 뒤진 3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최주환은 곽빈의 시속 150㎞ 직구를 통타해 우측 담장을 크게 넘겼다. 비거리 115m의 시즌 5호 포. 4월 14일 고척 롯데전 이후 63일 만에 홈런포였다.

키움 최주환이 16일 고척 두산전 3회 말 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키움 이용규가 16일 고척 두산전 7회 초 점프 캐치로 강승호의 타구를 잡아내고 있다.

뒤이어 이주형과 도슨이 연속 안타로 출루했고 송성문이 볼넷을 골라 나가면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키움 베테랑들의 끈질긴 승부가 인상적이었다. 이원석은 0B2S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4개의 공을 걷어낸 끝에 8구째 커브를 걷어 올려 좌전 2타점 적시타로 연결했다. 키움의 3-2 리드. 또 다른 베테랑 이용규는 0B2S의 불리한 볼 카운트에서 볼넷을 골라 나갔다. 후속타 불발로 추가 득점은 나오지 않았지만, 곽빈은 3회에만 46개의 공을 던져야 했다.

곽빈은 끝내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5회 말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스트레이트 볼넷, 송성문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다. 이원석과 또 한 번 9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내줬고 김강률과 교체됐다. 구원 등판한 김강률이 김건희에게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곽빈의 최종 성적은 4이닝 7피안타(2피홈런) 4볼넷 4탈삼진 6실점이 됐다. 투구 수는 총 106구(직구 36구, 슬라이더 30구, 체인지업 23구, 커브 17구). 최고 구속은 시속 152㎞였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키움의 흐름이 이어졌다. 6회 초 선두타자 라모스가 김혜성의 포구 실책으로 출루했으나, 허경민의 타구를 김태진과 김혜성이 병살로 돌려세워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았다.

키움은 6회 말 이주형, 김혜성이 볼넷, 이원석이 우전 안타로 출루해 만들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한 점도 뽑지 못했다. 하지만 7회 초 강승호의 타구를 중견수 이용규가 담장에 부딪히는 점프 캐치로 잡아내 분위기를 가져왔다. 이용규는 7회 말 선두타자로 나서서는 우익선상 3루타를 치고 최주환의 중견수 뜬 공 타구에 홈을 밟아 추가점을 내면서 그 분위기를 이어갔다.

8회 2루타로 출루한 김혜성을 김재현이 중전 1타점 적시타로 홈으로 불러들이면서 키움은 8-2로 앞서갔다. 이후 두산은 김성민, 김성현을 상대로 한 점도 만회하지 못하면서 연승행진을 3에서 마무리했다.

고척=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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