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맞춤 신약 개발"… BMS, R&D 확대
궤양성 대장염 등 효과 검증
40여개 병원서 임상 50건 진행
기적의 항암제 아베크마도 추진
한국이 글로벌 임상시험의 주요 무대로 떠오르면서 다국적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을 위해 국내 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어난 가운데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적극적인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BMS는 국내 임상시험을 통해 최근 2년간 가장 많은 신약을 출시하며 우리나라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오랜 기간 임상 분야에서 연구개발(R&D) 역량을 쌓아온 BMS는 소아 백혈병 등 미충족 수요가 높은 분야에서 더 많은 치료제를 선보일 계획이다.
16일 글로벌의약산업협회(KRPIA)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사가 국내 임상시험에 투입한 R&D 금액은 2018년 약 4700억원에서 5년 만에 약 8200억원으로 70% 이상 증가했다. 고도화된 보건 체계와 탄탄한 의료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춘 도시로 서울이 주목받으면서 신약 개발의 지렛대로 한국을 찾는 다국적 제약사가 늘어난 영향이다. KRPI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진행된 임상시험 660건 중 약 60%가 다국적 제약사 주도로 이뤄졌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에게 지원된 임상시험용 의약품 가치는 3000억~4000억원에 달한다.
여러 제약사 중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한국BMS제약이다. 한국BMS제약은 2022년부터 2023년까지 한국에 총 6개 신약을 출시했다. 이는 동 기간 최다 수치로, 세계 최초 신약인 폐색성 비대성 심근병증 치료제와 계열 내 최초인 중증 판상 건선, 궤양성 대장염, 급성 골수성 백혈병 등의 치료제가 포함돼 있다. 모두 우리나라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한 의약품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BMS의 신약 6종은 단순히 가이드라인에 따라 출시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임상에 한국을 포함시켜 국내 환자들에게 실제로 치료 효과가 있는지 검증한 뒤 도입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희귀·중증 질환 유병률이 상승하고 있어 앞으로 임상시험 시장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약 임상시험의 확대는 각종 질환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치료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현재 한국BMS제약은 국내 40여 개 병원과 손잡고 약 50건의 글로벌 1~3상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는 성인에 비해 환자 등록과 관리, 프로토콜(시험 설계)이 까다롭다는 등의 이유로 외면받는 소아 환자들이 주요 대상자로 포함돼 있다. 특히 소아 백혈병 분야에서 10년 가까이 임상시험을 이어오며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기존에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허가됐던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 '다사티닙'의 적응증을 소아 환자에게로까지 확대한 것이 꼽힌다.
한국BMS제약은 치료 선택지에 대한 미충족 수요가 여전히 남아 있는 쇼그렌 증후군과 전신 홍반 루푸스에 대해서도 임상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쇼그렌 증후군은 인체 밖으로 액체를 분비하는 외분비샘에 림프구가 침범해 침과 눈물 분비를 줄이고 해당 부위를 건조하게 만드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장기나 관절, 피부 등 다양한 부위에 염증을 일으키는 전신 홍반 루푸스 역시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이다.
한국BMS제약은 기적의 항암제로 불리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 개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그 일환으로 올해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5곳과 '아베크마' 임상시험에 돌입할 계획이다. 아베크마는 다발성 골수종 분야의 CAR-T 치료제다. CAR-T 치료제는 림프종, 백혈병 등 혈액암에서 높은 약물 반응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더딘 치료 경과에 좌절하는 골수종 환자들에게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BMS제약 관계자는 "보다 많은 국내 환자를 위해 다수 임상을 유치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과학을 통해 환자들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비전하에 미충족 수요가 높은 중증·희귀 질환 분야에서 혁신적인 치료제를 빠르게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심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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