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본회의’ 원 구성 압박하는 야당···뾰족한 수 없는 여당
22대 국회가 개원한 지 보름이 지났지만 여야의 원 구성 협상은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대치가 장기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17일 본회의를 열고 남은 7개 상임위원회의 위원장을 선출해 원 구성을 마쳐야 한다고 힘으로 압박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미 11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선출한 민주당에 원 구성 백지화와 공개토론을 요구했지만 뾰족한 타개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오는 17일 남은 7개 상임위의 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앞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14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월요일(17일)엔 꼭 본회의를 열어 7개 상임위 구성을 완료할 수 있도록 해주길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원 구성 협상에 계속 임하지 않으면 단독으로 상임위원장 선출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다. 강유정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국회에서 진행한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에 7개 상임위 위원장 몫을 맡겼더니 가동 중인 11개 상임위를 백지화하라고 한다”며 “억지도 이런 억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나머지 7개 상임위의 위원장을 (단독으로 선출) 해야 한다면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앞서 정해진 11개 상임위에 대한 원 구성을 전면 백지화하고 원내대표 간 공개토론을 하자며 맞대응하고 있다. 박준태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이재명 대표 구속’을 막기 위한 방탄 활동이 아니라면 공개토론을 피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본회의 소집 요청에 대해 “국회법상 본회의는 여야가 합의해야 하고 목요일에 해야 한다”며 “민주당의 일방적인 말이라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지난주에 이어 이번주도 상임위 등 의사일정을 보이콧하는 한편 의원총회를 열고 원 구성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17일에는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열고 보건복지부와 의료계 휴진 사태를 논의하는 등 특위를 가동해 상임위 공백을 메우겠다는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주의를 비판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대응책은 찾지 못하고 있다. 입법권이 없는 특위 무용론만 부각되는 양상이다. 지난 12일 재난안전특위에서 정부 측은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북한의 대남 오물풍선 피해 지원을 두고 “국회에서 지원 근거를 만들어달라”며 “민방위기본법 개정안을 빨리 통과시켜줘야 한다”고 했다.
소수 여당이어도 개혁 이슈를 주도해 거대 야당이 동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유도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을 찾아볼 수 없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거대 야당의 폭주’ 프레임만 강조한 채 야당이 주도하는 법안에 대통령 거부권을 건의하고 의사일정에 참여하지 않는 식으로 수동적 태도만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전 의원은 통화에서 “이럴수록 수도권 특위, 중도층 특위를 만들어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위해 일하지만 우리는 굵직한 민생 현안을 챙긴다고 나서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이 채 상병 특검법 등을 추진하는 국면에서 국민의힘으로선 의사일정을 무기한 불참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이 청문회와 현안질의를 예고하며 정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상황에서 여당이 정부를 방어하지 못한다는 비판에도 직면했다.
이에 국민의힘 내부에선 남은 7개 상임위 위원장은 가져와야 한다는 타협론이 나온다.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차지한 11개 상임위에 들어가 대응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된다. 국민의힘이 다음달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상임위에 복귀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은 17일을 예고했지만, 정치권에선 20일 남은 7개 상임위 위원장 선출을 위한 본회의가 열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우 의장이 주말까지 상황을 지켜본 뒤 매주 목요일에 본회의를 개의해야 한다는 국회법 규정에 따라 목요일인 20일 본회의를 소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 의장은 이날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기억소통 공간 개소식에 참석한 뒤 기자들에게 “여야 간 협의를 지켜보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손우성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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