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쏘는 남도의 맛 홍어, 인류유산 될까?…신안·목포·나주 등재 추진
‘홍어’는 전남과 광주를 대표하는 음식 중 하나다. 홍어는 숙성 시켜 먹는 유일한 생선인데 톡 쏘는 맛이 별미로 꼽힌다. 남도에서는 결혼이나 회갑 등 잔칫상에 빠지지 않고 올랐다.
잘 익은 김치와 삶은 돼지고기, 삭힌 홍어를 함께 먹는 ‘홍어 삼합’이 유명하다. 요즘은 쏘는 맛이 덜한 숙성하지 않은 ‘신선 홍어’를 찾는 사람들도 많다.
전남지역 지방자치단체들이 공동으로 지역의 대표 식문화로 꼽히는 홍어를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으로 등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전남 신안군과 목포시·나주시는 16일 “‘홍어 식문화 유네스코 인류 무형유산 등재 공동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들 지자체들은 협의체를 구성해, 홍어잡이와 유통, 음식 등 홍어와 관련된 자료 공유와 학술연구 등을 함께 하기로 했다.
홍어는 신안 흑산도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흑산도에서는 전통적인 주낙 방식으로 홍어를 잡는다. 1980년대부터 미끼를 끼우지 않은 낚싯바늘 450개를 줄에 매달아 바다에 집어넣어 어획하는 방식으로 변했다.
흑산 홍어잡이는 2021년 국가 중요어업유산으로 지정됐다. 흑산도에는 어선 16척이 전통 방식으로 홍어를 잡고 있다.
흑산도에서 잡힌 홍어는 목포와 나주에서 팔린다. 목포는 흑산도에서 가장 가까운 육지 항구다. 홍어를 손질해 파는 상가들이 밀집해 있는 목포시는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으로도 홍어를 준비했다.
내륙 도시인 나주시도 홍어로 유명하다. 영산강 하굿둑이 생기기 전까지 배가 드나들었던 나주 영산포 인근에는 홍어를 판매하는 식당이 즐비한 ‘홍어 거리’가 있다. 흑산도에서 영산포까지는 뱃길로 5일 넘게 걸렸는데 이때 홍어가 자연스럽게 숙성되면서 영산포가 홍어 음식을 대표하는 곳이 됐다.
이들 지자체는 지난 4월 ‘홍어 식문화’에 대해 국가문화유산 지정 신청서도 제출했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홍어를 먹는 문화는 선사시대부터 현재까지 오랜 기간 이어졌고 특히 삭힌 홍어는 외국에서 볼 수 없는 한국만의 고유한 특수성을 가지고 있다”면서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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