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걸릴 수 있는 온열질환, 증상 발생 초기 대응 중요

누구나 걸릴 수 있는 온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수분섭취와 야외활동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사진제공｜고려대구로병원

더워진 날씨로 인해 온열질환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높은 습도로 인해 당분간 일부 지역의 체감온도가 31도 넘게 오르는 무더위가 계속될 것이라는 예보도 나오고 있다.

우리 몸은 뇌의 시상하부에 의해 체온을 조절하고 유지한다. 높은 온도에 장기간 노출되거나 혹은 격렬한 활동을 하면 체온 조절에 실패하여 매스꺼움, 구토, 두통, 무기력, 어지러움, 근육경련 등과 같은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심한 경우는 섬망, 운동 실조, 발작, 의식 저하, 응고 장애, 다장기 부전 등 생명을 위협하는 심각한 합병증까지 유발한다.

여름철, 뜨거운 환경에 의해 발생하는 급성질환을 온열질환이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온열질환으로 진료를 본 환자는 2만1325명으로, 2021년의 1만3651명과 비교해 56%가량 증가했다.

온열질환의 종류는 열사병, 열탈진,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이 있다. 이중 열사병과 열탈진은 신속한 조치 없이 방치할 경우 생명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특히, 어린이나 고령자, 야외근로자, 고혈압, 심장병이나 당뇨, 뇌졸중 등의 만성질환자는 온열질환에 더욱 취약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열사병은 체온을 조절하는 중추신경이 외부 열 자극을 견디지 못해 그 기능을 상실한 것이다. 40도 이상의 고열과 의식 상태 변화가 특징이다. 맥박이 강하고 빠르며 심한 두통과 오한, 빈맥, 의식 저하 등의 증상이 동반한다. 심한 경우에는 다발성장기손상 및 기능장애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도 있다. 생명을 위협하는 긴급 상황으로 치사율도 높아 온열질환 중 가장 위험한 질환이다.

열사병은 무엇보다 빠른 응급처치가 중요하다. 우선 구급차를 부르고, 응급시설이 잘 갖추어진 병원에 최대한 빨리 환자를 옮겨야 한다. 구급차가 오기 전까지 환자를 시원한 장소로 옮겨 옷을 느슨하게 하고, 체온을 낮추기 위해서 환자의 몸에 시원한 물을 적셔 부채나 선풍기 등으로 몸을 식히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만약 부채나 선풍기 등이 없다면 젖은 수건이나 시트로 환자의 몸을 덮어 주거나 얼음을 환자의 목 주변, 겨드랑이, 허벅다리 안쪽 등에 놓아서 체온을 떨어트리는 것도 방법이다.

만약 협조가 되는 경우 수분 공급을 위해 물 혹은 스포츠음료 섭취를 시도해 볼 수 있으나, 협조가 되지 않는 경우 무리하게 수분을 섭취하게 하는 것은 오히려 위험할 수 있다.

열탈진과 열경련은 땀을 많이 흘리는 상황에서 수분과 염분이 적절히 공급받지 못해 발생한다. 시원한 곳에서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수분 섭취와 염분의 공급을 통해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근육경련이 오는 열경련은 경련이 일어난 부위에 마사지해주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열사병이 아닌 온열 질환들도 증상이 1시간 넘게 지속되는 경우 의료기관에 내원하여 적절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

박성준 고려대구로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여름철에는 야외 활동을 앞둔 경우 일기예보에 관심을 두는 것이 좋다”며 ”야외활동 시 충분히 수분을 섭취하고, 꽉 끼지 않는 편안한 복장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뜨거운 환경에 장시간 노출해 쓰러진 경우 의식이 있다면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충분한 수분 섭취와 회복 경과를 관찰하고, 의식이 흐리다면 열사병일 수 있으니 최대한 빨리 응급실로 옮겨 진단과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