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가정신으로 끊임없이 혁신...LVMH가 꾸준한 사랑받는 비결”
AI기술보다 인간 창의력이 중요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 원한다면
무엇이든 도전하는 정신 갖춰야
세계 최대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에서 오픈이노베이션을 총괄하는 레티시아 로슈 그르네 부사장은 지난 14일 매일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시대 흐름에 따라가는 기업가 정신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무역협회(KITA)가 주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페어 ‘넥스트라이즈’에 참가하기 위해 서울을 방문했다.
그르네 부사장은 명품 업계에 20년 이상 몸담으며 까르띠에, 프레드 주얼리, 로레알 등 럭셔리 브랜드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지난 2016년 LVMH 내에 오픈이노베이션 팀을 새로 만들고 그룹 내 75개 브랜드 간 협업과 혁신을 촉진하는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다.
그르네 부사장은 “오픈 이노베이션 팀은 LVMH 내에서 매우 큰 역할을 하고 있으며, 누구든지 꿈꾸는 것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을 하고 있다”며 “각 브랜드의 DNA를 존중하면서 그들의 혁신 전략을 돕는다”고 설명했다.
LVMH는 루이비통, 디올, 티파니 등 수많은 개성 넘치는 명품 브랜드를 아우르는 세계 최대의 명품그룹이다. 그르네 부사장은 각각 고유한 정체성을 가진 브랜드들이 모두 공유하는 가치로 ‘기업가 정신’을 꼽았다.
그는 “대표적으로 루이비통과 같은 브랜드는 몇백년의 강력한 유산을 가지고 있고, 이것이 브랜드 가치의 핵심”이라며 “이와 동시에 ‘맥박을 짚는다’는 표현처럼 시대의 흐름에 맞춰 열린 자세로 변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양성을 추구하며 많은 시도를 거듭하고 육성해 다양한 방향으로 뻗어갈수록 소비자들이 원하는 브랜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르네 부사장은 “티파니의 경우 챗봇 AI를 활용하고 개인화된 맞춤식 고객경험을 제공하는 등 대대적인 개선이 있었다”며 “패션에선 판매 예측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주얼리를 3D 뷰어를 통해 가상으로 착용해보는 서비스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 스타트업인 마크 비전과도 루이비통, 티파니, 불가리아 등 여러 브랜드가 협력해 진품이 아닌 위조상품을 가려내고 있다”고 했다.
이처럼 다방면에서 최첨단 기술을 활용하고 있지만 LVMH의 힘은 사람의 창의력에서 나온다는 것이 그르네 부사장의 생각이다. 그는 “LVMH는 기술회사가 아니라 럭셔리 브랜드 회사이기 때문에 AI는 목표가 아닌 하나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며 “AI는 창의성을 증대시키는 도구일 뿐, 인간을 대체하는 것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를 들어 사람이 보석을 디자인하면 AI를 활용해 순식간에 3D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인간의 창의성과 기술이 혼합해 훨씬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인재를 키우는 것 또한 혁신의 중요한 요소”라며 “각자 다른 배경의 실무자들이 한 공간에 모여서 지식을 공유하고, 다양한 프로젝트와 사람을 연결해 혁신을 촉진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작은 브랜드들도 성공을 위해선 ‘감히(dare)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정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업가 정신뿐만 아니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지속가능성도 LVMH의 주요 가치 중 하나다. 그르네 부사장은 “LVMH는 1992년부터 환경 관련 부서를 두고 지속가능성을 중시하고 있다”며 “우리 제품은 모두 자연에서 오기 때문에 생태계를 유지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고 했다.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고 싶은 기업에 대해선 “시작부터 세계 시장을 노리고 뛰어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르네 부사장은 “모든 회사들이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탄생하는 건 아니며 한국 시장에 특화된 기업들도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하기 위해선 DNA부터 달라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감히 도전할 수 있고 새로운 곳을 가볼 수 있는 정신과 걸림돌을 잘 구분해 피해가는 능력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LVMH는 매년 독창성과 혁신성이 있는 스타트업을 선정하는 ‘이노베이션 어워드’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 2022년엔 국내 AI 기업 마크비전이 데이터 및 인공지능 분야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르네 부사장은 “한국 스타트업 중에 매우 혁신적인 기업이 많다고 생각한다”며 “이노베이션 어워드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이 늘어날 수 있도록 더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LVMH는 지난해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놀로지’ 행사에 참가해 한국과 프랑스의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과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K-스타트업 간의 오픈이노베이션 협력 방안에 관해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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