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 "이재명, 언론에 협박과 모욕" 李측 "책임안지겠다? 유감"
SBS 기자 "언론이 검찰 애완견? 프레임 씌우기"
황정아 대변인 "편파보도 책임 안지겠다는 태도 유감…검찰 대변"
서용주 "애완견? 듣기 거북, 언론 척질 필요있나"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론을 향해 “검찰의 애완견처럼 왜곡 조작을 하고 있다, 여러분들은 왜 보호받아야 하느냐”고 비난하자 TV조선 앵커가 “정치인에게 언론을 보호해달라고 한 적도, 할 이유도, 할 생각도 없지만 입맛에 안맞다고 이런 식의 협박을 하는 게 옳으냐”고 반박했다. 언론을 모욕했다고도 했다. SBS 기자는 “사실확인과 검증 노력을 하는 언론에 프레임 씌우기하려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에 편파보도 행위에 대한 반성은커녕 책임을 안지겠다는 식의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재반박했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4일 법원에 출석하면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판결과 검찰의 자신에 대한 추가기소를 보도하는 언론을 싸잡아 거친 비난을 쏟아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14일 저녁 '뉴스9' 톱뉴스 앵커멘트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화가 많이 난 모양”이라며 “검사, 판사에 대한 불만에 이어 이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등을 보도한 언론을 협박하다시피 했다”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정치인에게 언론을 보호해달라고 한 적도, 할 이유도, 할 생각도 없지만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다고 해서 이런 식의 협박을 하는게 과연 옳은건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윤 앵커는 리포트 <“검찰 정보 받아서 조작”…여 “이성 잃었다”>의 앵커멘트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언론관도 오늘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며 “재판부의 잘못된 판결을 왜 언론이 제대로 지적하지 않느냐면서 언론을 모욕했다”고 비판했다. 윤 앵커는 스튜디오에 출연한 기자와 대담에서도 “총선 대승 이후 당을 장악하며 한동안 여유와 자신감을 보여줬던 이 대표가 일주일 전 이화영 전 부지사 판결 이후 다소 달라졌다는 평가들이 나”온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채림 TV조선 기자는 15일 주말 '뉴스7' '뉴스야' 코너 <이재명, 北 가고 싶었던 이유?>에서“최근 이 대표는 쌍방울이 북한에 송금한 자금의 성격을 수사하는 검찰과 언론 보도들에 '망한 소설'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대북송금 대납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진만큼 이 대표 본인이 조작, 소설이라고 주장해온 이유에 대한 납득 가능한 소명을 내놔야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SBS는 14일자 '8뉴스' <'쌍방울 대북송금' 안부수 판결문에는 어떻게?>에서 이 대표가 언론을 검찰 애완견이라고 한 근거 중 하나인 이화영 전 부지사 판결문과 달리 안부수 회장 판결문에는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대북사업 목적이 주가부양으로 나오는데 왜 보도안했냐는 지적에 대해 반박했다. SBS는 “오히려 당시 재판부는, 지난 2018년 12월 김 전 회장이 중국에서 만난 북측 인사에게 경기도가 지원을 약속한 스마트팜 비용 50억 원을 '대신 내주겠다'고 말한 게 인정된다고 적시했다”며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과 맥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배준우 SBS 기자는 이날 SBS 8뉴스 스튜디오에 출연해 “이 전 부지사가 태도를 바꿔서 보고를 했다고 진술을 하게 되면 이 대표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어서 보고 여부보다는 그에 앞서 전제가 되는 경기도와의 연관성부터 부정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배 기자는 이어 “안부수 판결문을 바탕으로 검찰과 피고인 측 변호인, 사건 관계자인들까지 접촉해서 사실관계 확인과 검증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는데, 여기에 검찰 받아쓰기다, 애완견이다, 얘기하는 건 일종의 프레임 씌우기 아닌가 생각이 된다”고 비판했다.
남영주 채널A 기자도 같은 날 '뉴스A' 스튜디오에 출연하는 코너 '아는 기자'에 나와 안부수 판결문 내용을 두고 김성태 회장이 이화영 전 부지사의 50억 상당의 스마트팜 비용 지원 약속과 관련해 대신 내주겠다고 한 내용이 나온다면서 “이재명 대표가 해당 판결문에서 유리한 것만 선별해 언급한 것 아니냔 지적이 나온다”고 반박했다. 남 기자는 이 대표의 언론 비난을 두고 이 대표측이 '공공연한 공소 사실 유포 등 검찰 중심으로 보도되는 법조 취재 환경에 대한 지적'이라고 설명했다면서 “하지만 정작 판결 내린 판사에 대한 언급 없이 판결문을 보도하는 언론에게 그 화살을 돌리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MBN도 15일 '뉴스7' <“같은 법원 다른 판결” vs “사실 왜곡”>에서 안부수 판결문 내용을 반박하는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측도 재차 반박하고 나섰다. 황정하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6일 오후 미디어오늘에 보낸 문자메시지 답변에서 TV조선 앵커 반박을 두고 “행위에는 책임이 따라야 한다”며 “편파보도 행위에 대한 반성은 커녕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겠다는 식의 TV조선 앵커의 태도에 매우 유감을 표하는 바이다”라고 답했다. '안부수 판결문에 김성태가 경기도 대북사업 지원금 50억원을 대신 내주겠다고 말한 게 인정된다고 나온다'는 SBS 채널A MBN의 반론을 두고 황 대변인은 “검찰의 주장을 언론이 그대로 대변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고 보인다”며 “'유검무죄 무검유죄의 검찰공화국을 감시 견제하는 언론을 기대한다”고 답했다.
황 대변인은 사실관계 확인과 검증 노력에도 검찰 받아쓰기, 애완견이라고 얘기하는 건 프레임씌우기라는 SBS 기자 비판에 “충실한 취재를 기대한다”며 “검찰 주장 일변도의 보도라면 어찌 제대로 취재한 것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재반박했다.
이와 달리 당내에서도 언론을 애완견으로 표현한 것은 거북하다는 지이도 나왔다. 서용주 전 더불어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16일 MBC 라디오 '정치인싸'에 출연해 “언론에 애완견이라는 표현 자체가 굉장히 거북했던 것은 언론하고는 척질 필요가 없”어서라며 “(이 대표) 본인을 지지하는 열성 지지층들이 문제 제기를 많이 해왔다. '언론이 기울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어떤 공격들이 너무 편향적이다'라고 대놓고 (얘기)하다 보면 결국 연임의 가장 큰 힘이 되는 거는 열성 지지층”이라고 분석했다.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4일 저녁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정말로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답답함과 억울함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어떤 정치인이 이렇게 대선 패배 이후 모든 유형의 수사와 기소, 압수수색을 당하는데, 언론이 개개 사건의 사실관계 보도만 집중하고 사법 살인이라는 맥락은 조명해 주지 않는다는 답답함을 호소한 거라고 봤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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