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과일은 또 얼마나 비싸질까” 대형마트 이상기후 대비 분주
복숭아·자두에 수박까지 상품성 확보 주력
때이른 불볕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여름 과일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올여름 폭염과 장마철 강수량이 예년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되면서 제철 과일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지 우려되고 있어서다.
16일 대형마트 업계에 따르면 당장 이상기후 피해가 예상되는 과일은 이달 하순부터 수확에 들어가는 복숭아, 자두 등 여름 제철 과일이다.
장마철이 길어지고 집중호우가 잦아지면 낙과 피해는 물론 수분 흡수 속도가 빨라져 당도는 낮아지고 크기가 작아지는 등 상품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폭염까지 더해지면 수급 불안정으로 가격이 급등할 수 있다.
여름철 대표 과일인 수박도 예외가 아니다. 주산지인 충북 음성과 전북 고창의 작황은 괜찮은 편이지만, 장마가 시작되는 이달 말 집중호우와 폭염이 이어지면 7월 중순 후 전국적으로 물량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예년보다 추석 연휴가 빨리 찾아온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여름철 작황이 곧바로 추석 과일 선물세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사과·배 가격 급등 추세가 멈추지 않을 수 있어서다. 최근 중부지역 과수농가를 중심으로 사과와 배에 주로 생기는 ‘과수화상병’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대형마트들은 올여름 이상기후로 과일 작황이 좋지 않을 것을 염두에 두고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마트는 폭염·폭우에도 높은 당도와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상품 확보에 팔을 걷어붙였다. 자두는 ‘타이벡’ 물량을 지난해보다 20∼30% 늘리고 복숭아는 장마철에도 당도가 잘 떨어지지 않는 딱딱한 ‘아삭’ 품종을 20%가량 더 늘리기로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현지 농가와의 긴밀한 협업, 후레쉬센터를 통한 사전 비축, 대체 물량 확보 등을 통해 여름철 신선 농산물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는 대체 물량 확보는 물론 산지 다변화로 위기상황을 준비하고 있다.
수박은 일반 상품에 비해 껍질이 두꺼워 고온에 잘 견디는 ‘씨적은 수박’ 품종 물량을 확대하고 강원 양구, 경북 봉화, 전북 무주 등으로 수급처를 넓히고 있다. 복숭아는 혹서기 주산지를 영남(청도·함안·경산)에서 충북 충주와 전북 전주·임실·무주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달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이어지는 장마 기간에는 비파괴 당도 선별 물량과 고당도 품종을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추석 대표 과일 선물인 사과·배의 경우 산지 다변화와 함께 이상기후에 따른 물량 부족에 대비해 ‘B+급’ 상품을 확대 운영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날씨에 관계없이 1년 내내 높은 당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정 농장 전용 시설을 활용하는 등 수박, 멜론, 참외 등 제철 과일의 당도를 엄격히 관리한다는 계획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은 평년보다 덥고 비가 많이 내릴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6∼8월의 기온은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91∼94%, 7∼8월 강수량은 평년보다 많거나 비슷할 확률이 80%로 나타났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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