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근대 5종 사상 최초...성승민, 세계선수권 개인전 우승
한국 여자 근대5종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 최정상에 올랐다. 주인공은 성승민(21·한국체대)다.
성승민은 15일 중국 정저우에서 열린 국제근대5종연맹(UIPM) 2024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펜싱, 수영, 승마, 레이저 런(사격+육상)에서 총 1434점을 기록해 헝가리의 블런커 구지(1433점)를 1점차로 따돌리며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펜싱과 수영 2위, 승마 3위를 기록한 성승민은 레이저 런에서 두 번째 주자보다 11초 앞선 선두로 출발했다. 막판 사격에서 실수가 나오며 구지와 경합을 벌였지만 성승민이 간발의 차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성승민 전에 한국 근대5종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우승 기록은 지난 2017년 남자부의 정진화가 유일했다. 남자 단체전, 남자 계주, 혼성 계주에서는 여러 번 우승을 차지했지만 여자 근대5종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에서는 성승민이 사상 첫 입상이자 첫 금메달이다.
성승민은 경기가 끝나고 UIPM과의 인터뷰에서 “세번째 출전하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개인전 첫 금메달을 따서 무척 영광스럽고 스스로 자랑스럽다”며 “올림픽 전에 좋은 느낌을 갖고 한국에 돌아갈 수 있게 돼서 열심히 준비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소감을 밝혔다.
성승민은 어린 시절 수영 선수로 출발해 중학교 때 근대5종으로 종목을 바꿨고, 2022시즌부터 성인 국가대표로 일찌감치 활약해왔다. 2021년 11월에 선발될 당시 고교생이었는데, 대한근대5종연맹이 파리 올림픽과 그 이후를 내다보며 수영과 레이저 런 성적이 뛰어난 고교생 유망주를 대표 명단에 일부 포함한 것을 계기로 국가대표에 발탁됐다.
성승민은 기대에 보답하듯 지난해 5월 월드컵 4차 대회에서 처음으로 개인전에서 은메달을 따냈고 이후 항저우 아시안게임 등에도 출전하며 경험을 쌓았다. 이번 시즌에서는 월드컵 2·3차 대회에서 연속 개인전 은메달을 목에 걸어 뚜렷한 성장세를 보였고, 이번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향후 파리 올림픽에서도 메달권 진입 가능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성승민은 이번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우승으로 2024 파리 올림픽 출전권도 확보했다. 근대5종은 세계랭킹 또는 세계선수권대회 입상자 순으로 국가대표를 선발하는데, 성승민은 이미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선전하며 세계랭킹을 끌어올리며 파리행이 유력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 금메달로 단숨해 파리행 티켓을 확정지었다. 한국 근대5종은 지난해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인전에서 입상한 전웅태와 김선우가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확정했고, 이번에 성승민이 뒤이어 파리올림픽 출전권을 확정했다.
남자부에서는 2021년 열린 도쿄 올림픽에서 남자부 동메달을 획득한 한국 근대5종 간판 전웅태가 헝가리의 처버 뵈흠(1551점)과 벌라주 세프(1524점)에 이어 1513점으로 3위에 오르며 2019년에 이어 두 번째로 세계선수권대회 개인전 동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근대5종은 지난 10일 남녀 계주 금메달을 싹쓸이한 데 이어 여자 개인전에서도 금메달을 가져오며 이번 대회에서만 금메달 3개를 획득해 2017년과 2022년의 2개를 넘어서 단일 세계선수권대회 최다 금메달을 달성했다. 더불어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도 따냈다. 한국 대표팀은 대회 마지막날인 16일 혼성 계주에서 추가 메달 획득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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