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만 앞두면 두통이”…청소년의 ‘시험 불안증’ 실전 관리법

김도환 2024. 6. 1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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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ㅣ출처: 하이닥

“우리 아이가 중간고사를 망쳤어요. 어릴 때부터 두통이 있었는데, 고등학교 올라오면서 두통이 더 심해졌어요. 시험을 망치니까 시험 불안증까지 생겼어요. 다음 시험을 못 볼 것 같대요. 큰일이에요. 우리 아이 좀 고쳐주세요.”

예전에 비해 청소년 두통의 발생률이 정말 많이 늘어났습니다. 전에는 허약한 아이들만 두통이 있는 정도였는데, 지금은 건강한 아이들도 두통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단순히 아프기만 하면 모르겠지만, 아파서 시험을 망치고 그로 인해 불안증이 생기는 것은 수능을 앞둔 중·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매우 심각한 일입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청소년 두통의 원인과 치료, 집에서 할 수 있는 실전 관리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고자 합니다.

청소년 두통, 원인은 무조건 스트레스?

최근 두통을 호소하는 청소년이 늘어난 이유는 다양합니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이유는 학업 스트레스입니다. 요즘 청소년들은 하교 후 매일 3~5시간씩 학원에 다니고, 주말에도 학원을 2~3개씩 다닙니다. 학원에서 내주는 숙제를 다 하려면 새벽까지 공부해야 하죠. 6년 이상 이렇게 반복되는 상황에서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일 것입니다. 마치 휴가도 없이 매일 새벽까지 야근하는 회사원과도 같은 것이죠. 몇 달은 참을 수 있지만, 몇 년 이렇게 일하면 번아웃이 오고 퇴사를 생각할 것입니다.

‘우리 아이는 공부를 안 하는데도 그래요’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데 공부를 안 해도 스트레스는 쌓입니다. 다른 친구들은 다 하는데 나만 안 하고 있으면 놀면서도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부모님과 선생님 눈치를 봐야 하기 때문에 마음이 편치 않은 것이죠. 공부는 안되고 불안한 마음에 수면시간은 줄어들고 피로가 누적되면 병이 생깁니다.

스트레스를 풀려면 편안한 상태로 휴식해야 합니다. 식후에 10분씩 산책하면서 머리를 비우고 온전히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이 뇌의 효율을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이때 스마트폰은 삼가도록 합니다. 영상 자극이 들어오면 뇌는 쉬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영양가 있는 음식이라고 다 좋을까?

아이가 두통이 생기면 허약해져서 그런 것은 아닌지 걱정하게 됩니다. 뭘 먹여야 좋을지 주위에 물어보기도 하고 인터넷을 뒤져보기도 합니다. 남들이 좋다는 영양제, 비타민, 유산균 등을 먹여봐도 두통이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심지어 간식, 고기 등 영양 섭취에 신경을 썼는데 두통이 더 심해지기도 합니다. 도대체 왜 이런 걸까요?

아플 때 먹는 음식과 평소에 먹는 음식은 달라야 합니다. 감기에 걸렸을 때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도 잘 안되는 경험을 해본 적이 있나요? 우리 몸은 병에 걸렸을 때 병을 몰아내는 데 에너지를 집중합니다. 병에 걸리면 소화나 근육 활동에 쓰는 에너지를 줄이고 면역계를 활성화하기 때문에 입맛이 없고 팔다리에 기운이 없어지는 것이죠. 이때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이 들어오거나 수시로 간식을 먹으면 위장이 해야 할 일이 많아집니다. 그러면 병에서 회복하는 데 쓰여야 할 에너지가 음식을 소화시키는 데 사용되기 때문에 회복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아플 때는 오히려 음식량을 줄이고 물기 많고 따뜻하고 담백한 음식을 먹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 두통을 몰아내는 데 에너지를 집중할 수 있습니다. 죽이나 누룽지, 맑은 국물, 익힌 야채, 두부나 흰 살 생선 등 속이 편한 음식을 골고루 먹되 양은 평소의 3분의 2나 절반으로 줄여서 먹는 것이 두통에서 빨리 회복하는 식습관입니다.

청소년 두통 치료의 첫 번째는 뇌의 역치를 높이는 것

그렇다면 스트레스만 없애고 음식만 조심하면 두통이 사라질까요? 안타깝게도 그렇진 않습니다. 학생인데 공부를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음식을 100% 관리하는 것도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누구나 두통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스트레스 자체가 두통의 원인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뇌기능이 약해서 스트레스를 적절히 처리하지 못하는 것이 직접적인 원인입니다.

스트레스를 견디는 레벨을 ‘역치’라고 표현합니다. 뇌의 역치가 높으면 스트레스를 잘 처리하기 때문에 두통이 생기지 않지만, 뇌의 역치가 낮으면 일상적인 스트레스도 뇌에서 감당을 못해 두통이 생깁니다.

뇌가 느끼는 스트레스에는 심리적 스트레스도 있지만, 음식 자극, 피로 누적 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도 포함됩니다. 매일 이런 스트레스가 모두 합해져서 뇌로 들어오는데, 뇌의 과사용으로 뇌의 역치가 떨어진 청소년들은 두통이나 어지럼증 등 머리 쪽으로 병이 잘 생깁니다.

한약 중에 뇌의 역치를 높이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원지, 석창포, 천마 등의 약재들이 있습니다. 이런 약재와 더불어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약재를 배합해서 처방하면 두통이 호전되고 머리가 맑아질 수 있습니다. 두통이 점점 줄어드는 것을 경험하면 시험 불안증도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글 = 하이닥 의학기자 김도환 원장 (한의사)

김도환 하이닥 건강의학기자 hidoceditor@mcircle.biz (전문가 대표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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