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불법 대북송금' 1심 결론 언제? 3가지 변수에 달렸다

김기성 기자 서한샘 기자 2024. 6. 1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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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 "법관 기피신청 고민할 것…형평성 고려 서울 이송 어려워"
재판부 잔여 임기 9개월…내년 2월 전에 결론 못내면 지연 불가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며 입장발표를 하고 있다. 2024.6.14/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서울=뉴스1) 김기성 서한샘 기자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으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 판결이 가까운 시일에 나오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게 중형을 선고한 재판부에 사건이 배당되면서 이 대표 측이 법관 기피나 기일 변경을 신청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인용 여부를 떠나 해당 신청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재판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

특히 재판을 담당하게 될 수원지법 신진우 부장판사의 임기가 내년 2월 끝난다는 점도 변수다. 임기 전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다면 1심 판결은 더 뒤로 밀릴 수밖에 없다.

◇ "이재명 측 법관 기피 나서나…서울 이송 가능성 작아"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대표가 불법 대북송금 의혹 관련으로 기소됐지만 선고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제 이 전 부지사는 불법 대북송금 혐의로 2022년 10월 기소돼 지난 7일 1심 선고를 받을 때까지 1년 8개월간이 걸렸다.

지난해 10월에는 재판부가 유죄를 예단하고 있어 불공평한 재판이 우려된다며 이 전 부지사 측이 수원지법 형사11부 신진우 부장판사 등 법관 3명에 대한 기피 신청을 해 재판이 77일간 공전했다.

이 대표 측에선 이 전 부지사에게 중형을 선고하며 생긴 예단이 이 대표의 공정한 재판을 침해한다며 법관 기피를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형사소송법 20조에 따르면 기피신청에 재판 지연 목적이 명확할 경우 신청을 받은 법원 또는 법관은 이를 기각할 수 있다. 다만 피고인은 법원 판단에 항고와 재항고를 제기할 수 있어 재판 장기화를 막긴 어렵다.

부장판사 출신 A 변호사는 "보통 법관 기피 신청은 100건 중 1~2건만 받아들인다"면서도 "앞서 이 전 부지사에게 중형을 내리기도 했고 국민 관심도 많아 법원에서도 공정성에 대한 부담감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가 서울중앙지법과 수원지법에서 모두 재판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정치활동 제약 등을 이유로 대북송금 사건의 서울 이송을 요청할 수도 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이는 받아들여지기 어렵다는 평가다.

A 변호사는 "국회활동에 지장이 있다는 건 변명사유가 되기 어렵다"면서 "회사 다니는 사람은 자유롭게 휴가를 내고 재판에 출석할 수 있는 것이 아닌 것처럼 이는 형평성 차원에서 수용이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오른쪽)과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현 더불어민주당 대표). 2018.7.10/뉴스1 ⓒ News1 진현권 기자(경기도 제공)

◇ 대규모 증인신문에 재판 지연 가능성도 제기

이 대표는 이 전 부지사의 1심 판결과 관련해 "동일 법원의 다른 재판부가 동일 사건에 전혀 다른 판단을 해 상반된 결론이 났다"고 밝히며 법정 공방을 예고했다. 자신에게 불리한 증언이 판결에 인용됐고, 다툼의 여지가 많다는 입장인 만큼 대규모 증인 신문으로 방어권을 행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증인 신문은 이 전 부지사 재판에서도 재판 지연 요인이 됐다. 검찰은 지난해 6월 109명의 진술조서를 신청했지만 이 전 부지사 측에서 모두 부동의 의견을 내 90여 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해야만 했다. 재판 속행을 위해 검찰은 신문 대부분을 철회하고 김성태 회장 등 관련자 신문만 진행했다.

한 판사 출신 변호사는 "앞선 재판에서 이미 증인 신문을 했더라도 이 대표 측에선 '우리는 물어보지 못했다'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면서 "피고인 방어권 행사와 재판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고려하면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북송금' 재판부에 남은 시간은 9개월…임기 연장 불투명

이 대표의 제3자 뇌물, 남북교류협력법 및 외국환 거래법 위반 혐의 사건을 배당받은 수원지법 신진우 부장판사의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인 것도 변수다.

당초 신 부장판사의 임기는 지난 2월이었으나 이 전 부지사 재판을 위해 1년 유임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1월 2024년부터 재판 지연을 차단하기 위해 재판장 임기를 2년에서 3년으로, 배석판사 임기 역시 1년에서 2년으로 늘렸다.

부장판사 출신 B 변호사는 "신 부장판사 임기가 1년 늘어난 것도 이미 특이한 현상"이라면서 "3년 이상 유임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재판부에서 임기 이상을 근무하는 일은 드물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감찰 무마·자녀 입시 비리 사건 등을 맡아 한 재판부에서 4년간 근무한 김미리 부장판사, 사법행정권 남용 의혹 사건을 맡아 6년간 근무한 윤종섭 부장판사는 관례에 벗어났다는 지적을 받으며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goldenseagul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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