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하강 '도깨비 같은 행보' 삼성, 불펜 체력이 관건.. 7월 이후가 고비

정태화 2024. 6. 16.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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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라이온즈 선수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가 5월 25일 롯데 자이언츠와 방문 경기부터 4연패 한 뒤 5월 30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5연승 했고, 이달 4일 SSG 랜더스전부터 4연패 하더니 9일 키움전부터 다시 5연승을 찍었다.

상승 곡선과 하강 곡선을 반복해서 그리는 롤러코스터 같다.

삼성이 특이한 행보를 걷는 이유가 있다.

최근 2년 연속 가을 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삼성은 올 시즌에도 꼴찌 후보로 꼽혔다.

김재윤을 빼면 특기할 만한 외부 수혈이 없었고, 에이스 데이비드 뷰캐넌이 떠나는 등 외국인 선수들의 면면도 예전만 못했다.

그러나 삼성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었다.

시즌 초반부터 차분하게 승수를 쌓았고, 사자 군단의 기세는 2024시즌 전환점을 앞둔 6월 중순까지 계속되고 있다.

15일 현재 38승 30패 1무 승률 0.559를 기록하며 1위 KIA 타이거즈를 2경기 차로 쫓고 있다.

삼성이 약진할 수 있었던 까닭은 '이길 수 있는 경기'에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챙겼기 때문이다.

삼성은 올 시즌 3점 차 이하의 접전 경기에서 23승 11패, 승률 0.676을 찍었다.

박진만 삼성 감독은 경기 초반 리드하면 우완 이승현, 임창민, 김재윤, 마무리 오승환 등 핵심 불펜을 모두 쏟아내 승리를 지켰다.

팀 타율(0.269) 9위를 기록하는 등 부진한 세부 성적과 팀 전력에도 최선의 성과를 끌어낸 배경이다.

삼성 오승환
역설적으로 삼성이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현상은 '이길 수 있는 경기는 반드시 잡겠다'는 박진만 감독의 지론 때문이다.

삼성은 올 시즌 상승 흐름을 타기 시작하면 핵심 불펜을 아낌 없이 쏟아내 연승을 내달렸고, 불펜 투수들이 지치기 시작하면 연패에 빠졌다.

삼성이 올 시즌 3연승 이상을 기록한 건 7차례나 되지만, 3연패 이상도 4차례나 된다.

최근엔 이런 경향이 더 짙어졌다.

사자 군단은 지난 달 3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이어진 5연승 기간 모두 2점 차 미만 접전을 펼쳤고, 이 기간 핵심 불펜을 모두 투입했다.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3연투를 포함해 5경기 중 4경기에 나섰다.

김재윤도 4차례 출전했고, 우완 이승현과 김태훈은 각각 3차례씩 마운드에 올랐다.

삼성은 불펜이 지치자 4연패를 당했고, 연패 기간 불펜진이 재충전을 마치자 다시 연승을 타기 시작했다.

삼성 핵심 불펜은 이달 9일부터 14일까지 이어진 5연승 기간에 다시 총출동했다.

임창민은 4번, 오승환과 김재윤, 이승현은 3차례씩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이 지치자 삼성은 다시 무너지기 시작했다.

삼성은 15일 창원NC파크전에서 8회까지 4-4 접전을 펼쳤으나 지쳐버린 임창민과 오승환을 쓸 수 없었다.

결국 9회말에 추격조인 양현을 투입했다가 상대 팀 맷 데이비슨에게 끝내기 투런포를 허용해 패했다.

삼성이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롤러코스터'에서 내려오기 위해선 핵심 불펜 소모 없이도 승리하는 경기를 만들어야 한다.

삼성 박병호
선발 투수들이 긴 이닝을 책임지거나 타선이 폭발해 대승을 거두는 경기를 간간이 거둬야 승리조 투수들이 쉴 시간을 벌 수 있다.

그러나 삼성 타선은 팀 타율 9위를 기록하는 등 좀처럼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긴 이닝을 책임져야 할 외국인 투수 데니 레예스와 코너 시볼드도 기대치에 상응하는 결과를 자주 내진 못한다.

두 선수는 올 시즌 총 29차례 선발 등판했는데, 이중 퀄리티스타트(6이닝 3자책점 이하)는 10차례뿐이다.

타팀 외국인 투수들과 비교했을 때 아쉬운 성적이다.

문제는 불펜 투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7월 이후다.

임창민은 만 38세, 김재윤은 만 33세, 오승환은 만 41세로 한 시즌 내내 전력 질주를 하기엔 부담이 따른다.

언젠가는 불펜에 균열이 생기고, 접전 경기마다 무릎을 꿇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삼성이 주변의 예상을 깨고 마지막에 웃기 위해선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청룡 열차를 탈출해야 한다. /연합뉴스

[정태화 마니아타임즈 기자/cth08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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