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 어려운 치아 되살리는 소재 기업 하스, 코스닥 도전장 [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시가총액 1000억원 목표로 이달 공모 절차 돌입
신체에서 가장 단단한 부분인 치아는 재생이 불가능하다. 틀니와 임플란트가 나오고 금, 레진 등 손상 부위를 보완해줄 다양한 소재들이 개발되고 있지만 원래 치아처럼 완벽하게 재현하기는 어렵다. 치과 소재 전문기업 하스는 자연 치아와 가장 유사한 리튬디실리케이트라는 소재를 자체 기술로 국산화한 기업이다. 유리 결정 구조를 제어해 투명도와 채도, 경사 등을 조절하는 미세 구조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인구 고령화로 바이오세라믹 시장이 커지는 가운데 성장 잠재력이 크다는 평가다.
급성장하는 치과용 바이오세라믹 시장
바이오세라믹이란 생체 적합성이 있는 세라믹 물질을 말한다. 체내에 오랫동안 있어도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소재다. 주로 인공 치아 혹은 인공 뼈에 사용된다. 전 세계 바이오세라믹 시장 규모는 인구 고령화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인 코히런트 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바이오세라믹 시장 규모는 2022년 1936억 달러에서 2030년 3494억 달러로 연평균 6.6%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 중 치과 시장에서 사용되는 바이오세라믹은 약 28%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
치과 산업 시장은 수복, 교정, 소비재, 기타 품목으로 분류된다. 시장조사기관인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가 2021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치과용 소비재 시장이 가장 큰 41%를 점유하고 있으며 수복 소재 시장은 33%로 두 번째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치과 수복 소재 시장은 인구 증가와 고령화, 심미 치과 치료 수요 증가로 인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수복 소재 시장은 수복 소재, 임플란트, 보철재, 수복 장치로 구성된다. 이 중 수복 소재 시장 규모는 연평균 6.7% 성장해 2025년 115억 달러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치과 수복재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약 44%로 추정된다.
리튬디실리케이트 국산화 성공
2008년 설립된 하스는 환자의 손실된 자연 치아의 수복을 목적으로 하는 소재에 주력하고 있다. 수복 소재는 한국 식약처(KFDA) 기준 의료기기 2등급에 해당한다. 수복 소재 산업은 일정 크기의 소재 제품을 제조해 치과의사 또는 치과 기공소에 납품하면 치과 또는 치과 기공소에서 환자의 손실된 자연치아 상태에 맞는 모양으로 가공한 뒤 환자의 구강에 이식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이 회사는 수복 소재 중에서도 리튬디실리케이트라는 소재를 결정화한 유리 치과 수복 소재와 지르코니아 유치관을 제작하고 판매한다. 리튬디실리케이트는 치과 수복 소재 중에서도 자연치아와 가장 유사한 심미성을 보유하고 있다. 지르코니아에 비해 소재 본래의 사용 취지인 심미성이 우수하며 자연치에 비해 다소 낮은 경도를 보여 마모 정도를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존 타 소재의 단점들을 개선한 진일보한 소재로 꼽히는 이유다.
리튬디실리케이트는 전 세계적으로 치아 관리와 치과 성형 관심이 증가하는 가운데 향후 치과 수복 소재 산업의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기관 QY리서치는 글로벌 리튬디실리케이트 시장 규모가 2022년 2억3123만 달러에서 2029년 7억108만 달러로 연평균 17.33%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튬디실리케이트 치과 소재 기술은 기존 복합레진이나 지르코니아 소재 대비 복잡한 공정과 배합, 열처리 온도에 대한 노하우가 종합적으로 필요한 소재로서 높은 기술력이 필요하다. 복잡한 인증절차, 특허 장벽, 전문성, 다년간의 임상사례 통한 경험치와 전문가 집단 네트워크 등 자격 조건이 필요해 진입 장벽이 높다.
글로벌 시장점유율 3위
치과용 유리 제품을 100% 자립 기술을 기반으로 국산화에 성공했다. 20여 종의 광물을 혼합해서 1550도의 고온에서 용융하는 공정부터 최종 글레이징 공정까지 일정한 결정화도를 가진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원천기술로 개발한 기술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총 53건의 특허를 등록하고 101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조색 유리를 균질하게 생산하는 기술은 신규 기업이 진출하기 가장 어려운 분야로 꼽힌다. 하스는 국내 최초이자 세계 두 번째로 리튬디실리케이트 결정화 유리 양산화에 성공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선진 외국 의료소재 업체가 주도해온 치과 수복 소재 시장에서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으나 조금씩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있다.
글로벌 리튬디실리케이트 소재 시장점유율은 3위다. 리히텐슈타인의 이보클라, 미국의 덴츠플라이시로나와 경쟁하고 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시장점유율을 보면 이보클라가 약 50% 이상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다. 덴츠플라이시로나는 약 20%로 2위, 하스는 2018년 2%에서 2023년 5%까지 점유율을 높였다. 회사 측은 신제품 출시 및 영업망의 확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2014년 11월 강릉 제1공장을 준공하고 치과용 보철 재료 양산을 시작했다. 전 세계 70여 개국에 리튬디실리케이트 소재를 공급하고 있다. 2017년엔 강릉 제1공장을 증축하고 2021년 12월 강릉 제2공장을 준공하며 생산설비를 확충했다. 원료 혼합부터 출하까지 모든 공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하여 제품을 생산한다. 작년 6월엔 3공장 부지와 건물을 매입해 설비를 더 늘릴 계획이다.
치과 업계의 특성상 치과의사가 가공 및 환자 이식 시 익숙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편리함에 따라 한번 사용하기 시작한 제품은 상당 기간 변경하지 않고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CAD, CAM 장비 보급으로 치과 소재 가공이 쉬워지면서 최근 젊은 치과의사들을 중심으로 기존에 사용했던 제품을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제품을 접해보며 증상별 최적의 제품을 사용하고자 하는 추세가 강해지고 있다. 회사 측은 “증상별 세분화된 치과 소재와 다양한 제품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커지고 있어 점차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회사는 6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공모 절차를 밟고 있다. 대부분 적자인 기술특례상장 기업과 달리 흑자를 내는 기업이란 점에서 시장의 관심이 높다. 지난해 매출은 160억원, 영업이익은 16억원을 달성했다.
기업가치는 최대 1005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희망공모가는 9000~1만2000원, 공모 규모는 163억~217억원이다. 회사 측은 올해 매출 261억원, 영업이익 57억원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회사 관계자는 “상장 후 생산능력 확대와 신제품 개발을 통해 글로벌 치과 소재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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