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왜, 내 배를 툭툭 두드릴까?”…진찰에 담긴 뜻

김영섭 2024. 6. 16.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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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 촉진 타진 청진 및 문진 등 각종 진찰 14가지의 의미
문진 등 의사의 각종 진찰 행위에도 다 까닭이 있다. 어린이나 노인에게도 잘 설명해줄 필요가 있다.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담당 의사는 병원을 찾은 내 몸을 주의 깊게 살펴본다. 내 배를 손으로 툭툭 두드리거나 눌러본다. 눈에 빛을 비춰보거나, 가슴 소리를 듣기도 한다. 의사는 진료실에서 시진, 촉진, 타진, 청진 및 문진 등으로 진찰한다. 통상 1년이나 6개월 만에 받는 정기검진은 의사가 나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절차다. 정기검진 후 의사는 질병 예방과 새로운 증상에 대해 말해준다. 내가 건강을 잘 관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세상사 모든 일엔 다 까닭이 있다. 미국 건강매체 '웹엠디(WebMD)'가 '의사의 진찰 14가지에 담긴 뜻'을 짚었다.

입 안을 살펴본다

입 안을 들여다보면 건강에 대한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예컨대 혀에 흰 반점이나 종양이 생기면 암이 될 수 있는 병의 징후일 수 있다. 이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에게 더 흔히 나타난다. 또한 목 뒤쪽과 편도선을 살펴보고 치아 상태와 호흡 상태를 파악할 수도 있다.

배를 눌러본다

의사는 복부의 모양, 피부, 숨을 쉴 때 움직이는 방식 등 모든 게 정상인지 확인하기 위해 복부를 살펴본다. 또 어떤 병으로 장에서 이상한 소리가 나지 않는지 알기 위해 청진기로 들을 수도 있다. 손으로 배도 눌러본다. 촉진이라는 이 검사를 통해 배가 너무 단단하거나, 부드럽거나, 원래보다 더 커진 부위가 있는지 확인한다.

귀를 점검한다

귀가 잘 안 들리거나 귀가 아플 때 의사는 귀를 점검한다. 귀 안은 매우 비좁고 어둡다. 의사는 이경(otoscope, 검이경)을 통해 고막의 자극, 외이도의 부종, 감염의 징후로서의 액체,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과도한 귀지 등 각종 문제를 확인한다. 또한 외이도에 공기를 약간 주입해, 그곳에 압력 문제가 있는지를 확인할 수도 있다.

눈에 빛을 비춰본다

의사는 빛을 비추면 동공이 수축해 작아지는지 확인한다. 동공은 빛이 들어오는 양을 조절하는 눈의 어두운 중심부다. 동공은 둥글게 유지돼야 한다. 양쪽 눈이 거의 똑같은 방식으로 빛에 반응해야 한다. 이 검사를 통해 고혈압, 당뇨병, 녹내장의 징후일 수 있는 눈의 변화도 확인할 수 있다.

가슴에 귀를 기울인다

심장 박동이 규칙적인지, 건너뛰거나 잡음을 내지 않는지 등을 확인한다. 또한 폐에 귀를 기울여 호흡이 맑은지 확인할 수 있다. 천식이 있으면 쌕쌕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지 확인한다. 의사가 쥐고 있는 청진기가 한 곳에 오래 머물러 있다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뜻이다.

혈압을 측정한다

의사나 간호사는 팔에 커프를 감고 조인다. 심장이 혈액을 펌프질할 때 정맥과 동맥에 가해지는 힘을 측정하기 위해서다. 고혈압을 '침묵의 살인자'라고 부르는 것은 다른 증상이 뚜렷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혈압은 반드시 재야 한다. 혈압을 제대로 관리하면 심장마비(급성 심근경색), 뇌졸중(뇌경색과 뇌출혈), 심부전 등의 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하다.

고개를 돌리고 기침을 해보게 한다

내가 기침을 할 때 의사가 손으로 음낭을 만진다면 서혜부 탈장이라는 병의 징후를 찾고 있는 것이다. 음낭은 고환을 감싸고 있는 피부 주머니다. 복부 근육이 긴장하면 장(창자)의 일부가 복벽을 뚫고 음낭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크게 심각하지 않다. 하지만 치료를 받아야 할 수도, 다른 문제의 징후일 수도 있다. 고개를 돌리도록 하는 이유는? 의사의 얼굴을 향해 기침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몸무게를 잰다

의사는 키, 몸무게, 허리둘레를 측정해 체지방이 얼마나 많은지 보여주는 체질량지수(BMI)를 알아낼 수 있다. 지난 번 병원을 찾은 이후 체중이 줄었는지 늘었는지 추적하는 것도 중요하다. BMI가 높을수록 심장병, 고혈압, 제2형당뇨병, 담석, 특정 암 등에 걸릴 위험도 높아진다.

혈액을 채취한다

고콜레스테롤혈증(고지혈증), 당뇨병, 콩팥병, 간질환, 갑상샘병 등 초기에는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는 병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피를 뽑아 혈액 검사를 한 결과 어떤 문제가 발견되면, 치료를 시작해 심각한 손상을 예방할 수 있다.

무릎을 두드린다

의사가 작은 망치로 무릎을 두드리는 것은 반사신경을 검사하기 위해서다. 모든 게 정상이라면, 의사가 무릎을 두드리면 무릎이 자동으로 반사작용을 일으킨다. 작은 발차기 동작을 보인다.

흉곽 전체를 두드려본다

흉곽(가슴팍)은 타악기와 비슷하다. 또한 통의 측면을 두드려서 그 안에 얼마나 많은 액체가 들어 있는지 확인하는 것과 같다. 아프면 폐의 소리가 다르게 들릴 수 있다. 폐기종이 있는 사람은 소리가 공허하게 들리는 경우가 많다. 암이나 심부전과 같은 병으로 폐에 물(체액)이 차 있다면 소리가 둔탁하게 들릴 수 있다.

심박수를 잰다

건강한 사람은 대부분 분당 60~100회의 '안정 시 심박수'를 유지한다. 심박수는 혈압, 체중, BMI와 함께 건강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기준이다. 심박수가 정상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면, 의사는 심장 리듬을 확인하고 다른 문제를 찾는 검사를 할 수 있다.

항문에 손가락을 넣는다

항문(직장)에 손가락을 넣으면 불쾌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는 대장암(직장결장암) 중 직장암 검진의 첫 단계이기에 중요하다. 남성의 전립샘(정자를 돕는 호두 크기의 샘)도 검사 대상이다.

컵에 소변을 본 뒤 가져오라고 한다

소변으로 요로감염, 콩팥결석(신장결석)이나 콩팥염증, 당뇨병, 방광 문제 등을 검사한다. 여성의 임신 여부도 확인할 수 있다. 의사는 정기검진 중에 검체를 요청할 수 있다. 소변을 볼 때 통증이 느껴지거나 소변에 피가 섞여 있다면 특히 그렇다.

김영섭 기자 (edwdkim@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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