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의 얼굴' 이성민도 후회한다.."눈 뜨고 못 볼 연기 많죠"(핸섬가이즈) [★FULL인터뷰]
13일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의 한 카페에서 영화 '핸섬가이즈'(감독 남동협)의 배우 이성민과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핸섬가이즈'는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재필'과 '상구'가 전원생활을 꿈꾸며 새집으로 이사 온 날, 지하실에 봉인됐던 악령이 깨어나며 벌어지는 고자극 오싹 코미디.
이성민은 험상궂은 외모와 달리 한없이 새침부끄한 터프가이 '재필' 역을 맡아 열연을 펼친다. 그는 "긴장을 많이 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만족했다. 생각 이상으로 나온 것 같아서 기분 좋게 봤다. 이제 관객들이 어떻게 봐줄지 걱정이고, 또 새로운 긴장감이 몰려온다. 저희가 만족한다고 해서 흥행이 되는 건 아니니까 관객들의 반응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현장에서 컷 하는 순간 모든 스태프가 웃었는데 관객에게도 전달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가장 두려운 거다. 이건 정확한 타깃이 있고, 웃어야 하는데 안 웃으면 식은땀이 난다. 이번 언론배급시사회 때도 여러 번 식은땀을 흘렸다"고 덧붙였다.
또한 앞서 출연한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2018)을 언급하며 "큰 틀에서는 같은 코미디 연기인데 화려한 언변으로 관객을 즐겁게 해준다면 '핸섬가이즈'는 좀 다르다. 슬랩스틱 코미디 요소가 있어서 나한테 좀 더 맞지 않을까 생각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성민은 "코미디 장르가 즐겁게 촬영할 것 같지만, 예민한 작업이다. 같은 대사, 같은 컷이라도 다양한 변주를 줄 수 있어서 코미디 연기하는 걸 즐거워하는 편이다. 다음에도 또 이런 작업을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또한 이성민은 구릿빛 피부에 언밸런스한 꽁지머리 헤어스타일로, 필모그래피 사상 처음 만나는 비주얼을 선사한다. 그는 "최대한 불쾌한 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외모를 신경 썼고, 유독 이 영화는 생김새에 신경쓰게 되더라"라며 "다큐멘터리 보다가 멧돼지 사냥꾼을 보고 '저런 스타일이면 되겠다' 싶어서 제안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팔은 좀 태우는 분장을 하려고 했고, 저는 속살은 원래 좀 하얗다. 그래서 배는 그대로 노출했다. 특별한 아이디어는 아니었다. 사실 상의 탈의할 때 '현타'가 좀 오긴 했다.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며 "벌에 쫓기는 신도 아무것도 없는데 난리치면서 움직여야 하니까 살짝 민망하긴 했다"고 웃었다.
이성민은 '핸섬가이즈'에서 영화 '남산의 부장들'(2020) 이후 이희준과 호흡을 맞춘 데 대해 "'남산의 부장들'은 외줄타기 하는 느낌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트램펄린 위에 뛰어야 하는 연기였다. '남산의 부장들'과 다르게 서로의 연기를 유심히 살펴야 했다. 집중의 차이는 없지만, 유독 상대 연기에 대한 리액션과 액션에 대해서 열려 있는 것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희준을 "신뢰 가는 후배"라고 표현한 이성민은 "묻어갈 수 있고, 이번에 준비하는 걸 보면서도 많이 놀랐다. 옛날 연극을 할 때부터 봐 왔던 우직함, 성실함은 변함없는 것 같고, 대단한 친구인 것 같다"며 "그런 과정을 즐기는 배우"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같이 연극을 할 때도 코미디 연극을 많이 했다. 그때 버릇인 것 같은데 축구처럼 각 위치에 맞춰 앙상블을 맞춰가는 게 (이) 희준 씨도 저도 익숙한 편이다. 서로 포지션이 달랐다. 누군가는 공격수라면, 누군가는 수비수를 해야 하는 거다. 그렇게 각자 정해진 포지션에 따라 수월하게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이성민은 "사실 '운수 오진 날'의 택시 기사를 한 것도 사실 좀 후회했다. 나랑 안 맞는다고 생각했다. 좀 더 소시민적이고, 평범한 캐릭터였고, 배우 이성민이 그쪽에 가까울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못했던 거다. '이게 나한테 안 맞는 옷이었구나'라고 느꼈고, 후회 많이 했다"며 "캐릭터 성이 짙고, 평범보다는 비범에 가까운 캐릭터가 더 맞는 것 같다. 방송을 보고 '내가 생각한 대로 구현이 안 됐구나'라고 느꼈다"고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지금까지 맡았던 캐릭터 중 드라마 '미생'의 오상식 과장이 가장 맞는 옷이었다고 밝힌 이성민은 "저와 비슷한 캐릭터이기도 하고, 가장 잘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그나마 모든 신 통틀어서 약점이 가장 덜 보였던 작품이다. 제가 했던 작품을 잘 안 보는데 '미생'은 그나마 눈 뜨고 본다. (제가 보기에) 끔찍한 신들이 많다. 그래서 점점 현장에서 더 예민해지고, 신중해지는 것 같다. 좀 더 집중하고 후회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서울의 봄'으로 천만 배우에 등극하기도 한 이성민은 "저는 몰랐는데 김성균 씨가 네이버에 이름을 검색하면 천만 배우는 트로피 표시가 있다고 하더라. 또 천만 영화의 조연 배우면 회색 트로피 표시가 있었다. (정) 우성 씨는 없었고, 저는 회색이었다"며 "그걸 알고 농담으로 '이거 무조건 해야 한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정우성 씨가 무대인사를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 독감에 걸렸는데도 강행하는 게 참 대단했고, 꼭 천만 관객을 돌파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관객 수) 기세가 올라갈 때도 긴장 놓치지 말자고 파이팅했던 기억이 난다. 정우성 씨에게 감사하고, 천만 관객이 되자마자 네이버에 연락하라고 했다"고 웃었다.
마지막으로 이성민은 작품을 선택하는 기준에 대해 "배우가 아무리 연기를 잘하고 싶어도 좋은 캐릭터를 만나지 않으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캐릭터를 만나야 할 거고, 또 좋은 캐릭터는 좋은 대본 위에서 빛난다고 생각한다. 배우가 할 수 있는 건 한계가 있다. 앞으로 좋은 대본을 만났으면 좋겠고, 좋은 대본 속에 빛나는 캐릭터를 발굴하고 싶다. 그 캐릭터를 훌륭한 동료들을 만나 함께 연기한다면, 그게 배우가 빛나는 순간인 것 같다"고 전했다.
김나연 기자 ny011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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