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소영 “서울대 학부생에 실망, 지방대에선 감동”

김설혜 2024. 6. 16.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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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 4월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최태원 SK그룹 회장과의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뉴스1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서울대학교와 지방대학인 계명대학교에서 특강을 진행한 소회를 밝히며 “이제 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고할 때”라고 밝혔습니다.

노 관장은 지난 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tabula rasa(타불라 라사)’란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타불라 라사란 아무것도 쓰여 있지 않은 흰 종이, 백지를 의미합니다.

노소영 관장은 자신이 최근 두 학교에서 특강을 했다며 “한 곳은 지방대학, 다른 한 곳은 서울대학. 학부생 수업이라 부담이 되었지만 좀 비교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노 관장은 계명대 특강에 대해서 “50분 정도 강연을 하고 포스트잇을 학생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무엇(질문, 코멘트)이라도 써 내지 않으면 저 문을 나가지 못한다고 선언했다”며 “무슨 질문이 나올까 매우 궁금해하면서 한 장씩 읽어 보았다. 감동이었다. 우선 순수했다. 질문들이 제대로 정곡을 찌른다. 진지한 고민이 묻어나는 질문들이었다”고 소감을 밝혔습니다.

노소영 관장 페이스북 캡쳐

이어 노 관장은 서울대 학부생들을 상대로 강의를 한 이야기도 전했습니다.

그는 서울대 특강에 대해서는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나는 가슴에서 나오는 질문을 더 좋아한다고 말하면서 진솔한 소통을 유도했다. 가슴으로 말하려면 가드를 내려야 하는데, 이들은 잔뜩 경직되어 있었다”며 “나오면서 주임교수에게 느낀 그대로 이야기했다. 좀 실망스러웠다고. 그러자 본인도 지방대에서 가르칠 때가 더 좋았다고 했다”고 말했습니다.

노 관장은 “두 학교를 비교하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며 “한쪽은 평범한 지방대, 다른 한쪽은 이 사회 최고 엘리트들이 모인 곳. 문제는 챗GPT 등의 인공지능이 서울대 학부생들의 지능은 훨씬 넘어섰다는 것이다. 교육시스템의 문제를 넘어 이제 교육의 목적 자체를 재고할 때”라고 언급했습니다.

노 관장은 마지막으로 “나는 계명대 친구들에게 이렇게 말했었다. ‘삶 또는 배움의 목적은 저 빈 캔버스에 멋진 자화상을 그리는 것. 정체성이야말로 최고의 예술이고, 우리 모두가 자신만의 붓을 손에 들고 있다. 자, 어떻게 그릴 것인가?’”라면서 “인공지능 시대의 교육은 정체성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독창성이 생기고, 그것만이 인간이 기계를 이길 수 있게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노 관장은 서울대 공대 섬유공학과에 입학한 후 윌리엄앤드메리대학 경제학 학사, 스탠퍼드 대학교 대학원 교육학 석사를 취득하고 시카고 대학교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습니다.

김설혜 기자 sulhye87@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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