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막아야”…프랑스 ‘극우·좌파 경합’ 총선 앞두고 수십만 시위

신기섭 기자 2024. 6. 1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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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1차 투표가 치러질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과 좌파 연합의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극우 정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졌다.

노동조합,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들, 새로 구성된 좌파 정당 연합 '신인민전선'(NFP) 등이 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국민연합(RN)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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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세유, 리옹 등 전국 150곳 시위
프랑스 수도 파리에서 15일(현지시각) 극우 정당에 반대하는 이들이 “새로운 인민 전선을 위한 행진”이라는 펼침막을 든 채 행진하고 있다. 파리/AFP 연합뉴스

30일 1차 투표가 치러질 프랑스 조기 총선에서 극우 정당과 좌파 연합의 경합이 예상되는 가운데 극우 정당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15일(현지시각) 프랑스 전역에서 벌어졌다.

노동조합, 인종차별 반대 운동가들, 새로 구성된 좌파 정당 연합 ‘신인민전선’(NFP) 등이 이날 수도 파리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국민연합(RN)에 반대하는 시위를 벌였다고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이 보도했다. 파리에서는 이날 오후 시위 참가자들이 동부 지역에 집결한 뒤 시내 행진을 벌였다. 마르세유, 리옹 등 적어도 전국 150곳에서도 동시에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프랑스 전역에서 21만7천명이 시위에 참가한 것으로 추산했고, 시위를 이끈 ‘노동총연맹’(CGT)은 파리에서만 25만명이 동참하는 등 전국에서 64만명이 시위에 나선 것으로 집계했다.

소피 비네 노동총연맹 사무총장은 이날 기자들에게 “(국민연합 대표) 조르당 바르델라가 다음번 총리가 될 수 있다고 심각하게 우려해서 행진을 벌인다”며 “우리는 이런 재앙을 막고 싶다”고 말했다.

2002년 이후 처음으로 시위에 참가했다는 은퇴 교사 로즈마리(82)는 “가장 큰 절망감 속에 시위를 하고 있다”며 “(투표에서) 기권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냉소적인 웃음을 띤 채 바라보기만 할 수 없어서 무기력을 떨치고 나왔다”고 말했다. 학생인 카롤안 쥐스테(22)는 시위 참여가 처음이라며 “정말로 인종차별적인 전통을 지닌 정당이 하는 거짓말을 사람들이 그대로 믿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인권, 자유, 관용의 나라를 지키기 위한 싸움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극우 정당인 국민연합은 정부에 등을 돌린 농민 등의 지지에 힘입어 지난 9일 치러진 유럽의회 선거에서 31.37%의 지지율로 승리했고, 오는 30일과 다음달 7일 치러질 총선에서도 1위가 예상된다.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실시된 4건의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연합이 31~35%의 지지율로 1위를 달렸다. 좌파 정당들과 녹색당이 새로 결성한 연합 ‘신인민전선’은 25~28%로 2위를 기록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여당 연합은 18~20%의 지지율로 3위에 그쳤다.

선거전이 극우와 좌파의 2파전 양상으로 기울자 마크롱 대통령은 두쪽 모두를 “극단주의”로 규정하고 나섰다. 그는 이탈리아에서 열린 서방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뒤 “우리는 국가 역사상 아주 심각한 순간에 있다”며 극우와 좌파는 정치적으로 진지하지도, 경제적으로 현실적이지도 않다고 공격했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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