짜릿한 역전승 뒤 새겨야할 '옥에 티'. 염갈량 뛰는 야구에 질뻔했다[잠실 포커스]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시즌 8차전 경기. 5회 1사 3루 오스틴의 내야 땅볼 타구 때 득점에 성공하고 있는 LG 문성주.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15/

1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와 롯데의 시즌 8차전 경기. 4회 1사 3루 박동원의 외야플라이 타구 때 득점에 성공하는 구본혁. 잠실=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4.06.15/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어렵고, 어렵게 역전에 역전이 이어지면서 간신히 9대8로 승리한 롯데 자이언츠.

입단 후 5년간 통산 홈런이 단 2개밖에 없었던 정보근이 이날만 2개의 솔로포를 날리고, 박승욱이 역전 투런포를 치고, 9회엔 나승엽이 결승타를 치더니 9회말 김원중이 2사 3루의 마지막 위기에서 박해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승리를 지키며 1점차의 짜릿한 승리를 거머쥐었다.

하지만 아쉬운 장면이 많았다. 특히 수비에서 주지 말아야할 점수를 준 것이 경기를 어렵게 풀게 한 원인이 됐다.

3-2로 앞선 4회말 선두 구본혁에게 안타에 폭투, 신민재의 1루수앞 땅볼로 1사 3루의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9번 대타 박동원이 친 타구가 짧은 좌익수 플라가 됐다.

거리상으론 3루주자 구본혁이 홈으로 들어오기가 쉽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좌익수 레이예스가 공을 잡자 마자 구본혁이 홈으로 전력 질주, 레이예스도 곧바로 홈으로 송구를 했다. 하지만 공은 홈에서 너무 떨어져서 왔고, 구본혁이 여유있게 세이프 됐다. 롯데가 구본혁의 리터치가 빠르지 않았는지 비디오 판독을 요청했지만 문제가 없었다고 판정. 레이예스의 송구가 정확했다면 좋은 승부가 될 뻔했지만 너무 송구가 벗어나면서 아예 승부 자체가 되지 않았다.

3-3 동점이던 5회말도 아쉬운 실점이 나왔다. 선두 문성주가 중전 안타에 2루 도루를 성공했고, 김현수의 2루수앞 땅볼로1사 3루가 됐다. 롯데 내야는 전진수비를 펼쳤고, 오스틴의 우측 땅볼이 2루수 정면으로 향했다. 2루수 고승민은 내야 잔디에 위치해 있었고 공을 받자마자 여유있게 포수 정보근에게 던졌다. 홈플레이트 앞에서 공을 받은 정보근은 뒤로 돌아 홈에 뛰어드는 문성주를 향해 태그를 했다. 공이 도착했을 때만해도 타이밍상 여유있게 아웃이 될 것 같았지만 주심은 문성주의 왼발이 먼저 홈에 닿았다고 판단해 세이프를 선언. 비디오판독을 요청했지만 정보근의 미트가 문성주의 엉덩이에 닿기전에 문성주의 발이 홈에 닿은 듯했다. 결과는 뒤집어지지 않고 세이프. 3-4로 역전을 당했다.

좋은 수비도 있었다. 8-7로 앞선 8회말 무사 2루서 박동원의 좌전 안타 때 좌익수의 홈 송구를 3루수 손호영이 커트해 2루로 달리던 박동원을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 위기를 커트한 부분은 칭찬받을 만했다. 만약 송구가 홈으로 가도록 뒀다면 8-8 동점을 허용하고 무사 2루의 위기가 이어지면서 자칫 역전까지 연결될 수도 있었기 때문. 동점을 허용하는 대신 2루로 가는 타자를 잡아내 다음 위기를 없앤 것이 결국 9회초 나승엽의 결승타로 이어질 수 있었다.

롯데는 수비의 디테일에서 부족했고, 그 결과 자칫 패할 뻔했다. 보통의 팀이라면 잘 뛰지 않는 상황일 수 있지만 LG는 과감하게 뛰는 팀이고 실제로 과감하게 달렸다. 그리고 득점을 했다. 강팀이 되기 위해선 타격으로 1점을 더 뽑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비로 1점을 막는 것도 필요하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