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협박 아냐…진료 정상화 과정일 뿐" 서울의대 교수들, 휴진 입장

정심교 기자 2024. 6. 16.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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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대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국민에게 피해를 주거나 협박하려는 게 아닌, 진료 정상화 과정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오는 17일부터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에 대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며,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참여율이 54.6%, 휴진 참여 교수 인원만 529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5일 오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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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근수 기자 = 강희경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이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 기자회견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4.06.14. ks@newsis.com /사진=김근수

서울의대 교수들이 1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국민에게 피해를 주거나 협박하려는 게 아닌, 진료 정상화 과정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오는 17일부터 응급실·중환자실 등 필수 부서를 제외한 모든 진료과에 대해 '무기한 휴진'에 들어가며,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 참여율이 54.6%, 휴진 참여 교수 인원만 529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15일 오후 밝혔다.

16일 서울대 의대-병원 교수 비상대책위원회 강희경 비대위원장은 서울대병원 김영태 병원장에게 쓴 편지를 의사들 단체 대화방에서 공개하며 "90%에 육박하는 교수가 휴진에 찬성한다면 과연 국민들께서 서울대병원 교수라는 자들이 국가중앙병원, 대표적인 공공병원의 교수로서 자격이 있는 자들인가 의심하실 것이라는 원장님의 우려에 대해 십분 공감한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감히 국민을 협박하고 불안하게 만들 수 있는가? 걱정되고 어처구니없으실 텐데, 동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수들의 참여율이 이렇게 높은 건, 우리가 생각하는 '전체 휴진'이 밖에서 생각하시는 휴진과는 다르기 때문"이라며 "(이번 휴진이) 국민들께 피해를 주거나 협박하고 불안하게 만들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지난 14일에 발표한) 비대위의 글로 확인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앞서 지난 14일 비대위가 서울대병원 교수들에게 쓴 편지에 따르면 비대위는 "우리는 의사이고, 이번 전면 휴진은 정책결정자들을 향한 외침이지 환자들에게 피해를 주는 것이 목적은 아니"라는 주장이다. 이들이 17일부터 진행하려는 '전체 휴진'의 기준은 모든 진료 예약을 취소하는 것만이 아닌, '조정할 수 있는' 진료 일정에 대해 조정한 경우도 포함한다. 강 비대위원장은 "교수님들의 판단에 따라 진료 조정이 가능한 환자의 진료 일정을 조절한 경우 휴진에 참여하는 것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이번 휴진이 진료를 전면 중단하는 게 아니고, 다른 병·의원에서도 진료가 가능한 환자, 진료를 미뤄도 당분간 큰 영향을 받지 않는 환자들의 정규 외래 진료와 정규 수술 중단하는 것이라는 게 비대위의 설명이다. 지금 진료가 꼭 필요한 중증·희귀질환 환자에 대해선 휴진 기간이어도 그대로 진료한다는 것이다.

강 비대위원장은 "55% 정도의 교수들께서 이런 조건으로 진료를 조정했으니, 실제 진료량의 감소는 40% 정도로 예상한다"며 "서울대병원이 '중증·희귀 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하는 진정한 최상급종합병원'이라면, 진료량 감소 폭은 더 작아질 것이고 그러기를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계획하는 것(전면 휴진)이 과연 '전면 휴진'인지 최상급종합병원으로써의 '진료 정상화'인지 아니면 '준법투쟁'인지 좀 혼란스럽다"며 "20년 전부터 서서히 이뤄졌어야 하는 의료전달체계의 정상화를 며칠 만에 급작스럽게 시도하는 셈이라 피해 보는 분이 계실까 두렵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교수들에게 "이번 '전면 휴진' 결의로 여러 교수께서 내가 지금 꼭 봐야 하는 환자가 어떤 분들인가 심각하게 다시 생각해 보셨을 것으로 짐작한다"며 "어떤 환자를 서울대병원에서 진료하고 어떤 분들은 거주지의 1, 2차 병원 또는 네트워크병원으로 돌려보내 드릴지 고민하시겠다"고 언급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이번의 진료 축소 기회를 시작으로, 경증 일반환자들은 가까운 의료기관으로 보내드리고, 중증·희소질환 환자 진료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며 "1·2차 의료기관과 경쟁하는 대신, 진정한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서울대병원은 '중증 희귀난치질환 치료와 연구 중심의 4차 병원'으로의 특화가 좀 더 가속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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