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비웃던 '중국판 테슬라'…중학개미 꼽은 유망주 됐다
[편집자주]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그 차를 본적은 있으세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는 2011년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BYD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자 웃음 터뜨렸다. 머스크 CEO는 "경쟁자로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BYD 제품이 특별히 매력적이거나 기술적으로 뛰어나지 않다고 덧붙였다.
그로부터 12년 뒤인 지난해 5월27일. 머스크 CEO는 X(옛 트위터)에서 해당 인터뷰 영상에 답글을 달았다. "아주 오래전 일이네요. 요즘 그들(BYD)의 차는 경쟁력 있습니다." 같은 해 4분기 중국 최대 전기차 업체가 된 BYD는 테슬라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을 제쳤다.
올해 세계 전기차 업체 양대 산맥인 테슬라와 BYD의 희비가 갈렸다. BYD는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 발표와 유럽의 관세 부과 소식에도 급등했지만, 테슬라는 급락했다. 증권가에선 한국을 비롯한 해외 시장 진출 등으로 아직도 BYD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평한다.
지난 14일 중국 선전증시에서 BYD(비야디)는 전일 대비 0.06위안(0.02%) 오른 253.05위안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선전종합지수는 1%대 내렸지만, BYD는 31%대 올랐다. 같은 기간 차량 판매 부진으로 미 나스닥시장에서 테슬라 주가가 26%대 급락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눈에 띄는 강세에 중학개미도 BYD 주식을 대거 사들였다. 국내 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5월14일~6월13일) BYD 주식을 6144만8525달러(약 846억7600만원)어치 사 모았다. BYD는 알리바바, 텐센트, 샤오미, 바이두 등을 제치고 홍콩 주식 매수 1위 종목의 자리를 차지했다.
주가 강세에는 중국 정부의 정책 영향이 컸다. 중국은 지난 3월 정기국회 격인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내수 경제 활성화를 위해 노후 차량 등을 대상으로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추진했다. 여기에는 노후 석유 연료차나 2018년 4월 이전 구입한 신재생에너지차를 신형 신재생에너지차로 교체하면 보조금을 지급하는 내용이 담겼다.
이 영향으로 지난달 전기차(EV)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PHEV)를 합한 신에너지차 판매가 전년 동기 대비 35% 증가했다. 전월에 비해서도 16% 늘었다. BYD의 중국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 판매량도 33만488대로 전년 대비 38%, 전월 대비 5.93% 급증하면서 사상 최고치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악재도 있었지만 상승세는 꿋꿋했다.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10%에 더해 최대 38.1%를 추가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에도 헝가리에서 이미 전기버스 공장을 두고 있는 BYD는 관세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는 평이 나오면서 주가가 지난 13일 4%대 상승 마감했다.
중국 팡정증권의 원지 연구원은 "유럽은 지난 1~4월 중국 자동차 수출의 33.7%를 차지하는 아시아 다음으로 큰 시장"이라며 "BYD는 지난해 12월 헝가리에 신에너지 완성차 공장 건설을 발표하기도 했다. 현지 공장 추가 건설로 관세 위험을 피하는 동시에 생산 능력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미 주가가 대폭 올랐지만 증권가에서는 BYD의 수출 확대가 새로운 주가 상승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본다. 최근 BYD는 한국 진출을 위해 초기 마케팅에 필요한 차량 일부를 들여와 출시를 위한 인증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더해 태국, 브라질, 중동 등 신흥시장에 대한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싱충양 차이통증권 연구원은 "BYD의 해외 시장은 계속 확장되고 있다"라며 "BYD는 브라질에 승용차를 비롯해 전기 버스, 전기 트럭, 전기 지게차 등 다양한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250개 대리점을 열 계획이다. 지난달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 첫 매장을 열었다"고 했다.
박수현 기자 literature1028@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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