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아래 바뀐 6월 마운드 혁명···KIA도, LG도, 두산도 달리지 못한 이유
KIA, LG 등 투수 지표 추락
마운드 정비 속도 ‘공통 과제’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 순위는 팀 평균자책 서열과 거의 매시즌 비슷하다. 올해도 크게 다르지 않다. 15일 현재 KIA-두산-LG-삼성 순으로 촘촘한 선두권이 형성된 가운데 팀 투수 지표도 대동소이한 순서로 따라붙고 있다.
팀 평균자책에서 KIA(4.20)가 가장 앞서있지만 2위 두산(4.35)는 물론 공동 4위 LG·삼성(4.66)과 간격도 크지 않다. 팀 순위와 비교하자면 NC가 3위(4.52)로 살짝 고개를 내밀고 있는 정도만 다르다.
상위권 싸움은 전례 없는 대혼전이다. 팀 투수 지표 또한 박빙이다. 당분간 선두권 팀 가운데도 어느 곳도 치고 나가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혼전 양상이 꽤 오랜 기간 이어질 흐름마저 보인다.
독주 체제를 갖추기 위해서는 어느 팀이라도 투수 운용과 투수 지표가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어떤 팀도 마운드를 놓고 확신을 하고 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개막 이후 최근까지 선두를 지키다 1위를 주고받은 KIA를 비롯해 LG도, 두산도 달리지 못한 이유 또한 투수력에 있다. 이들 팀은 시즌 전체 마운드 지표에서는 상위권을 점유하고 있지만, 여름 시즌인 6월 들어서는 오히려 뒤로 밀리고 있다.
15일 현재 6월 팀 평균자책 1위로는 3.49의 SSG가 올라와 있는 가운데 3.85의 한화가 뒤를 따른다. 지난 5월까지는 SSG는 팀 평균자책 5.47로 9위, 한화는 5.32로 8위였다.
반대로 팀 순위를 끌어가던 팀들은 팀 평균자책이 대부분 나빠졌다. KIA는 6월 팀 평균자책 5.11로 월간 순위 7위, LG는 5.17로 8위로 주저앉아 있다. 삼성이 6월 평균자책 4.34로 월간 3위를 기록하며 그런대로 괜찮을 뿐 두산 또한 4.65로 5위권에 머무는 등 부침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여름 싸움은 순위권 주요 팀들의 마운드 정비 속도로 가려지는 흐름이 되고 있다.
KIA는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윌 크로우의 ‘대체 외인투수’ 캠 알드레드가 두 번째 등판(14일 KT전)에서 5이닝 무실점으로 살아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좌완 이의리의 수술 공백에 따른 시즌 전체 전력 누수를 어떤 식으로 메울지가 장기 레이스의 최대 관건이다.
LG는 15일과 16일 잠실 롯데전에서 연이어 ‘땜질 선발’을 투입하며 로테이션 구성에서부터 벽을 만나고 있다. 두 외국인투수 부진 이슈가 완전히 가라앉지 않은 가운데 임찬규에 이은 최원태의 부상 이탈로 하루하루 선발 찾기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5선발로 출발한 손주영만이 가장 견고하게 시즌을 보내는 얄궂은 시즌이 되고 있다.
두산 또한 외인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이제야 조금씩 제자리를 찾고 있는 가운데 시즌 전 선발로 낙점했던 최원준과 김동주가 부진 이후 궤도 복귀를 기다리며 고비를 넘어온 시간이었다.
여기에 삼성은 우완 원태인의 성장에도 두 외인투수가 당초 팀의 눈높이를 채우기에는 아직 모자람이 있는 가운데 국내파 선발까지 개막 이후 정비 신호를 끄지 못한 채 여름 시즌으로 접어들어 있다.
6월만 보자면 올해 프로야구에서도 강자도 약자도 보이지 않는다. 선두권 팀들을 포함한 거의 모두가 ‘제2의 개막’으로 접어드는 것처럼 차이가 없다.
모든 팀의 과제도 같다. 누가 마운드 정비에 성공할 것인가.
안승호 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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