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발선이 다른 인생이지만 가난한 기분은 싫어”...영끌로 집 산 아빠, 다시 도둑이 되는데 [씨네프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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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 영화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그러나 햇볕이 잘 드는 집에서 살고 싶어 도둑질까지 마다 않은 주인공 미스터 폭스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생각해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처럼 읽힌다.
죽을 고비 넘긴 남편 "이제 도둑질 끊는다"고 했는데이야기는 주인공 미스터 폭스(목소리: 조지 클루니)의 결심으로부터 시작된다.
다시 도둑질에 손대게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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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프레소-124] 영화 ‘판타스틱 Mr. 폭스’
우화는 성인도 사유하게 한다. 어린 시절 읽을 때와 다른 깨달음을 주기도 한다.
‘여우와 포도’ 같은 게 대표적이다. 어릴 때는 자기가 못 따는 포도를 “어차피 신 포도”라며 체념하는 여우의 합리화를 비웃는다. 그러다 어른이 되면 본인 능력 밖의 일은 빠르게 포기하고 할 수 있는 일로 돌아가는 그의 ‘선택과 집중’을 다시 보게 된다.
그러나 햇볕이 잘 드는 집에서 살고 싶어 도둑질까지 마다 않은 주인공 미스터 폭스가 무엇을 상징하는지 생각해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처럼 읽힌다. 이건 유사 이래 점점 심각해져온 부의 양극화를 풍자한 애니메이션이 아닌가.
어느 날 도둑질을 하던 도중 그는 죽을 고비를 넘기게 된다. 임신한 부인(메릴 스트립)에게 개과천선하겠다고 약속한다. 부인,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아기를 위험에 빠뜨릴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그는 자기 벌이로 감당하지 못할 멋진 나무집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연간 9.5%라는 고금리의 주택담보대출을 갚으며 살게 된다. 다시 도둑질에 손대게 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감독이 야생동물의 모습을 한 인간들을 통해 드러내려고 했던 것은 무엇일까. 애초 출발선이 다른 인생이 존재한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었을지 모른다. 반칙 없이는 다른 사람과 동일한 속도로 살 수 없는 인생도 있다는 것이다.
단지, 햇볕이 잘 드는 집에서 사는 것이 누군가에게는 삶의 기본 조건이 되고, 누군가에게는 정당한 방법만으로는 실현할 수 없는 꿈이 되는 사회의 구조를 사유해볼 필요는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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