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 없는 손흥민, 동료 인종차별에 뿔났나' 英 걱정 가득, 와중에 토트넘 뭐해? 24시간 침묵 계속
영국 매체 'BBC'는 15일(한국시간) "토트넘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주장 손흥민에게 자국 매체 TV쇼에서 인종차별을 한 것에 대해 사과했다"라며 "손흥민은 아직 사과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심지어 두 선수의 소속팀 토트넘도 별다른 성명을 내지 않았다.
같은 날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도 해당 소식을 실었다. 'ESPN'은 "토트넘 미드필더 벤탄쿠르는 한국인에 대해 공격적인 발언을 했다. 이에 팀 동료 손흥민에게 사과했다"라며 "토트넘 주장인 손흥민은 아직 사과에 대해 답하지 않았다"라고 알렸다.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손흥민이 팀 동료의 인종차별을 당했다. 벤탄쿠르는 자국 우루과이 TV쇼에 출연했다. 진행자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볼 수 있나"라고 물었고,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것?"이라더니 "어차피 한국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 이건 손흥민 사촌의 것일 수도 있다"라고 답했다.
결국 벤탄쿠르는 급히 사과문을 냈다. 그는 SNS에 "손흥민, 내 형제여.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하겠다. 그건 단지 매우 나쁜 농담이었다. 너도 알다시피 나는 너를 사랑하고, 절대 무례하려고 했던 게 아니다. 너나 다른 누구에게도 상처를 주지 않겠다. 사랑해!"라고 했다.
해당 게시글은 24시간 이후 사라지는 휘발성 글이다. 이에 일부 팬들은 벤탄쿠르가 일전에 올린 게시글로 향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토트넘 주장에게 존중을 보여라", "동양인을 무시하는 건 인종차별이 아닌가", "우리도 유럽이나 남미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다"라는 등 날 선 반응을 보였다.
이밖에도 "NO ROOM FOR RACISM(인종차별 반대 구호)이라는 말은 흑인에게만 적용되는 것인가", "손흥민이 너무 안타깝다. 수차례 인종차별을 당했는데, 이번에는 팀 동료가 이런 말을 하나", "캡틴에게 존경심을 보여라"라는 등 비판이 쏟아졌다.
벤탄쿠르의 인종차별 사건에 영국도 적잖은 충격을 받은 듯하다. 유력 매체들이 모두 벤탄쿠르의 해당 발언을 주목했다. '가디언'은 "벤탄쿠르는 우루과이의 한 TV 프로그램에서 '한국사람들은 모두 똑같아 보인다'라고 발언했다"라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도 "벤탄쿠르는 손흥민에게 사과했다. 인종차별적인 농담을 한 직후였다"라고 했다.
특히 '텔레그래프'는 "손흥민은 이전에도 본인이 견뎌야 했던 인종차별에 대한 고정관념을 타파하려 노력했다"라고 조명하기도 했다. 매체에 따르면 손흥민은 2년 전 "어렸을 때 독일로 이주해 정말 어렵고 상상할 수 없는 순간들을 겪었다"라며 "많은 인종차별에 직면한적 있었다. 정말 어려운 시기를 겪는 동안, 언젠가 복수하겠다는 생각도 했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이번 사건은 영국 전역에서도 크게 다루고 있다. 특히 팀 동료를 향한 인종차별은 매우 이례적이다. 비록 벤탄쿠르가 급히 사과문을 냈지만, 들끓는 여론은 쉽사리 식지 않을 듯한 분위기다.
'데일리 메일'도 최근 손흥민을 향했던 인종차별 사건을 되짚었다. 매체는 "벤탄쿠르의 해당 발언은 손흥민이 관중으로부터 인종차별을 당한 지 채 일 년이 지나지 않아 나왔다. 해당 관중은 3년간 축구장 방문 금지 처분을 받았다"라고 했다.
지난해 5월 로버트 갈랜드라는 관중은 셀허스트 파크에서 열린 크리스탈 팰리스와 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손흥민을 향해 인종차별적인 손짓을 했다. 하이버리 치안 법원은 유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미 손흥민은 유럽 무대에서 숱한 인종차별을 당해왔다. 영국 '데일리 메일'에 따르면 손흥민은 2년 전 인터뷰에서 "독일에서 심각한 수준의 인종차별을 당했다. 힘든 시기였다"라며 "언젠가는 복수할 것이라 다짐도 했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심지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알려진 것만 무려 세 차례의 인종차별이 있었다. 첼시 관중은 경기장 3년 출입 정지를 당했다. 이미 차별적인 발언에 상처 입었던 손흥민이 이번엔 동료에게 당했다. 이에 영국 언론들도 해당 사건을 대서특필하고 있다.
박건도 기자 pgd15412@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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