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되는 연체”…저축은행, 상반기에만 1조원 부실정리

PF 정상화펀드 5100억원·개인사업자 NPL 1360억원 등

[저축은행중앙회 제공]

저축은행업권이 상반기에만 약 1조원 규모 부실정리에 나선다. 급등하는 연체율을 잡기 위해서다. 다만 경기가 계속 악화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부실 난 채권을 사들이는 쪽에서 가격 협상을 받아들일지 주목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상반기에 매각을 추진하는 부실채권 규모는 총 1조46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2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정상화 펀드 규모는 5100억원으로 절반가량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이달까지 부실채권 매각을 집행할 계획이다.

저축은행은 지난 5일 4600억원 규모 PF 부실채권 정리를 위한 펀드를 조성했다. 최근 500억원을 추가했다. 펀드는 웰컴자산운용(웰컴저축은행 계열사)이 2800억원, 한국투자리얼에셋운용(한국투자저축은행 계열사)이 2300억원을 각각 맡아 운용관리하고 있다.

저축은행은 1360억원 규모 개인 무담보·개인사업자 부실채권(NPL) 매각도 준비하고 있다.

금융위원회는 개인 무담보 부실채권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은 캠코가 운영하는 새출발기금에만 매각하도록 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취약차주의 대출 상환이 어려워진 상황에서 과잉 추심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매입 가격은 시장 가격에 비해 낮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캠코가 매입을 독점하게 되면서 가격 협상은 어려워졌다. 일각에선 매각 저축은행들이 부실채권을 적극적으로 정리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금융위는 지난해 유동화전문회사에 개인 무담보 부실채권을 매각할 수 있도록 통로를 넓혔다. 올해는 개인사업자 채권도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도 했다.

저축은행은 지난해 1000억원 규모의 개인 무담보 채권을 우리금융F&I에 매각했다. 이달에는 1360억원 규모 개인 무담보·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을 우리금융F&I·키움F&I·하나F&I 등에 매각한다.

부실채권 대손상각 규모도 3000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저축은행의 1분기 말 연체율은 8.8%를 기록했다. 전년 말 대비 2.25%포인트(p) 올랐다. 이달 말에는 10%대로 올라설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총여신은 101조3000억원이다. 상반기 내 1조원 가량 부실채권 정리가 이뤄진다면 연체율을 약 1%포인트 낮출 수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개인 무담보·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의 경우 추가 매각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