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야, 문제는 수비야… KIA가 아직 최강팀 아닌 이유, 이런 수비로는 왕좌 못 간다

김태우 기자 2024. 6. 16.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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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IA는 올해 거의 대부분의 시기에서 리그 1위를 기록했지만 아직 최강팀의 아우라를 주지는 못하고 있다 ⓒKIA타이거즈
▲ 리그 최강팀은 보통 수비에서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KIA는 올해 야수들의 실책이 리그에서 가장 많다 ⓒKIA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이 반환점을 앞에 두고 있는데 1위부터 5위까지의 경기차가 고작 4경기다. 역사적으로 손가락에 뽑힐 만한 이 숨막히는 순위 다툼에서 KIA는 1위 자리를 지켜내고 있다. 잠시 2위로 떨어진 시기도 있었지만 다시 자리를 찾았다. 올 시즌 10개 구단 중 1위를 기록한 날이 가장 많은 팀이 KIA다. 그것도 2위와 압도적인 차이다.

이를 생각하면 올해 KIA를 최강의 팀으로 뽑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러나 아직 ‘최강의 팀’이라는 아우라를 주지는 못하고 있다. 잘 치고, 잘 던지는 팀이고, 상대적으로 잘 뛰는 팀임에는 분명한데 경기를 보다 보면 뭔가 구멍이 있다. 수비 문제가 계속 불거지고 있다.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올 것 같은 최강팀의 이미지를 주지 못하는 이유다. 오히려 최근에는 계속 찌르면 넘어지는 경우가 생겨나고 있다.

KIA는 올 시즌 팀 평균자책점(4.20)에서 리그 선두를 달리고 있다. 팀 타율(.289)에서도 리그 1위다. 하지만 올해 가장 실책이 많은 팀이다. KIA 야수들은 15일까지 총 62개의 실책을 저질러 리그에서 가장 많다. 1위 팀이 수비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은데 KIA는 그래서 돌발 변수의 여지가 크다는 평가를 받는다. 기록되지 않은 수치, 체감상의 수비 범위까지 생각하면 이 부분은 더 돌아볼 여지가 있다.

전체적으로 수비가 불안하다. 안정적으로 꽉 짜인 느낌이 아니다. 수비 부담이 가장 큰 내야부터 그렇다. 주전 2루수로 나서는 김선빈과 서건창은 풍부한 경험과 별개로 수비 범위가 넓은 편은 아니다. 그렇다고 수비력이 좋은 젊은 선수들을 투입하자니 이 선수들의 안정적인 공격력이 아쉽다. 경기 중·후반 이기고 았을 때 대수비 교체가 일어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1루수로 주로 나서는 이우성은 올해가 사실상 1루 첫 해다. 수비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고 노력하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다만 가끔은 어쩔 수 없이 1루수의 전형적인 루틴 플레이가 아닌 모습을 보여준다. 베이스를 벗어나 나가야 할 때, 베이스를 지켜야 할 때, 투수와 동료 야수들과 호흡에서 아직은 경험이 부족하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겠지만 돌발적으로 문제가 나온다. 이우성을 탓할 수 없는 부분이지만 그렇다고 마땅한 1루의 대안이 있는 것도 아니다.

3루수 김도영은 걸출한 재능과 별개로 올해 포구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고교 시절 주로 유격수를 봤던 김도영은 프로 데뷔 후 3루를 보고 있지만 유격수와는 다른 타구의 질과 스핀에 아직 애를 먹는다. 정작 송구에서 문제를 드러내는 경우는 별로 없는데 포구에서 실책이 잦아지자 선수가 위축되는 느낌도 강하다. 현역 시절 3루수 출신인 이범호 KIA 감독까지 직접 나서 김도영을 지도하고 있지만 확실한 성과는 보이지 않는다.

외야도 변수가 크다. 주전 외야수인 소크라테스 브리토는 입단 당시부터 수비에서는 그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구 지점 판단이나 펜스 플레이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좋은 수비를 보여주다가도 집중력이 흐트러져 대형 사고를 치는 경우가 간혹 있다. 어깨도 강한 편이 아니다. 최원준 또한 아직은 확고한 안정감을 주지 못하고 있다. 나성범의 햄스트링 상태도 변수다. 강력한 어깨가 있지만 예전보다 공격적인 수비를 하지 못하고 있다. 부상 재발이 우선이라 지금은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

▲ KIA가 정규시즌 1위를 지키고 큰 무대에서도 원하는 성과를 내려면 수비부터 확실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KIA타이거즈

김호령 박정우 등 수비력이 좋은 외야수들이 있지만 공격력에서는 차이가 있다. 포수진 또한 도루 저지율에서 그렇게 높은 수치를 기록하지는 못한다. 전체적으로 라인업이 공격 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보니 수비에서 사고가 나는 경우가 자주 생긴다. 이는 근래 들어 KIA의 역전패가 많은 하나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15일 수원 kt전에서도 2-1로 이기기는 했지만 4회 내야 수비에서 균열이 나오며 무사 만루에 몰리는 등 하마터면 수비 때문에 경기 흐름이 일거에 넘어갈 뻔했다. 큰 경기에서 이런 실수가 나오는 것은 치명적이다. 반대로 KIA가 1점 리드를 끝까지 지킬 수 있었던 것은 역설적으로 7회 홍종표가 보여준 수비 등 그 뒤로는 집중력 있는 수비력이 근간이 됐기 때문이다. 타격은 어쨌든 기복이 있다. 10번 중에 3번만 성공해도 된다. 하지만 수비는 10번 중에 한 번을 실수해도 좋은 평가를 못 받는다. KIA가 진짜 최강팀이 되려면 이 부분의 확실한 개선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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