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별·이]천불천탑 화폭에 담는 황순칠 화가 "장차 미술관 건립해 국가에 기증할 생각"(2편)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전통화에서나 보아왔던 갈필(渴筆)기법을 사용하면서 화면이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로 부드러움 속에서 강한 기운을 느끼게 합니다.
이러한 일상은 예술적 저력으로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자 마르지 않는 진정한 프로작가의 정신적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림은 기다림, 오래 봐야 숨은 빛깔 발견
음악에도 소질..딸과 함께 매년 음악회 열어
[남·별·이]천불천탑 화폭에 담는 황순칠 화가 "장차 미술관 건립해 국가에 기증할 생각"(2편)
'남도인 별난 이야기(남·별·이)'는 남도 땅에 뿌리 내린 한 떨기 들꽃처럼 소박하지만 향기로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합니다. 여기에는 남다른 끼와 열정으로, 이웃과 사회에 선한 기운을 불어넣는 광주·전남 사람들의 황톳빛 이야기가 채워질 것입니다. <편집자 주>
황순칠 화가는 현재 광주광역시 남구 송하마을에 60평 작업실을 마련해 화업에 전념하고 있습니다.
1993년 송하마을에 들어와 창고 형태의 건물을 짓고 이듬해부터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 차량의 왕래가 빈번하지만, 당시 이곳은 주변이 온통 야산과 밭으로 이뤄져 미술 작업하기에 아주 적합한 환경이었습니다.
그리고 1995년 '고인돌 마을'을 출품해 제14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습니다.
그는 백의 민족의 후예로서 하얀색을 무척 좋아합니다.
◇ 요사채에 머물며 고즈넉한 산사 풍경 그려
봄에는 순백의 매화 꽃잎이 바람에 날리고, 여름은 폭포에서 피어나는 하얀 물보라, 겨울은 온통 설경이 펼쳐지기 때문입니다.
지난해에는 한겨울 내내 장성 백양사 요사채에 머물면서 고즈넉한 산사의 눈 내린 풍경을 그렸습니다.
황 작가는 '그림은 기다림의 미학'이라고 정의했습니다.
"동일한 사물 혹은 꽃이라도 어제와 오늘의 색깔이 다르다. 자세히 들여다 보아야 속에 감춰진 색깔이 드러난다"고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그리고자 하는 대상을 직접 눈으로 보고, 오래도록 지켜본 후 비로소 붓을 들어 작업을 시작합니다.
요즘 화가들이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그림을 그리는 것과는 대조적입니다.
◇ 정감 넘치면서도 남도의 질박함 담아
전통화에서나 보아왔던 갈필(渴筆)기법을 사용하면서 화면이 거칠고 투박한 이미지로 부드러움 속에서 강한 기운을 느끼게 합니다.
그는 그림과 붓글씨 뿐 아니라 시와 음악에도 상당한 경지에 이르러 다재다능한 예인(藝人)의 면모를 갖추고 있습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쓴 '걸레'라는 시가 교내에 게시되면서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후에도 문학에 두각을 나타내며 한때 시인이 되고픈 꿈을 가진 적도 있습니다.
또한 그는 악기 연주에 남다른 재능을 발휘해 주위 사람을 흥겹게 하고 있습니다.
◇ 연륜이 쌓일수록 빛을 발하는 '느린 미학'
요즘에는 피아노 연주를 즐겨합니다.
작업실에 피아노를 들여놓고 매일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습니다.
피아노를 전공한 딸 상희 씨와 함께 매년 연말 음악회를 개최해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습니다.
이러한 일상은 예술적 저력으로 새로움에 대한 도전이자 마르지 않는 진정한 프로작가의 정신적 근간이 되고 있습니다.
예술가는 변화와 모험이 없이는 작가로서 생명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게 그의 지론입니다.
70살인 그는 자신의 미술작품을 지켜내기 위해 미술관을 건립해 국가에 기증할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 수백 점의 그림을 그냥 묵혀둘 수 없다는 판단에서 입니다.
그는 "내 그림은 팔리는 그림이 아니다. 하지만 세월이 지나면 언젠가 그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운주사의 천불천탑이 투박함 속에 신비로움을 간직하고 있듯이, 그의 미술작품 역시 연륜이 쌓일수록 빛을 발하는 '느린 미학'을 품고 있습니다.
#황순칠 #화가 #송하마을 #남별이 #광주
Copyright © kbc광주방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그리스 폭염 속 비행기에 3시간 갇혀…"탈수·기절 속출"
- 벤탄쿠르, 손흥민 언급하며 "아시아인 다 똑같이 생겨"..논란 일자 사과
- "강간범보다 피해자 낙태 형량이 더 높아진다" 브라질 '공분'
- 채무자에 변제 요구 하다 회사로 '후불 배달음식'까지 보낸 대부업체
- 민원인 욕설에 폭행..지자체 '강경 대응' 변화
- [남·별·이]천불천탑 화폭에 담는 황순칠 화가 "석불 보면 기도하는 마음, 절로 솟아나"(1편)
- [남·별·이]'원산막' 농사의 달인 김홍규 씨 "내일 죽는다 해도 오늘 사과나무를 심겠다"
- [남·별·이] 故 문병란 시인과 '편지 우정' 박석준 시인 "가난한 이웃에 더 짙은 시심(詩心)을.."
- [남·별·이]故 문병란 시인과 편지 우정, 박석준 시인 "수줍음 많고 선한 분"(2편)
- [남·별·이]고려인마을 작은도서관장 한석훈 "손주 같은 아이들과 친구처럼..행복합니다"